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제가 1월18일부터 20일까지 벤치마킹프로그램에 참가한 후 참가 후기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썼는데 이거 쓰느라 잠도 못자고 머리 짜며 쓴 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올려 봅니다.
‘충남농업테크노파크 지역혁신특성화(RIS)사업단 제2차 벤치마킹프로그램’ 참가 신청 메일을 받았을때정말로 바쁘게 지낸 지난 일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서산으로 온지 여섯 번째 겨울...
특별히 계획된 농사를 생각하며 내려온 것이 아니었기에 처음엔 농촌의 한적함과 단조로움이 답답함
만을 줄 뿐이었다. 그러다 4년전 서천에 사는 사촌시숙의 도움으로 아버님이 상황버섯을 재배하게 되셨고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아버님을 대신해 지난해 초 우리가 팔아 보겠다며 나선지 근 일년.
올해는 농촌의 한적함이 여백의 미로, 단조로움이 풍요로움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희망을 갖도록 인연을 맺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벤치마킹은 앞으로 우리 농기업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의 제시라는데서 큰 의미를 찾고 있다.
이번 벤치마킹은 충남의 70여개 농기업 대표들이 참석, 1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다.
18일에는 충남 논산의 ‘가야곡 왕주,‘해찬들’,‘맛가마식품’, 한산의‘한산 소곡주’를 벤치마킹하였다.
가야곡 왕주는 3대째 내려온 전통기술을 계승한 남상란님이 전통식품명인 13호,한산 소곡주 또한 우희열님이 명인 19호의 영예를 얻고 있었다. 왕주는 알코올 도수 13도의 전통 왕주 이외에 25도와 40도짜리 증류주 출시와 함께 복분자주나 상황버섯주, 오가피주등의 개발로 제품을 다양화 시키는 노력과 활발한 마케팅 전략으로 연매출액 60억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일단 입을 적셨다하면 그 달콤함에 혹은 시나브로 젖어 오는 술맛에 반해 자리에서 일어설 수 없다는 앉은뱅이 술 한산 소곡주는 다양한 용기의 개발로 소곡주라는 단일 품목을 다양한 제품의 가격대로 차별화 시키고 있었다.
장류업계의 대기업인 해찬들과 중소기업인 맛가마식품.
HACCP(식품 위해요소 중점 관리기준)에 맞춘 해찬들의 논산공장.
와~~~ 하는 감탄사가 날 만큼 정갈한 내.외부의 모습에서 HACCP에 맞추다보면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든다고 하는지도 어림 짐작할 수 있었다. 1973년 9월 삼원식품공업사란 이름으로 시작한 해찬들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맛을 찾는데 적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순창이 전통의 맛을 고집했다면, 해찬들은 젊은이의 변화된 입맛을 찾는데 주력했기에 더 성장 할 수 있었다”고.
그 대기업의 틈새시장을 노려 나름의 맛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맛가마식품.
그곳도 HACCP에 맞춰 공장을 다시 지었다는데 깔끔함이 돋보였다. 창업주에 이은 2대째 긴머리 스타일의 경영주는 스타일 만큼이나 멋진 말을 남겼다. 언제든 장류업계에 관심있는 분들이 공장 견학을 원하면 자세하게 공정을 공개하겠노라고, 원한다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겠노라고. 앞서간 자의 여유와 미덕이 느껴지는 부분이라 참 좋았다.
둘째날인 19일에는 전북 고창의 선운산 복분자주 흥진, 전남 나주의 동신대학교 RIS 사업단과 나주배산업 활성화 방안 토의, 보성의 대한다원, 여수의 돌산갓 영농조합을 벤치마킹하였다.
이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TV나 사진을 통해서만 보았던 그 유명한 보성의 녹차밭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산 전체를 개간하여 그곳에 녹차밭을 만든다는 생각은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 일까. 선지자들의 노력과 결실. 산 전체에 어린 나무를 심으며 가졌을 꿈과 희망, 그 과정에서 겪었을 좌절과 굴곡들이 고스란히 산 전체에 묻어나는 듯 했다. 녹차가 무엇인지, 어떻게 좋은지도 모르는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처럼 대중화 시키기까지 그들이 들였을 정성에 감탄사만이 절로 나왔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고 공으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을 절감해 본다.
셋째날인 20일에는 경남 사천의 녹차, 창원대학교 RIS사업단과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 협약, 창녕 양파장류산업을 벤치마킹하였다.
보성의 녹차밭이 산에 조성되었다면 사천의 녹차밭은 2년전부터 평지 15만평에 테마파크 형태를 갖춰 조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변에 물이 흐르고, 땅이 비옥하여 녹차 생산지로는 적격이라고 하며, 무엇보다 평지에 있어 기계로 수확이 가능하다는 큰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사천 녹차는 이창효 대표의 노력으로 90여개 이상의 농가가 협력, 4년후를 기약하며 농지를 합쳤기에 가능한 것이라 한다. 양질의 녹차를 많이 생산하고 잘 팔아서 4년을 기다려준 농민들에게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창원대학교의 식품공학과 교수인 차용준 교수의 ‘창녕양파장류산업’에 관한 내용을 들었다.
흔히 산.학.연의 협력을 말한다. 창녕 양파가 그런 경우라 생각한다.
어느 한 곳이 구심점이 되어서 힘을 모은다면 더 큰 힘이 되어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 그 구심점의 역할을 창원대학교가 했고, 대학은 연구할 수 있는 곳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농산물의 효능 분석, 제품화와 마케팅까지 힘 있는 곳에서 일원화해서 나아갈 수만 있다면...
개인이 자기 농산물에 대하여 효능을 분석해 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며, 제품화 시키는 것도 많은 시설투자와 디자인 개발등의 어려움이 있고, 또 팔기까지 얼마나 어려운가. 이 어려움들을 개인이 아닌 파워풀한 조직이 이끌어 줄 수 있다면... 개인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속도이고, 조직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속도쯤 되려나?
요즘은 지방화시대를 많이 이야기한다. 지방자치시대라 지방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 치열한 경쟁의 가운데 농산물이 놓여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군,구가 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방마다 농산물을 가공하여 제품화 시키고 있고, 그것을 팔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와중에 중복되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며 차별화 시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나가야 하는 그야말로 ‘레드오션’의 회오리에 우리 농기업들이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틈새시장을 찾고, 블루오션을 창출하려는 노력이 점점 더 요구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농부가 아니다. 농기업체 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경영인의 마인드로 사고하고 행동 해야한다. 이번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했던 분은 농사를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했다. 공감하는 말이다.그리고 열심히 농기업체를 운영하다 보면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서울에서 회사 생활할때는 옆에 누가 사는지 몰라도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이제 몇 년동안 농촌에 살다보니 시작도 사람이요, 끝도 사람이란 것을 어렴풋이 깨달아가고 있다. 계속되는 인연과 인연들
그 인연들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 가고 있다. 그 인연의 한자락에 충남농업테크노파크가 있다.
이번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신 정재홍 단장님 이하 모든분께 감사드리며, 어느분이 신년초에 보내 주신 메시지에 올 황금돼지해 ‘돈벼락’ 맞으라고 하시던데 그말이 어찌나 좋던지 ^^. 우리 농기업체 대표님들 올한해 사업 번창하셔서 ‘돈벼락’ 맞으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첫댓글 제가 아는분도 여기 다녀 오셨다고 하드만,,, 글 잘봤습니다. (혹시 김민순님 아세요?)
아 보령에서 양봉하시는 봉이엄마? 정말 대단한 분이시던데 즐거운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