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쿠폰은 필요악인가

[벼락이^^]

출처: 호텔 & 레스토랑



외식업계 쿠폰은 필요악인가




잠재 및 신규고객 창출에 효과, 자칫하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


대부분의 사람들이 패밀리 레스토랑을 방문하게 될 경우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할인 가능한 카드와 쿠폰을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4명의 일행이 친구의 생일을 기념해 패밀리 레스토랑을 방문했다고 치자. 1인 1매 쿠폰 2개로 음료수(2천 5백원)를 주문하고, 생일쿠폰으로 샐러드(1만5천원)를 먹었다. 그리고 메인 요리 세 가지(6만원)를 추가했다.(모든 금액에는 10% 부가가치세가 포함됐다고 가정) 계산할 때는 할인 카드로 금액의 20%를 할인 받아 4만8천원을 지불했다. 원래 지불해야 하는 총 음식값은 8만원. 무료 쿠폰과 카드를 통해 할인 받은 금액은 총 3만 2천원. 40%정도의 금액을 할인 받은 것이다. 이 경우 레스토랑을 방문한 손님이 더 이익일까? 아니면 레스토랑이 더 이익일까?
정답은 둘 다모두에게 이익이다.
고객은 정상가보다 할인된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는 데 만족했다. 또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생일파티를 통해 레스토랑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레스토랑은 고객에게 제공한 쿠폰으로 인해 고객의 신뢰도를 높였고, 향후 충성도에 대한 가능성을 보장 받는 한편, 신규고객 창출에 대한 범위를 넓힐 수 있었다.



쿠폰, 판촉수단의 개념에서 레스토랑 선택기준으로 변화

최초의 쿠폰은 인쇄매체를 보다 강력한 매체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개발된 판촉수단의 일환이었다.
즉 인쇄매체의 광고에 쿠폰을 부착시킴으로써 독자가 광고에 주목하고 흥미를 갖게 되어 결과적으로 해당매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구매자는 쿠폰을 유효기간 동안 가지고 다니면서 계속 보게 되고 동일광고물에 대한 노출은 유효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지속된다. 또한 제품을 구입하면서 쿠폰을 이용하는 순간 해당매체를 통해 이득을 보았다는 심리적 적용까지 된다. 그래서 쿠폰은 많은 인센티브 촉진의 기본 목표로 사용되고 있다.
씨즐러 관계자는 “쿠폰을 통해 추가 매출을 기대 할 수 있고 신규 고객을 창출할 수 있다”고 전한다. “또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쿠폰을 제공하면 이로 인해 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진다”고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협찬 및 제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상호와 로고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킴으로써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썬앳푸드는 쿠폰 발행에 있어 기본적으로 몇 가지 원칙을 두고 있다. 우선 삽지(별지)쿠폰 발행이어야 한다는 것과 제휴 업체가 30만 이상의 고객 DB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것은 고객이 쿠폰을 받았을 때 쿠폰의 가치와 관련된 업체 선택의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한다.
한 전문가는 “이미 쿠폰 사용 경험이 있거나 쿠폰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에게 쿠폰의 유무는 레스토랑의 선택변수로 작용한다”며 “이에 외식업체가 쿠폰을 마케팅 전략의 중요한 도구로 인식, 홈페이지나 검색사이트를 통한 쿠폰의 발행을 통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할인카드와는 달리 일회성, 이벤트의 성격 짙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발행하는 쿠폰은 어떤 것들인지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쿠폰의 종류가 너무나 많다.
소다음료 무료 쿠폰은 기본이고 윙, 나쵸, 샐러드 등의 에피타이저, 브랜드 충성도가 보장되는 고객에게 주로 제공되는 메인 디쉬 프리밀 티켓 등 그 종류는 셀 수 없이 다양하기 때문에 제휴업체와 발행방법을 설명한다는 것은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쿠폰은 크게 자사에서 발행하는 쿠폰과 타사와의 제휴를 통해 발행하는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사에서는 주로 무료 식사권 (음료, 에피타이저, 메인 디쉬, 디저트 등)을 발행하며 업체에 따라서는 상품권처럼 사용 가능한 식사권이 발행되고 있기도 하다. 자사에서 발행하는 쿠폰 중 생일(기념일)쿠폰이 가장 일반적이며 널리 통용되고 있다.
타사와의 제휴를 통해 발행하는 쿠폰도 메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방문 고객층을 생각해 백화점, 쇼핑몰, 카드사, 통신사 등과 제휴를 맺고 있으며 발행방법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다양하다.
할인카드는 카드를 소지하면서 지속적인 혜택을 받으며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고객의 관리가 용이하다.
반면 쿠폰은 소지한 쿠폰에 한해 사용이 제한되므로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고객 관리보다는 프로모션이나 이벤트적 성격이 강하다.
또한, 할인카드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면 쿠폰(특히 자사 발행 쿠폰)은 대부분 일정 이상의 로얄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무분별한 쿠폰 마케팅, 한계는 어디까지?

