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04. 04. 21
필 : 은색여우
제 : 붉은나비의 잔영
부제 : 망령을 피해. 그리고 과거.
붉은나비의 잔영
-망령을 피해. 그리고 과거.
아직도 과현의 방을 배회하는 망령들. 그리고, 완전히 기척과 냄새를 지운채 그런
망령을 숨죽이고 바라보는 붉은나비와 박수무당 과현.
'일단은 피하자.'
'가능할까?'
붉은나비가 걱정스레 과현을 쳐다봤고, 과현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물론이지.'
순간 평소와는 달라보이는 어둠속의 과현. 그러나 환상인 듯 금새 붉은나비는 현실
을 바라봤다. 과현은 과현. 어딘가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상황이었다.
과현은 붉은나비의 모습으로 화한 그녀를 어깨에 앉힌 후 냅다 달렸다.
"뭐..뭐야!"
"뭐, 이 수밖에 더있어!"
그는 부적의 효력을 풀고는 냅다 달렸던 것이다. 그리고, 망령은 부적의 효력이 사라
짐과 동시에 나는 산 사람의 냄새를 쫓았다.
'엄마를 해하려 했던 사람의 냄새다!'
'관절~ 손톱~ 발톱~'
과현은 달리고 또 달렸다. 망령들의 귀기가 멀어질때까지 달리고 또 달렸다.
왜 그렇게 달렸는지 그도 몰랐다.
'살기 위한 욕망? 아니. 그런 욕망은 버린지 오래야.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부터,
그 후 난...'
얼마나 달렸을까? 과현은 공원벤치에 앉은채 숨을 몰아 쉬었다.
"이제 귀기는 안느껴지는데. 당분간은 쉴 수 있겠어."
"그런 무모한 방법이나 쓰다니!"
"그러면 그거 아니었으면 평생 숨죽이고, 그 방안에 콕 쳐박혀 있을거였어?"
"그러면. 이제 어쩔건데?"
"일단은 피해야겠지."
과현은 중얼거렸고, 붉은나비는 미심쩍은 눈빛으로 그런 과현을 바라봤다.
"갈데는 있어?"
"응. 가기는 싫지만... 그래도, 갈 곳은 있어."
역시나 붉은나비는 미심쩍은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과현은 그런건 신경쓰지
도 않은채 중얼거렸다.
"떠올리기 싫은 기억들이 있는 곳이지만... 슬퍼지는 곳이지만..."
"6시 30분. 목포행. 목포행 KTX 출발합니다."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과현은 서서히 출발하는 KTX의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우. 다시 거길 가게 될줄은 몰랐는데..."
"어딘데?"
"계룡산."
과현은 창밖을 바라보면서 향수에 잠겼다. 어깨에는 붉은나비가 나비형으로 화해서
앉아 있었다.
"그러고보니, 내 과거에 대해서는 얘기한적 없었지?"
붉은나비는 과현을 빤히 쳐다봤고, 과현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나는 엄마한테 버림받았어. 태어날때부터 난 이상했었나봐. 그리고 난 어느 할아버
지에게 맡겨졌고, 할아버지도 박수무당이었지."
그렇게 사람도 얼마 없는 KTX에서, 과현은 붉은나비에게 자신의 과거에 대해 얘기해
주었다.
"번...뇌... 라는...건..가? 아니, 유..윤회...인.가?"
붉은나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낮게 읊조렸고, 그때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서대전. 서대전 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잊으신 물건 없으신지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
다."
"아, 내리자."
과현은 문을 열고, 통로로 나갔고, KTX에서 내렸다.
"후우. 도시지만, 역시 지방은 공기가 좋아."
과현은 기차에서 내려 역으로 나왔다.
"자, 이제 가보자."
"다 왔다."
힘들게 등산로도 아닌, 다른 길로 걸어온 과현. 그리고, 나타났다. 낡고 초라했지만
무너지지 않은채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집이..
"할아버지..."
과현은 조용히 고개를 떨구었고, 붉은나비는 주변을 맴돌았다.
"결계?"
"뭐,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
과현은 붉은나비를 손가락 위에 앉히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영은 붉은나비에게는
아무 타격도 가지 않은 듯 그게 신기한지 어느새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온 붉은나비
는 주변을 살폈다.
"자, 일단은 피했으니까. 대책이나 강구할까? 귀찮은 한많은 귀신아가씨?"
"참... 농담도."
둘은 집안으로 들어갔고, 집에서는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냄새가 확 올라왔다.
"후우. 한 5년만인가?"
"과현이 몇살이지?"
"몇살로 보이는데?"
"30살."
"흐음.. 젊게 봐줘서 고마운데. 32살이야."
"그러면... 할아버지가 돌아가신게 27살때야?"
"아니. 내가 10살때였을걸?"
붉은나비는 속았다. 라는 표정을 지었다. 붉은나비는 조용히 구석에 쳐박혀서 원을
돌리면서 귀기를 잔뜩 뿜어댔다.
"우욱. 성묘는 와야 될거 아니냐!"
"쳇."
그렇게, 정신없이 회의도 못한채 첫날이 흘러갔다. 그리고 그날 밤..
"후우~ 후우~"
고요한 어둠에 서서히 산은 물들어갔고, 어둠이 산을 집어삼키는 듯 하였다.
어둠에 서서히 잠식되어가는 산. 그리고, 어둠이 깔린 산은...
"후우~ 후우~"
소쩍새가 울고,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풀숲에서는 풀벌레가 울어대는 그런
산속... 소쩍새의 울음소리는 서서히 산에 내리깔렸고, 조용한데 가끔씩 들려왔다.
잊을만 하면 들려오고, 잊을만 하면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소쩍새의 울음소리..
망령을 피해, 과거의 흔적으로 거슬러 온 과현. 그리고, 붉은나비가 혼자 나가 조사
한 사실... 그것들은 한데 뒤엉키기 시작했다. 그리고, 윤회의 챗바퀴는 더욱 속도를
내서 돌고 있었다...
恨이 되어버린 사랑.
검은 증오의 불길이 되어 타오르기 시작한 사랑.
하지만.. 한도, 검은 증오의 불길도 운명처럼 사그라 들기 시작한다.
---------------후기.
으암.
그냥 순간 생각나서, 연결부분처럼, 짤막하게 써봤..<-
흐음...
서서히 절정으로 다다르고 있다는 기분이 듭..
왠지 모르게 진지해진 과현도 있고.<-
붉은나비의 잔영 다섯번째 페이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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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붉은나비의 잔영 다섯번째 페이지 - 망령을 피해. 그리고 과거.
은색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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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
04.04.21 22:0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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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우/ㅁ/// 점점 더 낳아지고있는듯..♡
와아... 멋지다.
으에에!! 멋있어♥<-
와이..정말..뭔가..나오는거같[베싯베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