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의 "조국당 민주당" 관련 의견을 보고
1.
박시영 영상 보셨습니까. 최근에 한 발언 같은데 링크 올려둘테니 여러분도 한번 봐보십시오.
박시영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총선 때 조국 덕에 민주세력 바람이 분 건 인정해야 한다. 조국당은 민주당의 우군이다. 민주당은 조국당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민주당이 조국당과 사이가 멀어지면, 다음 대선 때 조국이 후보 단일화에 동참 안할 수도 있다. 윤석열 당선에 우회적으로 공이 있는 심상정 사례를 잊지 말자.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제 선택한 취지를 이해하자. 윤석열 탄핵을 위해 조국당 비판하지 말고 민주세력 똘똘 뭉치자."
대충 이런 주장입니다. 박시영의 주장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이분은 더민주혁신회의의 상당한 스피커이시라 논쟁이 좀 필요해 보입니다.
정치인이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 뜻대로 안움직이면 혹독하게 비판을 해야지, 유권자 뜻대로 움직이도록 정치인을 잘 달래야 한다는 게 무슨 정치관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낙연 자꾸 비판하지 말라. 그러다 탈당해서 윤석열 도우면 어쩌냐"던 그분들이 떠오르는 게 저뿐입니까. "도진개진" 아닌가요.
멀쩡한 당 탈당하면 그 정치인들이 비판받아야지. 민주당원들이 잘못 한 건 아니지요.이낙연 맘 상하게 한 개딸들이 잘못 한 게 아니듯 말입니다.
2.
정치인이 삐치지 않도록 앞으로 국민이 얼르고 달래라는 건지요? 정치인에게 국민이 왜 그래야 하나요? 누가 주권자인지 모르겠습니다. 음...
박시영씨에게 이 시대의 민주주의가 뭔지 묻고 싶습니다. 정치는 무슨 계파끼리 친하게 지내고 배려가 넘치는 무슨 사나이 보스들의 우정 만들기. 이런 과정이 아니지요. 그런 정치는 총재님이나 모시던 20세기에 이미 끝났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정치의 주인인 시민들이 유권자로서 정치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정치인은 시민들의 뜻대로 정치를 하면서 칭찬받고 다음 권한의 기회를 받거나, 아니면 그 반대로 일을 못하거나 유권자를 배신하면 심판받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걸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고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정치인은 위임받은 권한으로 벌린 일로 언제든 국민의 냉혹한 심판이나 격려를 받는 존재여야 합니다. 조국이든 이재명이든, 우원식이든 추미애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3.
조국 대표가 설마 그럴 리도 없겠지만, 자신을 비판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삐쳐서 민주세력 대선 후보 단일화에 동참을 안하고 심상정의 길을 따라 걷거나 윤석열 탄핵에 동참 안하면, 박시영씨는 조국 대표 비난하는 대신 "왜 조국을 화나게 했냐"며 민주당원들을 비난하실 겁니까?
물론 애시당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겠지요.
그러니 민주 시민들은 조국을 얼르고 달랠 게 아니라, 조국이 심상정처럼 행동하지 않는지(*그나마 옛 민노당은 민주당에 기대어 창당한 조직조차 아니었습니다) 냉혹하게 감시를 해야죠. 우리는 주권자잖습니까.
정치인은 주권자인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섬겨야 하는 게 의무입니다. 무슨 조선 시대 선민 정치도 아니고... '조국 대표. 민주당이 섭섭하게 하더라도 그저 정권 교체를 위해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이래야 해요? 우리가? 조국이 무슨 "민주세력의 아버지"도 아니고 말입니다.
4.
조국당은 분명 "개혁 쇄빙선 역할을 하겠다"고 해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은 것인데 언제부터 민주당원들이 조국당을 '조건부 쇄빙선'으로 양해해주었나요.
"조국당 비판 하면 차기 대선 때 조국이 후보 단일화 안하거나 윤석열 탄핵에도 동참 안하면 어떡하냐. 그러니 민주당이 먼저 나서서 조국당에 뭘 배려할지를 항상 고민하자."
왜 민주당원들이 이래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벌써부터 그런 걸 걱정하면서 조국을 얼르고 달래야 해요? 이게 무슨 쇄빙선입니까? '우는 아이 달래기 정치 유치원' 도 아닌데 말입니다.
5.
팩트는 바로 합시다.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제로 소수정당도 배려 하자"고 했지. "준연동형제 할테니 조국은 당 만들어주세요" 이러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우리더러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제를 결단한 취지를 이해하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박시영씨는 이재명 대표에게 물어보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전 왜 이재명 대표가 준연동형제로 결단했는지 그 과정을 취재했기 때문에, 박시영씨의 저런 주장은 명백히 이 대표의 뜻과 다르고 이 대표가 그간 보여준 정치 철학과도 전혀 맞지도 않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6.
끝으로 말은 바로 해야 합니다.
누가 갈라치기입니까. 이재명 대표가 알아서 당을 잘 이끌고 있는데 굳이 당을 갈라서 나간 정치인들이 갈라치기이지. 당 갈라서 나간 정치인들 딴 짓 못하게 감시하는 시민들이 갈라치기입니까.
조국당 건너간 정치인들 과거 검색해보면, 과거 민노당과 민주당처럼 이데올로기적으로 다른 정치를 추구해서 민주당을 탈당한 게 아니라, 실력 없어서 민주당 공천 못받으니까 정치적 돌파구 차원에서 건너간 자들이 태반입니다. 그걸 정말 박시영씨는 모르는가요. 정치에 밝은 기자들 눈에는 다 보이는데.
박시영씨는 조국당 얼르고 달래십시오. 저는 감시하고 견인하렵니다. 천성이 기자라서 정치인에게 꿀바른 소리는 못하겠습니다.
허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