패밀리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한 국내 외식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의 꾸준한 성장을 지속, 2000년에 접어들면서 성숙기를 맞았다.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당분간은 답보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외식업체의 생존수단으로써 쿠폰 제도는 더욱 다양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실제로 제공되는 대가(음료, 에피타이저, 메인디쉬, 디저트 등)를 떠나 패밀리 레스토랑을 방문하는 고객 중 하나 이상의 쿠폰을 소지하고 방문하는 경우는 테이블 당 10에 6~7건.
그러나 무분별한 쿠폰 남발은 궁극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에피타이저, 샐러드, 스프 등 사이드 메뉴로 제한되고 있는 쿠폰의 메뉴가 앞으로는 타 업체와의 경쟁으로 인해 메인 메뉴로 바뀌면서 쿠폰의 질(가격)이 더욱 높아질 것이며 이로 인해 업체의 매출, 더 나아가서는 손익부문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판단한다. 더욱이 손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브랜드 가치도 추락한다는 것이 큰 문제점.
또 다른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업체의 모 에피타이저 메뉴 중 하나는 쿠폰 없이는 더 이상 고객이 돈을 주고 먹으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모 외식업체는 할인 제휴 카드와의 계약이 끝난 뒤 매출이 눈에 띄게 하락해 다시 할인 제휴 행사를 고려 중이라고 한다.
“모 업체의 경우 고객이 전화를 걸면 그 전화번호로 팩스 쿠폰을 발송하기도 했다”고 전하는 업계 한 관계자는 “이럴 경우 쿠폰의 가치는 물론 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및 충성도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이런 행위를 업계가 공멸(供滅)하는 지름길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썬앳푸드의 마케팅 팀 관계자는 “고객은 이미 쿠폰과 할인 행사를 레스토랑의 당연한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해 주지 못하면 방문을 기피한다”고 설명하며 “따라서 이러한 단순 마케팅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분명 어느 순간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쿠폰·할인 경쟁 탈피, 새로운 방법과 시도 모색해야

현재 많은 외식업체가 온, 오프 상에서 회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회원 가입을 통해 쿠폰이나 이벤트를 제공하고, 회원들만의 특별한 날을 챙기고 있는 것.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아직까지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제공방식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쿠폰제도가 이렇게 CRM이나 회원제도와 결합되면 향후 유가회원제도로 정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국내 외식업체의 차별성을 지닌 쿠폰 제도와 고객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에 보다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는 CRM을 결합시킨다면 유가 회원제도의 도입은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나 전문가들의 의견.
선진 외국의 외식업체 또는 국내 호텔만을 보더라도 유가 회원제도가 보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중에는 외식업체의 쿠폰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유료회원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사이트도 있다.
한 전문가는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하는 쿠폰제도와 가치 있는 고객을 파악해 획득· 유지하는 활동인 CRM이 결합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CRM의 기본이 되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 고객의 필요에 좀 더 정확히 다가선 쿠폰을 제공한다면 유가회원제도를 통해 보다 굳건한 충성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썬앳푸드의 관계자는 “A업체와 Mass 마케팅으로 쿠폰을 제공했을 경우, 상환율이 1%라면 CRM을 통해 혹은 유가회원에게 제공한 쿠폰의 상환율은 20~30%의 차이를 보인다”고 전한다.
향후 쿠폰시장은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될거라 예상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유가회원제도에 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유가회원제도에서도 동전의 양면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
한 전문가는 “충성고객이 확보되는 만큼 회원이 아닌 다수의 고객들은 소외감을 느끼고 점차 외면할 것”이라며 “자칫하면 신규 고객들의 접근을 막는 상황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텔 멤버십의 경우 회원가입을 한 고객에게 식·음료업장, 객실, 수영장, 휘트니스 클럽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지만 외식업체의 경우는 음식을 제외하고 제공할 수 있는 다른 무엇이 없기 때문에 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현재 자유롭게 발급되는 자체 카드가 갑자기 유료화 되면 고객들의 반발이 심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고급화를 추구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힌다.
‘5년 전 가격 가격으로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현재 ‘할인 행사’를 실시하고 있는 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 행사는 영원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향후 행보를 밝혔다.
이에 파격적 할인, 쿠폰 남발로 인한 외식업계의 눈물겨운 고객 모시기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외식업계가 하루빨리 단기간의 효과와 매출액 증가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출혈경쟁, 제 살 파먹기’ 라는 비난의 터널을 슬기로운 방법으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글 / 나경진 기자








