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석가탄신일, 디지털불전함 눈길
출처 전자신문 : https://www.etnews.com/20240513000253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키오스크를 통해 간편하고 쉽게 시주를 할 수 있는 '디지털 불전함'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서 불자들이 디지털불전함 키오스크를 통해 시주를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11] 불교의 가르침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05/12/O73QFX5KQRAGTEQCU3H54PO3TE/
“새들은 하루의 시작을 위하여 지저귀고/ 나는 다시 시작하자는 새들의 속삭임을 듣고 있네/ 지나간 그 무엇과 아직 있지도 않은/ 그 무엇에도 신경을 쓰지 말기를(The birds they sang at the break of day/ ”Start again”, I seem to hear them say/ Don’t dwell on what has passed away/ Or what is yet to be).”
많은 오해와 논쟁이 있었지만, 불교는 엄연히 종교다. 다만 신(神)이 아니라 법(法)을 따를 뿐이다. 나 자신에 대한 모든 집착을 해체함으로써 진정한 나를 찾아 세운다는 그 법은 서구의 지식인·예술가들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수용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일본 선종에 심취했으며 불교 관련 영화에도 출연한 리처드 기어나 스티븐 시걸은 티베트 불교의 수행자다.
캐나다가 낳은 위대한 음유 시인 레너드 코언은 어린 시절부터 유대교 회당에서 공부한 리투아니아계 유대인이다. 그는 그냥 하는 말로 음유시인이 아니라 뮤지션으로 데뷔하기 이전에 이미 등단한 시인이자 소설가였고, 성경적 상상력에 의거한 많은 아름다운 가사를 썼다. 그는 1970년대에 이르러 임제종의 수행자를 자처한다. 그는 개종하지 않았고 유대교인이면서도 불교의 교리와 선을 자유롭게 받아들였다. 이런 유연함, 경계를 지우고 대립과 갈등을 초월하게 만드는 이 힘이야말로 불교의 위대한 매력이 아닐까?
코언이 환갑을 눈앞에 둔 1992년 ‘성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노래는 불교적 깨우침을 너무나 아름답게 담은 수작이다. 과거와 미래의 ‘나’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의 ‘나’를 살아가라는 것, 그리하여 코언의 상상력은 다음의 아름다운 후렴을 만들어낸다. “모든 것에는 갈라진 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 틈새를 통하여 반드시 빛이 들어오리니(There is a crack, a crack in everything/ That’s how the light gets in).”
석가모니의 마지막 가르침,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다시 한번 음미해본다.
강헌 음악평론가
빛명상
어둠 속에 나타난 빛VIIT기둥
새벽이었다.
갑자기 ‘쨍’ 하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놀랍게도 한 줄기의 선명한 빛VIIT기둥이 칠흑 같은 어둠을 헤치고 유리문을 통과해 들어와 있었다. 까만 밤하늘을 올려다보니 둥근달만이 고용히 떠 있었다. 순간 서릿한 기운이 등줄기를 스쳐 지나갔다.
둥그스름하게 떠 있던 달이 갑자기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원을 그리듯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처음에는 두 개로 분열되었다가 이내 세 개로 갈라졌다. 그 상태에서 잠시 후 서서히 땅을 향해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달의 주위에는 지난 98년 2월 서울 비원에서 70~80명이 함께 보았던 비눗방울 같기도 하고 풍선꾸러미 같기도 한 둥근 오색의 방울들이 수없이 달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1996년 7월 9일 수백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렸던 칠곡성당 <치유의 밤 행사>에서 보았던 빛VIIT과 똑같은 초록과 흰색을 동반한 강한 빛VIIT줄기가 너무나도 찬란하게 우주공간으로부터 내려왔다.
한낮 태양이 빙빙 돌면서 분열을 일으키는 기적은 이미 수차례 일어났었다. 98년 3월 경남 산청 본원에서도, 서울의 비원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깊은 밤하늘에서 일어난 달의 기적은 아름다운 꿈결에서처럼 계속되었다.
신비로운 빛VIIT줄기를 본 후 잠시 깊은 고요 속으로 들어갔다. 현대의 첨단과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런 기적들이 왜 태양에서도 일어나고, 모두가 잠든 침묵의 시간에 달에서까지 일어나는가? 왜, 왜?
