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째날 늦은 밤에 떠나는 당진행은 피곤하지만 힘든 내색은 없었다.정원이도 그러했고 미숙이도..미숙이는 차 안에서 자기는 했으나...밀릴 것으로 생각했던 영동 고속도로는 뻥 뚫린 상태였다.98년식 정원의 애마 엘란트라는 시속 120km을 달리며 쭈욱 행진을 했고 차안에서는 깨어있는 두남자의 넋두리가 이어졌다.
단양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두시..적막하기만 한 도로를 따라 읍내로 비로소 들어갔을 때야 도로가에 새워둔 많은 차량들을 볼 수 있었다.온달왕자와 낙랑공주의 캐릭터가 가로등 곳곳에 설치해 두어서 단양이 그 역사적 곳임을 알리고 있었다.
한적한 공원 주차장에서 차를 주차 시키고 우리는 차 안에서 단양에서의 첫밤을 보내기로 했다.미숙은 뒷자리에서 구부려 누워자고 정원은 운전석,나는 조수석.처음에는 뒤에 있는 미숙을 생각해 의자도 적당히 눕히고 잠을 청했으나 역시나 불편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는지 조금씩 의자가 더 눕혀지기 시작했다.다행히 코를 골 것 같았던 정원이 코를 골지 않음으로해서 나는 잠을 청할 수가 있었으나,정원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함이 못내 마음에 걸리기는 하였다.덩치 큰 슈렉이 좁은 운전석에서 잠을 잘 수 있었을까...
8월 둘째날 단양의 해는 새벽 다섯시에 떠올랐다.환해지는 아침에 미숙이 먼저 두 머슴을 깨웠고 우리는 우리의 굵직한 종아리를 보면서 지난 밤에 있었던 모기와의 전쟁을 떠올려야 했다.아침을 간단히 라면으로 때웠다.선착장으로 가서는 유람선을 탈 계획으로 이동을 하였으나 너무도 이른 아침인지라 배는 아직이고 무엇보다 강물이 말라있어 유람선이 띄울 수 있을런지도 의문이었다.해서 두남자와 한여자는 차로 이동을 하면서 경치를 만끽하기로 하였다..
처음에 간 곳은 <도담삼봉>이었다..그리고 <석문>.<천동동굴>...그리고 <다리안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냇가에 물장구를 치기도 하였다..그러다보니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은 유혹에 빠지게 되었다.송어 1kg에 만원이라는 현수막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넉넉지 않은 회비이기에 가능한 저렴한 가격이 눈에 들어온 우리는 점심을 그곳에서 먹기로 하였다.그리고 더불어 약주도 한잔..
다음으로 찾아 간 곳은 <구담봉>이었다.그러나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많은 인파가 있었기 때문이고 유람선을 타야 제대로 볼 수가 있었는데 표를 살 수가 없었다..다음으로 연기를 하는 것으로 만족하여야 했다..시간이 정오가 막 지난지라 강렬한 태양열로 온통 몸뚱아리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야 했다.해서 세사람은 일단 단양읍내로 돌아가 방을 잡고 씻기를 희망했고 잠시 오침도 원하였다..
오침을 하고 일어난 시간은 오후 여섯시...알람을 맞혀났으니 일어났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밤에서야 일어났을지 모른다.정원의 제의로 우리는 <구인사>를 찾게 되었다.정확한 거리가 이정표에 나와 있지를 않아 그저 찾아갔으나 그 거리가 과히 멀다 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다지 힘든 거리는 아니었다.가면서 보게 되는 자연경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세사람을 감동시켰고 계곡에서 야영하는 사람들이나 레프팅을 즐기는 사람들 모두가 그것과 어울리는 경관이었다.
단양읍내로 다시 돌아온 시간은 밤 아홉시가 좀 넘었을 때였다.저녁을 콩국수로 먹었고 재래시장에서 전을 사서는 시흥에서 출발하기 전에 이마트에서 미리 사두었던 백세주와 더불어 공원에서 술을 하였다..그렇게 늦은 시각까지 이런 저런 얘기들은 세사람을 웃게도 하였고 울게도 하였다.
처음에 혼자서 다녀오기로 계획잡았던 것이었다.그러나 그 생각이 혼자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다는 결론으로 바뀌었다.일상생활에서 탈피한 짧은 여행을 나는 아주 가끔씩은 가져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무엇이 그렇게도 바빴는지 살아 가면서 중요한 것들을 잃고 살아 간 듯 싶다.
이번 여행은 정원과 미숙의 알지 못했던 놀랍기도 한 속얘기들을 알겠음 해주었다.힘든 이에게 그리고 아픈 이에게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하심이 있기를 기도한다.
첫댓글 내가 있었으면 더욱 재미있었을 텐데.... 사진 나왔으면 오려봐 좀 보게.
그래 규식아 니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