미니 인터뷰 / 진양호 경기대학교 조리외식학과 교수



“기업의 생존을 위해, 미래를 위해 고객을 재평가하는 작업 마련돼야”

“쿠폰은 치열한 외식시장의 경쟁환경 속에 신규고객 창출·신제품 소비를 유발시키며 재방문 유도, 브랜드 인지도 및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의 하나입니다.”
진양호 경기대학교 조리외식학과 교수는 “2000년 이후 쿠폰 발행이 패밀리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신규고객 창출 및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주요한 판매촉진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한다. “불경기 또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는 시기일수록 쿠폰을 더욱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전하는 진양호 교수는 “국내의 소비 위축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이 가격 지향적으로 변했고, 쿠폰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쿠폰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쿠폰은 더욱 다양화되고, 세분화 될 것 이라는 전망을 한다.
“쿠폰을 통해 보다 빠른 시간에 많은 양의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를 함으로써 매출의 증대를 꾀할 수 있다. 또한, 나아가 자사의 상품사용을 유도해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쟁상품 및 경쟁사를 견제할 수 있다”고 전하는 진양호 교수는 “상품 및 재료의 과도한 재고를 조절함으로써 저장 및 관리비의 절감을 가져오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인다.
쿠폰은 매출상승의 판매촉진 수단이기도 하지만, 매장 오픈이나 이벤트 시 브랜드를 홍보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진양호 교수는 “쿠폰을 제공 및 배포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유효기간동안 지니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보기 때문에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충성고객의 지속적인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한 새로운 상품소개의 유효한 홍보 수단으로 작용하며 시장성 평가를 하는데도 많은 역할을 한다고.
“쿠폰이 현재의 고객으로 하여금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사용해 보도록 부추기는 상표전환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강력한 인센티브 파워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진양호 교수의 설명.
그러나 쿠폰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지적한다.
“쿠폰이 시장점유율에 분명한 효과를 지닌 것은 사실이지만 쿠폰 이용당 매출의 증가를 충분히 창출하지 못해 높은 이용률에도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 이 뿐만 아니라 잦은 가격 할인촉진은 소비자의 기준 가격 자체를 하락시키기 때문에 가격할인을 실행하지 않게 되면 판매에 지장이 오는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전한다. 또한 쿠폰의 사후관리와 의사소통의 문제로 외려 소비자의 불만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는 것.
진양호 교수는 “어떤 기업이든 그들의 마케팅 활동은 단순히 순간의 매출액 증대 효과에 그치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쿠폰발행 및 사용은 판매향상에 도움이 된다기 보다 단지 해당상품이나 서비스를 항상 사용하고 있는 충성고객을 유인하거나 신규고객이 사용했을 경우의 단기적인 효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지속적인 효과로서의 이익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 외식업체의 경영은 고객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진양호 교수는 “고객에 대한 이해는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며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인다.
그는 “CRM(Customer Relation Management)은 최근 전 세계 많은 기업에서 고객을 위해 도입하고 있는 제도”라고 설명하며 “외식업체에서도 CRM을 통해 깊은 불황의 시대를 탈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