수많은 생각들이 실타래의 실이 풀려나가듯 이어졌다. 잠시의 명상 후 빛VIIT으로부터 어떤 느낌이 왔다. 지금 나의 뇌리에 떠오른 생각이 진실이라면 오늘 새벽에 일어난 현상을 다시 한 번만 더 보여달라고 간절하게 빛VIIT의 마음, 우주의 마음에 청했다.
명상에서 나와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빛VIIT기둥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달은 원래 자리로 되돌아갔다.
며칠 전 새벽 나의 간절한 마음에 응답이라도 하듯 그와 똑같은 현상이 어두운 밤하늘에서 10여 분간 지속되었으며 그것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다.
몇 번에 걸쳐 보여지는 태양과 달과 빛VIIT기둥의 경이로운 현상들, 역시 우주의 마음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며 내 속에 있는 수많은 틀을 깨고 진심으로 타인을 위한 자리를 마음 한구석에 만들 수 있을 때, 언제까지나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분이 이 땅에 오신 진정한 뜻을 새겨보자. 연등불에다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데 정신을 쏟을 것이 아니라 비록 가진 것 없고 가난하지만 작은 마음이라도 우리의 이웃과 나누는 법을 배워보자. 그것이 진정한 자비이고 빛VIIT의 마음이 아닐까?
출처 : 초광력超光力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1999년 3월 8일 1판 1쇄 발행
1999년 4월 15일 1판 2쇄 발행
2014년 5월 28일 한정판 1쇄 P. 174-175
● 진신사리와 로사리오
내가 만난 귀인들 가운데 종교계의 두 어른이 떠오른다. 그러한 분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종교적 지위도, 능수능란한 기도나 설법도, 교리에 관한 지식도 아닌 다만 그분들이 깨어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월 스님을 처음 뵈었을 때 스님은 이미 위암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그 부의 몸이 정화되기를 바라며 빛VIIT을 청하는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위가 아닌 간 쪽에서도 에너지가 막혀 있었다. 위보다 간이 더 시급한 문제라 하였더니 스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병원에서는 위암 진단만 받았을 뿐이라 하였다.
이후 병원을 다녀온 스님이 다시 나를 찾아오셨다. 예상대로 간암, 그것도 말기라 하였다.
"위암보다 상태가 더 중해 이미 손쓸 시기를 놓쳤다고 합니다. 정 선생님, 이제 슬슬 준비를 할 때가 왔나봅니다."
스님의 말꼬리에 쓸쓸함이 배어있었다. 그러면서도 자기 한 몸이 떠나는 것은 괜찮지만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종파 내 권력 싸움이 마음이 걸린다고 하였다.
"그 걱정까지 모두 다 내려놓으십시오. 모든 것을 큰 우주의 섭리에 맡기십시오. 이 빛VIIT은 종교도, 종파도 뛰어넘어 모든 것을 포용합니다. 어머니에게 모든 것을 의탁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되돌아가십시오. 이 '빛VIIT'은 그러한 천진한 마음에 스며듭니다. '빛VIIT' 앞에서 가능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희망을 가지십시오."
절망의 눈빛으로 찾아왔던 스님의 얼굴에 마지막 희망이 피어올랐다. 이후로 스님은 꾸준히 나를 찾아와 빛VIIT을 청하고 또 절에 돌아가서도 틈이 나는 대로 '빛VIIT'을 생각한다고 하셨다.
"제가 병든 육신을 구하고자 정 선생님을 찾아왔지만, 이 몸보다 더 크고 귀한 것을 얻고 가니 참으로 감사합니다. 평생 부처님 공부를 하고서도 보지 못했던 부처님의 참 빛을 정 선생님을 통해 만났습니다. 중생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평생 수도 생활을 했지만 진정 죽음 앞에서는 두렵고 나약해지며 삶의 소중한 마음을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평생 수도로 얻지 못한 마음을 선생님을 통해 얻었으니 제게는 아무런 회한과 미련이 남지 않습니다. 정 선생님, 참으로 감사합니다. "
그러더니 그 분은 내 앞에 무언가를 내밀었다.
"제가 가진 것도 없고 아무리 해도 선생님께 드릴 것이 없어 이것을 가져 왔습니다. 훗날 제가 작은 암자라도 하나 마른하기 위해 소중히 모셔오던 것입니다."
