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백 년간 일어난 변화보다 최근 몇 년 사이의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가 더 크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집안의 사물을 통제하고 실제의 화폐 대신 가상화폐가 거래되며 가상의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화려한 삶을 즐기는 세대가 등장했습니다.
교육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을 발표하면서 학생의 자기 주도성과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음을 강조했습니다. 고교 학점제의 취지와 장점, 그리고 단점까지 알아볼까요?
고교학점제란?
학생들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학생이 동일한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었지만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대학생처럼 자신의 진로와 적성, 흥미에 따라 시간표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왜 필요한가요?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의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거나 완전히 새로운 직업의 등장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미래 사회에서는 학생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힘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인재, 자신이 학습의 주체가 되어 자신에게 필요한 배움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인재가 요구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개척할 수 있도록 돕고, 경쟁보다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공부하게 함으로써 학습 동기와 의욕을 고취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달라지나요?
첫째,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권이 확대됩니다. 학생들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게 됩니다. 1학년 때는 선택과목 수강 전 이수해야 하는 '공통과목'을 공부하며 진로 계획을 수립하고 2학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선택과목을 이수합니다. 원하는 과목이 학교에 없다면? 다른 학교에서 원하는 과목을 듣거나 온라인 수업, 대학 등 학교와 연계된 기타 교육 기관에서 과목을 수강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평가 방식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바뀝니다. 현재는 진로 선택과목에만 3단계(A~C) 성취도가 표기되고 있는데요. 2025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 국어, 수학, 영어를 비롯한 공통과목 및 일반, 융합, 진로 등 모든 선택과목에 A~E까지 5단계 성취도가 표기됩니다. 단, 공통과목의 경우 성취도와 석차등급이 같이 표기되어 상대평가 요소가 일부 유지됩니다.
셋째, 학사운영의 기준이 '단위'에서 '학점'으로 변경됩니다. 고등학교 졸업요건이 현재 204단위(고교 3년간 2,890시간)에서 192학점으로 바뀝니다. 50분짜리 수업 16회를 들으면 1학점으로 인정되는데요. 이렇게 3년간 총 2,560시간의 수업을 들어야 졸업요건이 충족됩니다. 또한 현재는 각 학년 수업 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졸업할 수 있지만 2025년부터는 각 과목 출석률(3분의 2 이상)과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습니다. 과목별 성취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미이수 평가(Incomplete)를 받고 재수강이나 보충수업을 통해 졸업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고교 학점제는 2022년부터 일반고 및 특성화고 등 전국의 모든 고등학교에 '부분적'으로 도입도있습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이 고등학생이 되는 2025년부터는 모든 고등학교에서 전면 시행됩니다.
미국, 캐나다, 핀란드,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의 나라에서는 이미 학점제 형식의 교육 과정을 시행 중입니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고등학생들이 과목에 따라 교실을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고, 특정 과목의 성취도가
미달되면 재수강을 하거나 재시험을 치르는 장면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장점 그리고 단점
고교 학점제의 장점은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진로와 적성에 맞춰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생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존중해 주고, 자기 주도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제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가르침을 주는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고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등
전문성과 진정성을 갖춘 학습 전문가로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습니다.
단점이자 우려되는 사항은 아직 16~17세 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를 급하게 결정 내릴 수 있다는 점인데요. 자신이 뭘 잘하는지 모르거나 흥미가 자주 바뀌는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1학년 때 진로를 결정하는 게 큰 부담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실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교육 환경 차이, 교원 부족 등의 문제가 극복되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큰 학력 격차가 벌어질 우려도 있습니다. 특정 과목에 학생이 몰리거나 수강 인원이 미달된 과목은 없어지는 등의 문제 또한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출처 : 동아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