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의 강원도 여행 중 마지막 날,
도계역으로 향했다.
오래 전에 가본 도계역은 강원도 삼척시에 속해있는 작은 시골역이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문득 이 도계역이 생각나서 찾아본 도계역.
헌데 도계읍의 중심지에 있는 듯 주변의 상가들이 즐비한 작은 읍이었다.
헌데, 경제가 안좋아선지 시장에 들어서니 문을 연 가계보다 닫은 가게가 더 많다.
상인과 잠깐 말을 나누니 점점 인구가 줄고, 경제가 힘드니 가게도 역시 폐업이 줄줄이란다.
도계역.
예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
도계역의 맞이방 풍경. 열린 도서실이 반갑다.
우리 도고온천역에도 작으나 이런 시설이 있는 것을 보았었는데...
훵한 도계역 맞이방의 모습.
출입금지의 선이 있지만...도둑 고양이 걸음으로 살살 들어가보니...
저 끝의 화차가 서 있는 것을 보니 역시 탄광촌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플랫포옴에서 바라본 도계역사의 풍경
플랫포옴의 풍경.
저 화차에 석탄을 가득 싣고 전국으로 달리겠지.
25,000볼트의 특 고압선이 있다는 위험표지판.
에구, 무시라.
잠깐 도계역을 둘러보고 나오자마자 눈에 띄는 작은 광장 한쪽에
서울미용실과 누구나 아는, 나만 모르는, 부대 찌게.
오래 전에 '누구나 홀딱 반한 통닭'을 '누나홀닭'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통닭집이 있었는데 지금은 볼 수가 없다.
헌데, 이 곳에 지금도 이런 느끼한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니...
도계역 광장 건너편 전두시장을 들어갔다.
옛날 된장으로 만든 간장을 사기 위해서 들어갔는데...
상설시장의 시설은 훌륭했지만 인적이 없는 시장이라니...
시간이 시간인 만큼 퇴근 시간에 맞춰 손님이 오는지 가게 문을 연 집이 있었지만
문을 연 집보다는 문을 닫은 집이 훠~얼씬 많다.
아무리 평일이지만 이렇게 시장이 훵해서야....
상인의 말에 의하면 한참 됬단다.
이런 상태가.
결국은 간장도 못사고, 오이 몇개와 뻥띄기 한 봉다리만 들고 올 수밖에...
도계역을 나와 방향을 태백쪽으로 향하는 순간 '고사리역'이라는 간판이 흐미하게 보인다.
'고사리역'? 얼마나 고사리가 많이 나오길래 역이름이 고사리역일까 싶어
이정표를 따라가니 곧바로 오래된 건물이 철조망 속에 나온다.
이런...폐쇄된 역이었다.
이 역의 이름이 정말 고사리가 많은 지역이라서 고사리역인지는 80여 년을 살아온 지역 주민이
그 분도 확실히 답을 못해주셨다.
그 분은 후에 나온다.
차를 돌리려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삼척의 늑구리 은행나무 이정표.
고사리역에 실망했는데 이 은행나무라도 찾아가보자며 달리는데...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점점 산 위로 올라가는 이 은행나무길.
경사가 심하고 코너가 좁아서 차를 후진했다 올라가려는 순간, 차가 뒤로 밀린다.
으악~~ 여기서 계속 뒤로 밀리면 차는 물론이고 사람도 곤두박질인데,
바싹 쫄았지만 내가 누군가. 프로 운전자가 아닌가.
간신히, 기를 쓰고 찾아간 은행나무.
응?
수령이 1,500여 년?
이게 뭔소리지?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동양에서 제일 오래된
은행나무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다시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용문사 은행나무 수령은 1018년(2024년 기준)이고,
높이가 한때는 60여 m에 달했으나 2001년 고사 위기에 처하자 상당한 규모의 가지치기로
지금은 38.8m라 한다.
그렇다면 수령 면에서는 여기 늑구리 은행나무가 훨씬 오래된 나무인 것이다.
거기다가 '효자목'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위 사진에 설명되어 있다.
또한 전설과 함께...
그 외 이 은행나무에서 좀 더 올라가서 만난 80대 할아버지의 말씀에 의하면 또 다른 전설이...
참고로 서울 노원구에 유명한 학원가에 '은행사거리'라는 지명이 있는데
양평 용문사의 은행나무 가지를 가져다 심어서 지금은 수령 600여 년이라는데
그런고로 '은행사거리'라는 지명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런...택시기사였던 나도 그저 사거리에 은행이 있어서 '은행사거리'인 줄 알았었는데...
정말일까?
장난꾸러기 동자승이 이 은행나무에 오르기를 좋아해서 스님이 껍질을 벗겨 못올라가게 했다는 전설이.
그래선지 이 은행나무의 주목(가운데 원목)은 지금 사목(死木)이 되었다.
은행나무를 보호하고자 만든 나무데크 사이에 꽂아놓은 흰 백합?꽃이라니...
지난해 은행나무에 제례를 지낸 흔적일 것이리라.
은행나무에게 바쳐진 저 막걸리.
첫댓글 ㆍ
구렁이가 되었다고요?
으악 무서워요...
구렁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무섭게 느껴지지만
여기에 있는 구렁이는
착한 구렁이입니다.
천년동안이나 저 은행나무를
지켜주고 있었으니까요. ^&^
ㆍ
도계역...
하여튼 현대판 김정호입니다.
시장이 저리도
휭하다니...
시골에는 지금 사람이 너무 없어요
시장이라 하기에도 멋적어보입니다.
저렇게 잘 지어 놓았는데...
두 달 동안 휴식이 없었습니다.
큰 맘 먹고 다녀왔습니다.
하루 휴가는 3일의 시간이 주어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