보자기 안에 고이 모셔진 것은 스님이 스리랑카에서 직접 모시고 왔다는 부처님의 진신 사리였다.
"정 선생님께 이것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게 저에게는 정말 귀한 보물입니다. 부디 제 마음이 생각하시고 받아주십시오. 저는 부처님 진신사리보다 더 귀한 불광(佛光), 빛VIIT을 만났으니 선생님께 무엇을 드려도 아까울 것이 없습니다."
그러한 귀한 보물은 나 같은 사람보다는 스님에게 더욱 큰 의미가 있겠기에 받지 않으려 하였지만, 스님은 내게 보자기를 떠넘기다시피 하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러한 그분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한 징표로 스님의 선물을 받았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른 뒤, 지난번보다 몰라지게 환해진 스님의 얼굴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스님은 참으로 놀라운 소식을 나에게 들려주었다.
"정 선생님, 제가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는데 그 결과가 오늘 나왔습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검사 결과 제 몸속에 있던 암세포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합니다. 분명 몇 개월 전만 해도 손쓸 시기를 놓쳐서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했던 병이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자연 치유되었다는 겁니다. 검진을 한 의사 선생님도 기적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정 선생님, 참 어쩌면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을 수 있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도 부디 이런 기적이 일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기적을 바라는 사람은 많아도 왜 기적이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생각해보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그저 몇 번 빛을 접해보고 자신이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세 포기하여 등을 돌리기 일쑤다. 하지만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고, 따라서 기적이 일어났다면 기적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기적을 바라기만 할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기적이 왜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사람들과 빛VIIT을 나누어오면서 자월 스님과 같이 빛VIIT을 통해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기적이 그들의 마음에서 온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마음속 가장 단단하고 환한 부분, 즉 빛VIIT에 대해 활짝 마음을 열어젖히고 의심하지 않는 것, 그 앞에서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도 내어놓을 수 있을 만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 다시 말해 헌심(獻心)할 줄 아는 마음에 기적이 깃든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 거래의 법칙이다. 자월 스님 또한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선뜻 내어놓을 정도로 이 빛VIIT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또 자신을 헌심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육체의 질병에서 벗어나는 기적을 맞이할 수 있었다고 본다.
동일한 환경, 동일한 시간만큼 이 빛VIIT과 교류하였음에도 사람들마다 천차만별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이유는 너무 명백하다. 사람들의 생김새가 모두 가지각색이듯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의 조건들 또한 너무나 다른 것이다. 화분에 물을 줄 때 촉촉한 습기를 머금고 있는 화분에는 물을 조금 주어도 되지만 바짝 마른 화분에는 그만큼 더 많은 물을 부어주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자신이 지금껏 살아온 방식, 유전(부모와의 인연), 스스로의 마음가짐과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행적 등등의 내면적 조건의 차이로 인해 몇 번의 빛VIIT 교류로 엄청난 변화를 보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빛VIIT 교류를 해도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빛VIIT'이라는 에너지가 어디로 날아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 까닭에 겉으로 변화가 보이지 않을 뿐이다.
단지 우리가 완전히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에너지의 원리는 엄격하고 명백한 인과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우주의 섭리이다. 그러니 왜 나에게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가 하고 의문 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떠한가 하고 되돌아보는 먼저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는 관조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빛VIIT'은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겸손과 순수로 충전하는 무한한 생명의 에너지임을 자월 스님은 종교의 틀을 넘어 몸소 경험하고 보여주었다. 나는 그분을 종교계의 어른 혹은, 빛VIIT을 통해 기적을 경험한 사람이기에 앞서 하나의 깨어있는 진실한 마음으로 기억하고 있다. 69-73
1997년, 김수환 추기경님 또한 내 마음에 따뜻한 여운을 남겨주신 분이다. 당시 대구 가톨릭대 학장으로 계셨던 정달용 신부님은 나의 학창 시절 복사단 지도 신부이기도 하셨는데 이 분을 통해 김 추기경님이 나를 만나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직접 그 분을 만났을 때 추기경님은 정작 자기 자신은 제쳐놓고 서울대교구 성소국장인 김자문 신부님과 모 대학 총장으로 계시는 수녀님 한 분의 건강을 내게 부탁하셨다. 김자문 신부님은 수맥파장과 근무기력증이라는 지병으로 생활이 불편한 정도였고 수녀님 역시 암으로 병세가 위중한 지경이었다. 한 종교의 가장 웃어른이라 할 수 있는 분이 오히려 종교계에서 거부할 수 있는 빛VIIT의 힘에 이렇게 아무런 스스럼없이 가까운 분들을 부탁하는 것이 의외였다.
