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 가운데 후진 주차를 해야 하는 자리가 있는데, 후진 주차가 아니라 언제나 전진 주차를 하는 주민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승하차할 때 불편함을 겪는 분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전진 주차를 하는 차주는 초보 운전자라 후진 주차를 하지 못하는데, 밤늦게 퇴근하다 보면 주차할 자리가 후진 주차 자리만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전진 주차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운전하는 분들은 모두 후진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전진할 때야 별로 표나지 않지만 후진할 때면 자동차 운전 실력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즉 전진 주차는 대부분 단 한 번에 주차하는 경우가 많지만, 후진 주차를 할 때는 단 한 번에 주차하는 사람보다는 몇 번의 전진과 후진을 통해 주차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만큼 후진 주차가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후진 주차를 할 때는 더 많은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등산과 하산을 할 때도 비슷합니다. 산악 등반가 엄홍길씨가 평소 뒷동산처럼 오르는 도봉산에서 내려올 때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하산은 어려운 것이고, 대부분 사고는 산을 오를 때보다 내려올 때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알고 있다시피 지금 한국교회는 후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를 겪으면서 그 양상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때가 진짜 교회의 모습이, 신앙의 깊이가 드러남을 알아야 합니다. 즉 전진할 때가 아니라 후진할 때 그 사람, 그 교회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참된 교회의 모습을 보이지 못함을 회개하고, 신앙의 품위와 사랑과 헌신을 저버리지 않는 모습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새로운 출발을 위하여 우리 인생의 빛이시요, 능력이시며, 피난처가 되시는 예수님의 인도하심을 더욱 소망해야 할 것입니다. -꿈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