지난 7월 1일 저는 아빠와 함께 강원도 삼척시 정라진 이사부광장에서 열린 이사부 장군 항로탐사 출정식에 참여하였습니다.
1천500여년 전 우산국을 정벌해 울릉도를 우리 땅으로 복속시킨 신라 이사부장군의 동해 바닷길을 따라가는 항로탐사였습니다.
이사부 장군의 울릉도 복속은 '사자를 울릉도에 풀어놓겠다'고 겁을 주어 싸우지 않고 지혜로 이룬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에게는 독도가 1500여년 전부터 우리의 영토였다는 근거가 되는 중요한 일이랍니다.
아버지께서 처음 울릉도, 독도를 요트를 타고 간다는 이야기를 꺼내셨을 때, 제가 따라가겠다 하자 어른들이 걱정하시며 가지 않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독도에 가보고 싶다며 꼭 가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전에 아빠와 제트스키를 타다가 한강에 빠졌을 때도 울지 않고 침착했던 저였기에 자신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정이 연기되어 아버지가 일 때문에 이번에는 참가하기 힘들겠다고 하셨지만 제가 끝까지 아버지를 졸라 허락을 받아내고, 반대하시는 할머니, 외할머니, 엄마는 결국 제가 설득하여 이 여행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아빠는 제 덕분에 이번 여행에 참가한 샘입니다.
이번 여행은 삼척항에서 요트를 타고 출발해서 울릉도에 도착한 후 독도로 출발하여 일출을 보고 다시 되짚어 오는 행사입니다.
우리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요트 항해를 시작하였는데, ‘이사부호’가 대장이었고 제가 탑승한 제니헌터 33.5피트호를 포함해서 6대가 출항하였습니다.
이렇게 여러대의 배가 함께 항해하는 것을 ‘선단’이라고 한답니다. 바다에 나가보니 바닷물이 한강보다 훨씬 깨끗하여 깜짝 놀랐습니다.
서울의 한강도 이렇게 깨끗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부터 깨끗한 자연을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삼척항을 떠나 처음에는 우리가 제일 앞서나갔는데 다음날 울릉도에 도착하고 보니 2등이어서 참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등수는 의미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 옛날 우리의 선조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울릉도에 왔을까?’ 하는 물음의 답을 찾기 위한 탐사이지 누가 빨리 가는 지를 겨루는 경주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1500여년전 이사부장군이 배를 타고 울릉도에 왔다니!’ 우리 조상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울릉도에 도착하여 바로 독도로 출발하지 않고 유적지 관광도 하고 해안로를 따라 트래킹 코스도 걸어보았는데 정말 아름답고, 이제 까지 보지 못한 우리 나라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효녀바위’라고도 불리는 촛대바위전설과 비를 흠뻑 맞고 원시림을 걸어 가서 보았던 나리분지의 투막집이 기억에 남습니다.
어른들은 여행의 즐거움은 그 지방의 먹거리라며 울릉도에 왔으면 울릉도 음식을 먹어야 한다며 많이드 드시더군요.
울릉도에서 맛 본 약소불고기와 나리분지에서 먹었던 부지깽이 나물, 삼나물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시원한 바위틈에 테이블 몇 개를 깔아놓고 팔던 참소라, 오징어회와 선착장 근처에서 팔던 울릉도더덕쥬스,
원래는 후박엿이었는데 나중에 호박엿이 더 유명해졌다는 이야기,
바위틈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와서 천연에어콘이라고 한다는 천부의 조그만 식당에서 먹었던 따개비수제비의 구수한 국물맛,
낚시로 잡아온 물고기를 배위에서 구워먹었던 기억은 모두가 신기하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은 배를 타면 멀미를 해서 잘 먹지도 못한다는데 저는 멀미는커녕 집에서 먹던 것 보다 더 맛있어서 더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거나 걸어다니며 아빠는 울릉도에 대해 이것 저것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천부’라는 지명은 옛날에 일본인들이 울창한 숲의 나무를 베어다 배를 만들어 숲이 텅 비어 하늘이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셨고,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한 치의 땅도 양보할 수 없다며 독도를 지키지만 조선시대에는 잠깐 동안이지만 지키기 힘들다는 이유로 울릉도를 비워두기까지 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기가 막혀 화도 났습니다.
어쨌든 아빠가 매우 유식하셔서 자랑스러웠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다 표지판에서 읽고 해주신 이야기랍니다. 저도 여행을 다니면 표지판의 글들을 꼭꼭 읽어보아야 겠습니다.
울릉도를 체험한 후 독도로 출발하기로 하였으나 강풍 때문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선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돌아가자고 하셨지만 전 우리 땅인 독도에 꼭 가고 싶어 남겠다고 하였습니다.
처음 이 여행에 참가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빠를 설득했습니다.
“이제까지 잘 해왔으니 어른들이 밥만 주시면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할께요”
결국 함께 갔던 언니, 아저씨, 선장 할아버지까지 제 편이 되어 주셨고,
탐험대의 감독님께서도 웃으시며 “나대지 마라”라는 한마디 말로 허락하시어 아버지께서는 여객선을 타고 돌아가셨지만 저는 다른 어른들과 관광도 더 하고 7월4일이 저녁이 되어서야 독도로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5일 새벽에 드디어 독도에 도착하여 정상에 올라 독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독도의 일출도 보았는데, 얼마전 정동진에서 보았던 일출도 멋있었지만 독도의 일출은 또 달랐습니다.
얼마나 멋진 광경이었는지 모릅니다. 제 실력으로는 글로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보았던 독도의 삼봉을 직접 눈으로 보니 신기하였고, 괭이 갈매기를 가까이서 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요트에서 먹고 자는 일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배를 타고 있는 동안에는 샤워를 못한다는 점이 특히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양치질은 꼬박꼬박 했습니다.
집에서처럼 수돗물이 콸콸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물을 아껴야합니다.
전기도 아껴야 하고, 뭐든지 아껴야 합니다.
문득 물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도 하고 집에 돌아가서도 절약하는 습관은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바람의 힘에 의지하는 자그마한 요트를 타고 간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행사는 1500여년전 이사부 장군께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갔던 길을 따라가 보는 것이라 했습니다. ‘독도는 우리땅’ 노래 속에서만 듣던 이사부 장군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서해의 장보고 장군! 남해의 이순신 장군! 동해의 이사부 장군!" 이 계셔서 우리땅을 지켰다는 역사적 사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또한,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리 176-2번지, 독도’가 우리 땅임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독도에 발을 디뎠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웠고, 어른도 힘들어하는 요트 여행을 소화해낸 것도 뿌듯합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생은 제가 처음이었다는 사실이 뿌듯하기도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동생과 함께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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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율룽도-독도 이사부항로탐사 요트항해 전일정에 참가한 초교4년 10세소녀 이효선양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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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도 대마도가 우리 영토라고 강력하게 주장 해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