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지•산재청공>우리나라 돌의 품등 (東國石品) |
【敬天石】 [菁川養花錄] 松都南二十餘里有敬天寺. 寺北三四里多産怪石. 石色靑碧 峯巒峭峻 懸崕絶壑 隱隱若藏畜雲雷之形. 置諸水盆中, 則能引水至峯頂, 雖日中不乾. 苔蘚斑爛, 形色似沈水香, 故俗謂之 ‘沈香石’. 眞天下絶寶也. |
〖경천석〗 [청천양화록] 개성의 남쪽 20여리 되는 곳에 경천사(敬天寺)가 있는데, 절 북쪽으로 3~4리 되는 곳에서 괴석이 많이 난다. 돌의 색깔은 푸른 옥빛인데, 봉우리가 가파르고 험준하며, 낭떠러지와 가파른 골짜기는 아득하여 마치 구름과 번개를 은은하게 숨기고 있는 듯한 형상이다. 水盆안에 두면 돌이 물을 흡수해서 봉우리의 정상까지 이르게 할 수 있으니, 비록 한낮이라도 마르지 않는다. 이끼가 반질반질하면서 곱게 뒤덮여 있고 모양과 색깔이 침수향(沈水香)과 비슷하므로 민간에서 ‘침향석(沈香石)’이라 한다. 참으로 천하의 뛰어난 보물이다. |
世人不曉事, 得沈香石, 便斲嵌穴, ,洞貫前後, 或刻作麋鹿, 僧佛之形, 棲於中, 或種嵒菜及雜卉於坳凹處, 此皆俗子所爲. 沈香石, 石理自成竇穴, 穴中着細沙, 水一入石底穴口, 則接濕細沙, 自然引至頂上. |
세상 사람들이 그 사정을 잘 알지 못하여 침향석을 얻으면, 곧바로 깊은 구멍을 파서 앞뒤로 꿰뚫거나, 사슴이나 부처의 형상을 새겨서 돌 중앙에 자리잡게 한다. 더러는 암채(嵒菜) 및 잡초를 오목하게 팬 곳에 심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속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다. 침향석은 돌의 결이 자연스럽게 구멍을 이루고 있는데, 이 구멍 속에 미세한 모래가 달라붙어 있어서 물이 한 번 돌바닥 구멍 입구로 들어오면 미세한 모래와 만나 습하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물을 흡수해서 정상까지 이르게 하는 것이다. |
若斲嵌穴, 石脈斷切, 則水不能上矣. 種嵒菜, 使根穿入穴中, 則非但不潤, 石亦坼裂矣. 苟其石品佳甚, 則苔髮自生, 森鬆若松杉, 固無待巧施人爲, 昌歜亦勿種可也. |
만약 이런 돌에 구멍을 파서 돌의 맥이 끊어지면 물이 위로 올라갈 수 없다. 암채를 심어서 뿌리가 구멍 속으로 파고들게 하면, 윤기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돌도 갈라지게 될 것이다. 만약 그 돌의 품등이 매우 좋으면 이끼가 저절로 생기는데, 더부룩한 모양이 마치 소나무나 삼나무와 같으니 참으로 인위적으로 교묘히 만들 수 없는 모양이다. 창촉(昌歜)도 심지 않아야 좋다. |
峭(가파를 초) 崕(언덕 애, 崖, 厓) 歜(화낼 촉, 김치 잠) 斲(깎을 착) 嵌(산골짜기 감) 麋(큰 사슴 미, 눈썹, 물 가) 坳(우묵할 요, 가운데가 패어 들어가있다) 竇(구멍 두) 坼(터질 탁, 열다, 피다) 鬆(더벅머리 송) •敬天寺(경천사) :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에 있으며 경천사지십층석탑이 있던 사찰. •水盆(수분) : 물을 담아 꽃을 꽂거나 괴석 등을 배치하는 동이. •沈水香(침수향) : 침향나무에서 채취한 향. ‘沈香’이라고도 한다. •嵒菜(암채) : 바위에서 자라는 풀 •昌歜(창촉) : 창포 또는 창포의 뿌리. 창포의 뿌리를 절이면 김치와 비슷해진다. 周 文王이 이를 매우 좋아했다 함. •[菁川養花錄(청천양화록)] 강희안(姜希顔, 1417~1465)의 [양화소록]을 말한다. |
첫댓글 이운지의 전통조경, 전통건축과 관련된 내용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