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이야기.........

[동주]

앙상한 능선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을 보면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 어젯밤 목동에서의 소중한 만남을 앨범 사이에 담아두기에 앞서 기억을 더듬어 목동으로 가보자.

아침 출근 전에 집사람이 이르시기를 "오늘 저녁에 백화점에 좀 태워다 줘요" 속으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겉으로는 약속을 했다."6시 30분까지 올 테니까 준비하고 있어" 모임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 이제는 스스럼없이 나오는 데 나 자신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른 아침 벨이 울리고 아름다운 경상도 억양의 목소리가 흘렀다. "나 OO 인데 기차를 못타고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데 어디로 가면 좋아" 부산에 사는 그 녀였다. 일단 동서울 터미널로 오라고 이야기를 하고 그 녀를 픽업할 계획을 준비했다.

"OO 야 오늘 OO 이가 서울역 아닌 동서울 터미널로 온다는데 같이 갈 수 있니" 그러나 답변은 내 기대와는 다르게 수화기를 통해서 흘러 나왔다."오늘 일이 좀 있어서 저녁에 가야 알 수가 있어 저녁에 전화를 할게" 전화를 끊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선천적으로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때문에 모임에 가기도 어렵고 간혹 모임에 가서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친구들을 바로 쳐다보지를 못한다. 목동모임에 가서는 술을 한 잔할 생각이었고 부산서 오는 친구를 모시고 지하철로 목동을 갈까 생각을 해봤는데 지하철 노선도 속에 비친 구의에서 목동역이 장강천리처럼 길게 보였다.

부산서 오는 친구를 위해서 내가 수고를 하기로 결심을 하고 차를 가지고 갈려고 하는데 OO 로부터 전화가 왔다 "동주야 이리 나와라 OO 이 태우고 목동에 가자" 속으로 말했다 "역시 OO 는 친구중의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을 위해서 술도 사양하고 터미널로 해서 모임 후 OO 이와 지혜를 의왕까지 모셔다 드리고 먼길을 돌아 집으로 갔다. 항상 OO 에게 미안함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때가 오면 마음의 빛을 갚고 싶은데 그 때가 언제 올 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부산서 도착한 버스에서 승객들이 하나 둘 내리고 그 녀를 본 적이 없어 그 녀가 나를 알아보기를 기다렸는데 버스 안에서 검은 테 안경을 쓴 맥라이언같은 여인이 머리를 약간 옆으로 숙이면서 싱긋 웃었다. 따님과 함께 내렸고 어머니를 닮아서 외모도 출중하고 키가 커서 그런지 늘씬해 보였다.

강변 도로를 따라 목동에 가면서 OO 이가 전화를 걸었다."OO 야 지금 부산 친구 모시고 가는데 좀 일찍 나와라" 목동에 진입해서 모임장소로 이동을 하는데 유리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오게 할까하다가 나중에 알게 되면 혼날 것 같아 차를 세우고 그 녀를 태웠다.

모임장소에 도착한 시간이 5시 30분 시간이 남은 관계로 근처 지하카페로 자리를 옮겨 맥주를 한 잔하면서 정담을 나누는 동안 들꽃과 할미가 들어왔다. 강서구에 거주하는 세 미녀가 주관하는 모임이라 분위기부터 화기애애했다. 6시 30분 모임장소로 이동을 했고 유리와 할미는 노래방 예약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모임에 장소에는 동글님이 처음 보는 두 여인을 대동하고 오셨는데 한 분은 잠실서 오신 잎새님 다른 한 분은 정릉에 거주하는 싱아님. 잠실서 오신 분은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에서 정릉에서 오신 분은 박원서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감동을 잊지 못해 닉을 그렇게 정했다고 말씀하셨다.