"추기경님께서는 이 '빛VIIT'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분을 만나면 꼭 한번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그러자 그분이 엷은 미소로 입을 열었다.
"그분으로부터 오는 것이겠지요. 저는 이미 정 선생께서 그 힘을 어려움에 처한 우리의 형제자매들과 세상의 아름다움을 위해 쓰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입니다.“
잠시 후 추기경님은 조용히 눈을 감고 이 빛VIIT을 청하셨다. 많은 이들의 정신을 이끄는 큰 어른이신만큼 그분의 몸과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를, 나아가 모든 타 교인들의 마음에까지 참된 진리와 공존의 마음이 싹트기를 바라며 우주근원의 에너지를 보내드렸다. 눈을 뜬 추기경님은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시더니 당신께서 오랫동안 사용하시던 로사리오를 내 손에 쥐어주며 말씀하셨다.
"아, 오랜 묵상에서 깨어난 듯 참 상쾌하고 개운합니다. 고맙습니다, 정 선생. 이것은 감사의 마음으로 드리는 것이니 받아두세요. 앞으로도 세상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종교는 내면의 성찰과 관조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적인 도구일 수 있는 한편 영혼의 진정한 자유로움을 압박하는 감옥이 될 수도 있다. 이 양단의 칼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스스로 만든 한계에 둘러싸여 있는 종교인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종교인들이 인종, 국가, 이념, 종파를 초월하여 더 크고 넓은 호흡으로 진정한 인류와 평화와 행복이 무엇인가를 마음으로 새기고 자신들이 먼저 세상을 넓게 품는 참된 구도자가 되기를 우주마음 앞에 온 마음으로 청하며 이 빛VIIT을 보낸다.74-75
출처 : 물음표(?) 2005/07/05 초판 1쇄 발행
2005/07/20 초판 3쇄 P. 69-75
부처님 이름으로 아멘
생의 의미와 가치, 자비와 사랑 그리고 마음의 깨침과 평화 등을 가르쳐주신
아버지와 내세의 종교적 관점을 새겨준 어머니
어렸을 때부터 나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절에도 다니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성당에도 나갔다. 서로 종교가 달랐던 부모님은 이상하게도 팔 남매 중 유독 나만 당신들 신앙의 장소에 데리고 다니셨다. 때문에 어떤 날은 오전에는 하나님께 기도하고 오후에는 부처님을 참배하는 날도 있었다. 이렇게 나의 어린 시절은 은은한 사찰의 향내와 맑게 울리던 성당의 종소리가 함께 공존했다.
어머니의 신앙심은 대단하셨다.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머니는 생활이 곧 신앙이셨다. 어떤 미사든 빠진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고, 성당 행사라면 열 일 제쳐두고 달려가 헌신적으로 봉사하셨다.
그런 어머니의 소원은 나를 신부로 만드는 것이었다. 어머니는 나를 대주교로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추기경이 없었으므로 대주교는 어머니가 생각하실 수 있는 최고의 자리였다. 어머니는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수순처럼 신부님을 졸라 내가 복사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여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빨간 옷을 입고 신부님의 미사 집전을 보좌하는 복사 일을 시작했고, 그때부터 21년간이나 복사 일을 계속하게 되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떠오르는 광경이 있다.
어머니는 새벽 4시에 열리는 미사에도 빠짐없이 꼭꼭 참석하셨다. 복사로 앉히기 위해서는 신부님의 눈에 들어야 하는 법, 당연히 어머니는 자고 있는 나를 깨워 꼬박꼬박 성당가는 길에 대동시키셨다. 단잠에 붙들려 일어나 새벽길을 나서던 일은 지금 기억에도 너무나 힘들었다. 더구나 겨울에는 그 귀찮고 짜증스러운 마음은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어머니의 성화에 못 이겨 불평 한마디 못하고 그때마다 새벽길로 내몰렸다.
