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전집 - 픽션들 (Ficcio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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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4.02.03. 17:34조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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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
픽션들 (Ficciones)
현실을 전복하는 초현실과 실재에 침투하는 허구. 20세기 문학의 명제를 예지한 거장이 창조한 정교한 이야기의 미궁.
나는 내일이면 죽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미래에 다가올 세대들에게
하나의 상징이 될 것이다.
-보르헤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독서가이자, 또한 너무 많은 책을 탐독하여 눈이 먼, 아이러니한 숙명을 타고난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그는 할아버지의 도서관에서 태어나 서른여덟 살에 처음 도서관 사서가 된 이래 생애 대부분을 도서관의 사서로 살았으며 이미 시력 약화로 인해 글을 읽을 수 없게 된 쉰다섯 살에는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임명되었다. 또한 그는 모국어인 스페인어 외에 영국계 할머니로부터 배운 영어를 여섯 살 때부터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를 고교 시절 익혀 다섯 가지 언어에 능통한 언어의 천재였다. 보르헤스는 평생에 걸쳐 탐독한 무수한 텍스트의 통찰을 바탕으로 『픽션들』에서 허구의 본질을 누구보다 깊고 날카로운 관점에서 관통한다.
그의 ‘허구’는 실재 위에 쌓아올린 거대한 가상의 미로다. 그의 소설집 속 무수한 작가와 작품, 지명, 역사적 사실들에는 우리가 잘 아는 현실과 우리가 아는 것과 닮은 허구가 일정한 비율로 뒤섞여 있으며, 독자들은 소설을 읽어 나가는 사이 친숙한 세계에서 길을 잃고 미로 같은 숲 속을 헤매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어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에서는 절대적인 사실을 확증하는 백과사전이라는 매체에 완벽하게 가공된 허구가 침투하면서 사람들의 믿음에 따라 존재한 적 없던 하나의 행성이 태어나고, 「바빌로니아의 복권」에서는 바빌로니아라는 현실적 공간에 운명을 관장하는 복권이라는 허황된 가상을 덧입혀 운명의 기원을 설명한다. 이 책은 이처럼 정교한 허구가 현실에 침투하며 증식하는 모습으로 ‘허구의 허구성’이라는 복잡한 실체에 본질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보르헤스에게는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이 이미 존재하는 이야기의 변주일 뿐이다. 그가 만든 정교한 미궁에는 완전히 처음 보는 이야기도, 완전히 알고 있던 이야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리둥절할 만큼 생경한 이야기.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의 소설이 문학적 상상력의 극단에서 하나의 확신 대신 무수한 가설을 늘어놓으며 놀랍도록 풍요로운 세계를 펼쳐 보인다는 사실이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다가 돌연 영원이라는 개념이 나타나고, 친숙한 세계의 이야기 속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끼어들면서 이야기가 주는 짜릿한 일탈의 정서가 발생한다. 이처럼 익숙한 것이 생경해지는 순간 허구의 매력은 극대화된다. 삶을 닮아 있고 또한 삶을 반영하는 허구적 이야기의 현실적 본질에 접근하는 한편, 이야기만이 전할 수 있는, 삶 속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향한 인간의 열망을 포착한 보르헤스의 전복적인 소설집 『픽션들』은 상상의 스펙트럼이 펼칠 수 있는 다채로운 색채를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수록작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서문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알모타심으로의 접근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원형의 폐허들
바빌로니아의 복권
허버트 퀘인의 작품에 대한 연구
바벨의 도서관
두 갈래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기교들
서문
1956년의 후기
기억의 천재 푸네스
칼의 형상
배신자와 영웅에 관한 주제
죽음과 나침반
비밀의 기적
유다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끝
불사조 교파
남부
작가 소개-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1899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1919년 스페인으로 이주, 전위 문예 운동인 ‘최후주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한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돌아와 각종 문예지에 작품을 발표하며, 1931년 비오이 카사레스, 빅토리아 오캄포 등과 함께 문예지 《수르》를 창간, 아르헨티나 문단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한편 아버지의 죽음과 본인의 큰 부상을 겪은 후 보르헤스는 재활 과정에서 새로운 형식의 단편 소설들을 집필하기 시작한다. 그 독창적인 문학 세계로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이후 많은 소설집과 시집, 평론집을 발표하며 문학의 본질과 형이상학적 주제들에 천착한다. 1937년부터 근무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립 도서관에서 1946년 대통령으로 집권한 후안 페론을 비판하여 해고된 그는 페론 정권 붕괴 이후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하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다. 1980년에는 세르반테스 상, 1956년에는 아르헨티나 국민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1967년 66세의 나이에 처음으로 어린 시절 친구인 엘사 미얀과 결혼했으나 3년 만에 이혼, 1986년 개인 비서인 마리아 코다마와 결혼한 뒤 그해 6월 14일 제네바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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