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세계는 진짜일까?
SF영화로 보는 철학의 물음들
조용현 지음 / A5 / 13,000원 / ISBN 978-89-89824-41-1
도서출판 우물이 있는 집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6-58
전화 02-334-4844 팩스 02-334-4845 전자우편 woomulhouse@hanmail.net
과학철학자가 펴낸 철학 입문(개론)서
조용현 교수는 칼 포퍼를 시작으로 해서 꾸준히 과학철학을 연구해온 학자다. 그는 지금껏 『칼 포퍼의 과학철학』, 『정신은 어떻게 출현하는가』(1997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작은 가이아』(2003년 가담 저술상), 『컴퓨터 속의 생명』 등을 펴내며 그의 철학적 지평을 넓혀 왔다. 『정신은 어떻게 출현하는가』에서는 진화론, 인류학 등과 철학의 연결을, 『작은 가이아』에서는 복잡계 과학, 인공생명 등과 철학의 연결을 시도했다. 이 후속편이 SF와 철학의 연결을 시도한 『보이는 세계를 진짜일까?』이다. 그간 가상현실 등에 관심을 갖고 집필하던 중 출판사에서 SF영화와 관련하여 한 권의 책으로 집필해줄 것을 청탁했고 저자는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개설하여 철학적 주제들을 보다 많은 SF영화와 결합하여 집필한 지 3년여 만에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한 권의 철학 개론서인 이 책은 철학함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이들에게 쉽게 철학의 길로 접어들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왜 SF영화로 철학하기를 시도하는가
저자는 이 책에서 SF영화를 매개로 세계, 영혼, 인간에 걸치는 철학의 제 문제를 검토했다. 저자의 최초의 아이디어는 1990년대 초 아널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토탈리콜>을 보고 나서 데카르트와 버클리의 철학을 설명할 때 이 영화를 보여주면 학생들의 이해에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데서 출발했다. 그러고 나서 스타트렉 극장판 시리즈를 찾아내 보면서 그것을 철학 속에 어떻게 도입할까 궁리한다. 그 결과가 논문 「가상. 가상현실. 현실」이었다. 저자는 “철학의 중요 문제를 드러내는 데 SF만큼 적합한 장르도 없다”고 전제하면서 “철학 고전에나 등장할 추상적인 문제가 SF영화 속에서는 현실적인 문제로 예사롭게 다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매트릭스>는 데카르트의 데몬의 대규모 사고실험처럼 보이고 <모션픽쳐>는 헤겔의 정신의 영정의 우주론적 버전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물론 철학은 영화보다 훨씬 다층적이고 복합적이지만 철학함의 동기를 불어넣는 데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책의 구성
1부는 인식론에서 존재론에 걸친 문제를 다루고 있다.
1장은 우리의 시각이 실제 세계를 반영하는가 하는 인식론적 물음을 다룬다. 영화의 완성도는 둘째로 하면 <디아이>는 인식론적 물음을 제기하는 출발점으로서는 쓸 만한 영화라 하겠다. 그 보완으로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와 동명의 영화를 살펴본다.
2장은 인식론적 물음을 넘어서 “우리가 보고 있는 이 세계가 진짜 존재하는가” 하는 존재론적 물음을 다룬다. <매트릭스>, <토탈리콜>에서 실제로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오픈 유어 아이즈>, <13층>으로 각 문제들의 각론을 검토하여 데카르트에서 버클리에 이르는 인식론과 존재론의 상이한 스펙트럼들을 이해하게 한다.
2부는 형이상학적 물음 가운데 특히 영혼의 문제를 다룬다.
3장은 헤겔 철학과 연관시켜 세계를 창조한 신의 목적을 묻는다. 신이 자기를 인식하기 위한 것이며 자신을 타자화함으로써 시작되는 이런 창조행위를 <모션픽쳐>에서 인간에 의해 우주로 쏘아 올려진 우주선이 자신의 창조주(인간)을 찾아 귀환하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는다. 말하자면 헤겔 철학의 우주론적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장은 정통 종교에서는 은폐하고 있는 악마의 기원과 그 근원에 대한 이해를 묻고 있다. 우리 인간의 본질과 그 운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악마의 기원과 근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신의 자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악마의 자손이기도 하다는 것을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통해 보여준다. 보충을 위해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기초가 된 아서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도 함께 다룬다.
5장은 창세기에 나타난 신에 대한 인간의 반란을 다룬다. 이 반란의 조력자는 추급해가면 악마이다. 이것을 다룬 영화는 아주 많은데 그 중에서도 고전이랄 수 있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이색지대>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더불어 <A.I>와 비교하여 철학에서의 심신문제(mind-body problem)도 함께 검토한다.
6장은 ‘사후세계’와 ‘임사체험’의 문제를 다룬다. 이것은 철학에서 유물론과 심신 이원론의 논란과 연관되어 있다. <디아더스>, <식스 센스>, <사랑과 영혼>은 유물론에, <상태개조>, <거미숲>, <더 로드>, <유혹의 선>은 심신 이원론에 입각해 있다.
3부는 우리의 삶의 문제를 다룬다.
7장은 SF라는 소재에서 벗어나 ‘귀신’ 또는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를 통해 공포의 심연을 찾아간다. 여기에서 철학적 관심은 귀신이나 좀비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반영되어 있는 인간 자신의 삶의 방식이다. 말하자면 귀신을 통해 인간과 인간간의 유대의 상실, 고립, 파편화되어 가는 현대인의 실상을 보게 된다.
8장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부분인 정의의 문제를 다룬다. 영화 <비행한계선>에서 의도하지 않은 배반에 의해 어떻게 신뢰가 깨어지고 위기상황이 닥치는가를 보여준다. 정의란 준만큼 받는 것이라면 손해를 주었다면 그만큼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신뢰는 선의만 있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값비싼 대가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친일 진상규명을 조용히 덮자는 박애파의 논리를 반박하면서 응징이 전제되지 않은 용서는 진정한 상생의 화합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지적하면서 우리 사회가 응징도 없고 따라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참회와 용서도 없으므로 정의 또한 실현되지 못했다는 지적은 새겨 들을 만한 대목이다.
저자소개 조용현
부산대학교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포퍼에 있어서 과학적 지식의 성격과 그 인식론적 기초」(1991)라는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다. 미 버클리대(1992), 포항공대 과학문화센터(2000) 객원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인제대학교 인문학부 교수로 있다.
1999년 이후부터는 복잡적응계상의 생명철학을 공부하기 위하여 ‘인공생명’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여 호응을 얻고 있다.
homepage; http://alife.or.kr
email; phicho@korea.com, phycho@inje.ac.kr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예전에 EBS에서 보았던 율 브린너 주연의 [이색지대]라는 영화가 반갑더군요!
첫댓글 재미있겠다. 납본은 언제...?ㅋㅋ
아... 재미있겠네요! 읽어봐야겠습니다! ㅋ
이 책에서 언급한 영화까지 보게 되었다는 거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