강서구 유일의 남자 바라밀이 바바리를 걸치고 오셨고 곧이어 상봉동에 거주하는 더미가 왔는데 피아노에 등장하는 조재현과 의상이 비슷했다. 70년대 제비의 전형적은 복고 스타일인데 하늘거리는 화려한 문양의 실크 와이셔츠에 목에는 물방울 모양의 땡땡이 머풀러를 셔츠안으로 넣고 왔는데 아쉬은 점은 머리에 젤을 바르고 왔으면 물찬 제비처럼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년의 스타 자유가 오고 세 여인이 등장했다. 강남의 바리향, 남산 숲 속의 은담비, 일산의 달빛호수, 보이스가 오고 써니가 왔다. 달빛호수는 처음이었는데 산토끼 10마리를 잡아서 만든 반털코트를 걸치고 안에는 붉은 색 원피스를 입고 왔다. 여성이 붉은색을 입는 경우는 누구에게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서인데 누구를 찍었는지 궁금하다.

잠시 후 공항근처에 사는 가인이 오고 꼬방의 멋쟁이 솟대가 오늘은 러시아 사냥꾼의 너구리 털로 만든 모자를 쓰고 왔는데 언제 보아도 패션모델을 능가하는 꼬방의 멋쟁이이다. 오금동에서 삐따기가 왔는데 전혀 낮설지 않은 여인이었다. 용인의 제우스가 오셨고 역곡의 풀잎이 왔다. 털이 달린 반코트에 얼룩말 엉덩이 가죽으로 만든 미니스커를 입고 오셨다. 두 번째 봤는데 볼수록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만취한 상태라서 내 판단의 정확했는지는 나도 모른다.

눈이 내려 도로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천에서 천마가 문경에서 유비가 왔다. 천마는 축구를 하는 친구라 언제 봐도 날렵하게 보이고 유비는 스포츠 머리에 검정색 폴라티 검점색 정장 완전 조폭처럼 보였다. 우스가 유비가 운동을 좀해서 주먹에 쎄다고 조심하라고 귀뜸을 해서 유비가 앉은 테이블 근처에는 가지를 못했다.

딩이가 왔고 부산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온달 을지가 왔다. 바리향이 일본서 오는 손님을 맞으러 공항으로 모임 도중에 먼저 자리를 뜨셨고 다른 테이블의 한 여인이 곁눈질로 나를 훔쳐보고 있어 자리를 그 녀 옆으로 옮겼다. OOO 하고 OOOO 사이에 앉았는데 모임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빼앗길 것 같아서 화장실도 안가고 버티고 있었다.

OOO 이 치마를 입고 왔는데 인사동 모임에 입고 온 치마를 입고 왔다. 내 생각에는 바지를 즐겨입는 탓으로 치마는 한 개 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고 OOOO 은 고탄력 스타킹을 신고 왔다 좀 더 갸날프게 보이고 싶은 여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고 원피스는 군용모포로 만들어서 빨갛게 염색한 것처럼 보였다.

자리를 노래방으로 옮겼는데 몇 몇 친구는 사정상 미리 귀가를 했다. 음악이 흐르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모두 노래실력이 출중했고 춤도 능숙했다. 체면상 겨우 노래를 한 곡 부르는데 멜로디가 박자가 안 맞는다고 핀잔을 주어서 한 대 쥐어박으려고 했는데 처음 보는 남자가 들어와서 나를 막았고 알고 보니 멜로디의 OO 이란다. 잘못했으면 인생 끝장날 뻔했다. OOO랑 손을 잡아야 하는데 모임에 가기전에 고민을 했다. 기브스를 하고 팔걸이를 두르고 오면 어떻게 손을 잡을까 궁리를 했었는데 그녀가 팔걸이를 집에 두고 왔다. 한 손은 주머니에 집어 넣고 한 쪽 팔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돌았는데 다른 팔도 어깨에 얹으라고 협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낙지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가인 그리고 잎새는 자리에 앉아 구경만 하셨고 예의상 청을 했는데 거절을 하셨다. 그리고 유리하고 들꽃은 손을잡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 조금 아쉽다. 멀리서 오신 손님들 위해 봉사하도 보니 두 사람을 외면했는데 고의가 아니었음을 밝힌다.

어제 모임을 위해 수고하신 바라밀, 들꽃, 유리, 할미꽃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모임에 참석해 주신 많은 친구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모임 후기를 쓰다 보니 빠진 친구들이 있는데 은먀, 야생마,초승달, 날개를 빠트린 것을 용서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