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와 일본천주교주교회의(CBCJ)는 제1회 한일주교교류모임(1996년)부터 제24회 한일주교교류모임(2018년)까지의 기록과 사료를 집대성한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함께 걸어온 25년: 친교와 일치의 여정』(ともに歩んだ25年:親交と一致の旅)을 2022년 11월 15일(화), 각각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에 펴내고, 이를 기념하는 화상회의를 같은 날 오전 11시에 가졌다. 한국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수원교구장), 교류모임 담당 옥현진 주교(광주대교구 보좌주교, 연락 책임자), 유경촌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가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주교회의 의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도쿄대교구장), 가쓰야 다이지 주교(삿포로교구장, 연락 책임자), 시라하마 미쓰루 주교(히로시마교구장), 나카노 히로아키 주교(가고시마교구장)가 참석했다.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발행 화상회의. 참가자석 왼쪽부터 주교회의 사무국장 신우식 신부, 교류모임 연락담당 옥현진 주교,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교류모임 연락담당 유경촌 주교, 주교회의 사무총장 이철수 신부. 왼쪽 단상은 통역자 송형근 신부.
한국 주교들은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 모여 회의에 참석했다. 양국 주교회의 의장 주교들과 연락 담당 주교들이 한국어-일본어 통역을 통해 인사를 나눴다.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는 일본 주교단이 지난 10월 28일 이태원 참사에 진심어린 애도의 뜻을 전해준 데에 감사를 표했다. 일본 주교회의 의장 기쿠치 이사오 대주교는 한국 주교단이 지난 10월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총회에서 한일주교교류모임을 비롯한 두 나라 교회의 친교를 조명해 준 데에 감사를 표했다. 양국 주교들은 자료집 발행 경과와 의미를 나눈 뒤, 이용훈 주교의 강복으로 화상회의를 마쳤다.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발행 화상회의를 마치며 한국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운데)가 한국과 일본 참가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교계매체 기자 간담회에서 이용훈 주교는 20년 가까이 모임에 참석하면서 양국 교회의 교류와 연대가 청년층으로 확대되고 교구 선교사제(Fidei Donum) 파견 등의 열매를 맺은 역사를 회고했다. 또한 양국의 주교들이 문화계의 한류 열풍에 힘입어 정서적으로 가까워진 사연, 양국 주교들이 고심하며 작성한 공동 메시지들의 발표가 국제관계, 정치적 변수 때문에 무산되었던 뒷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 교회가 일본 교회로부터 배울 점으로 옥현진 주교는 꼼꼼한 사료 수집과 관리, 유경촌 주교는 교세가 약한 가운데서도 오랜 세월 지켜온 신앙을 사회 안에서 실천하는 자세를 꼽았다.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발행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주교들.
다음은 화상회의와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이용훈 주교의 발언이다.
오늘 화상으로 저와 일본 주교회의 의장 기쿠치 대주교님 그리고 한일 양국의 한일주교교류모임 담당 주교님들은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함께 걸어온 25년: 친교와 일치의 여정』을 발행하며 25년의 역사를 회고하였습니다.
먼저 일본 모든 주교님들, 교우님들께서 지난 10월 29일 서울 이태원 참사에 우리 주교단과 한국 사회의 아픔에 동참하며 신실한 기도와 위로를 보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일본 주교님들의 형제애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코로나19로 서로 왕래가 없었던 몇 년 사이에 한국과 일본의 주교님들도 많이 바뀌셨고, 서로 인사를 나누어야 하는데 팬데믹 상황에서 만날 수 없음에 아쉬움이 큽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을 맞아 자료집을 발행하면서 한 믿음을 고백하며 살아가는 두 나라의 주교들의 깊은 형제애를 나눕니다.
한일주교교류모임은 1996년 ‘한일 교과서 문제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주교님 세 분(故이문희 대주교, 故박석희 주교, 강우일 주교)과 일본의 주교님 두 분(故후미오 하마오 추기경, 故오카다 다케오 대주교)께서 일본에서 첫 모임을 하셨습니다. 이후 2018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24차례 개최되었습니다. 제25회 교류 모임은 2019년 11월에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같은 시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일본을 방문하시게 되어 2020년으로 연기되었고, 2020년과 2021년 그리고 올해 2022년에도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모임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오늘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 『함께 걸어온 25년: 친교와 일치의 여정』을 발행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이 자료집은 우리가 어떻게 만났고, 한 믿음 안에서 어떻게 걸어왔는지 잘 보여 줍니다. 한일주교교류모임이 25주년을 맞이하는 동안 참석하셨던 많은 주교님들이 현직에서 물러나셨고, 선종하신 주교님들도 계십니다. 그동안 한일주교교류모임을 통해 양국의 주교님들이 신앙 안에서 역사적인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고 양국의 복음화 과제를 나누며,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살아가며 오랫동안 친교를 다져왔습니다. 그동안 한일주교교류모임을 통해 양국의 주교님들이 서로 가까워졌고 한국의 몇몇 교구에서는 일본 교회에 Fidei donum 사제들을 파견하여 만민 선교(missio ad gentes)를 통한 복음화에 많은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이제 우리 두 나라 주교님들은 시노드 정신에 따라 함께 걸어가며 양국의 사목적 환경에 귀기울이고 친교를 통해 복음화 사명을 위해 더욱 정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한국과 일본의 주교님들과 함께 한일주교교류모임 25주년 기념 자료집을 발행하게 되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올해는 화상으로밖에 만날 수 없지만, 내년에는 제25회 교류 모임이 개최되어, 일본에서 주교님들을 직접 뵙고 이 기쁨을 함께 나눌 것입니다.
1996년부터 시작된 한일주교교류모임이 오늘날까지 꾸준히 지속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이 모임을 시작해 주시고 헌신적으로 이끌어 주신 선배 주교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용출처 - https://cbck.or.kr/Notice/20221104?gb=K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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