아버지에게는 이런 모습을 마뜩지 않아 하셨다. 아버지는 어머니 혼자 성당에 나가시는 것은 뭐라 하지 않으셨지만, 새벽부터 자는 나를 깨워 데리고 나가는 것은 몹시 못마땅해 하셨다.
“가려면 당신 혼자 다녀오지, 무슨 대단한 복을 받겠다고 자는 애까지 깨워 이 법석을 떠는 거요? 애가 불쌍하지도 않아? 곤히 자는 애를 이 추운 새벽에 억지로 깨워 나가다니….”
그렇다고 어머니의 고집이 굽혀질리 없었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어머니는 아예 아버지 몰래 나를 빼돌리는 방법을 쓰셨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자고 있는 나를 이불 밑에서부터 다리를 잡고 홀랑 빼내시던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렇게 어머니에게 들려 밖으로 나가면 문 앞에 내 옷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러면 어머니는 살금살금 내게 그 옷을 입혀 주신 후, 대문 밖으로 데리고는 나가 물수건으로 세수를 시켜주시고는 성당으로 데리고 가시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아버지의 신앙생활은 퍽 점잖으신 편이었다. 절에 가실 때면 항상 나를 데리고 다니기는 하셨지만 어머니와는 달리 언제나 평온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셨다. 그런 아버지를 따라 절에 가노라면 성당에서와는 다른 푸근한 안정에 빠져들 수 있었다. 새소리, 바람소리만이 들리는 한가로운 오후에 은근한 목탁소리가 경내에 울려 퍼지면 법당에 걸린 햇살도 쉬어가듯 느긋했다. 그 햇살 속에 안기듯 늘어서 있는 사찰 건물들의 고즈넉한 오후가 어린 마음에도 그렇게 평화로이 느껴질 수 없었다.
절에서 아버지는 내게 많은 말씀을 들려주셨다. 생의 의미와 가치, 자비와 사랑 그리고 마음의 깨침과 평화 등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도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종교적 관점이 내세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면, 아버지의 그것은 현세 쪽에 중심이 있었던 것 같다.
어느 쪽이 옳다고는 지금도 말할 수 없지만, 두 분이 종교 문제로 충돌하신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나 또한 양자택일의 강박에서 벗어나 자연스레 절충과 중요의 마음을 체득하면서 종교 자체보다는 종교 정신에 투철하게 되었다.
행복을 주는 남자
초판 1쇄 인쇄일 2002년 6월 07일
초판 1쇄 발행일 2002년 6월 20일 P. 22-24
첫댓글 종교가 가지는 의미도 생각하며,
빛명상인으로서 빛을 받아들이는 내면의 그릇을 관조하게 됩니다 .
귀한 일깨움의 글 감사합니다 .
헌심할줄 아는 마음에 기적이 깃든다. 자월스님 진신사리 빛이야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하여 가지는 귀한 마음...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어렸을때 어머니를 따라 암자를 자주 들렀던 기억이 납니다. 종교보다는 고요함과 고즈넉한 암자의 풍경이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불자였던 그 시절을 돌아봅니다.
헌심하는 귀한 빛마음을 배웁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학회장님의 어린시절 성품이 들어나는 글입니다.
이 땅에 큰 스승님으로 오셔주신 학회장님께
진심으로 공경과 감사마음 올립니다.
과거와 미래의 나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의 나를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늘 제 자신을 관조하고 반성하며 겸손과 순수의 마음으로 빛과 함께 하며 감사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며 살겠습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빛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헌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인류가 종교로 싸우지 않고 종교에서 전하고자 하는 사랑과 자비의 정신으로 다함께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교회도 다녀보고 절에도 가봤지만 절이 자연과 친숙하게 다가옴에 나이가 들면서는 절이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유로운 종교관을 가지신 배경이 부모님 덕분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귀한글 감사드립니다. *
귀한 글 감사합니다.
소중한 빛말씀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글 감사합니다.
학회장님의 어린시절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추기경님의 로사리오...귀한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빛말씀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태양과 달의 경이로운 빛현상, 암세포가 사라진 자월스님의 기적적인 치유의 빛역사이야기, 절과 성당을 동시에 다니셔야 했던 학회장님의 어린시절의 귀한 이야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ㆍ
무엇을 믿든 본래의 정신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빛의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