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서 혼란스럽고 지금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아버지가 인천성모에서 수술 후 항암진행중이었고요ㅡ 장염으로 입원중 1월 14일 옵디보여보이를 2차까지 맞으셨습니다.
설 연휴 전날 어지러움으로 넘어지셔서 응급실 통해 입원했는데 며칠간 열이 있었는데 병원에서도 원인을 못찾아 항암부작용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열이 안내리니 아빠께서 감기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결국 연휴 마지막 날 호흡이 힘들어지고.. 그때야 코로나 진단이 내려지고 저녁에 중환자실에 들어가셨어요.
중환자실 면회가 수, 금밖에 안돼서 이틀만에 아버지를 만났는데 격리실에서 산소 달고 멍하니 티비만 보고 계셨어요. 내눈을 봐야지 하니 그제야 저를 보고.. 전날 딸기가 드시고 싶다고 간호사분께 연락이 와서 싸갔는데.. 폐렴으로 아무것도 드시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속이 타들어가고 주변에서 폐렴이면 안좋은 경우가 많다고 해서 진짜 잘못되시는 줄 알았어요
금요일 면회를 가니 조금 나아 보이셨는데 너무 힘들어서 죽더라도 일반병실 가고 싶다고 하셔서 코로나 격리병실로 그날 옮겼습니다. 며칠간 잠도 못주무셨다고 했는데 어둡게 해드리니 계속 켜두던 티비도 끄고 좀 주무시더라고요
며칠동안 저나 엄마랑 조용히 있으니 많이 편해 보였어요. 잠을 자니 몸도 좋아진 것 같다고 좋아하셨는데.. 주말 지나고 주치의가 오더니 항암 못한다고 호스피스 가는 게 좋겠다고 해서.. 두분이 기분 좋게 아침을 맞이했는데 침통해지셨더라고요.
나중에 설명을 들어보니 씨티상 간에 종양이 조금 커졌으니 옵디보여보이 효과가 없는 것 같고, 현재 몸상태에서 항암을 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 격리 끝났으니 일반병실로 옮겼는데 재활팀 올거라더니 안 오고(사실 저는 재활팀 왜 연결해주는지 이해를 못했어요) 치료해줄 게 없으니 퇴원하라는 분위기..
그 사이 저는 호스피스 알아봤는데 근처에 대기가 길어 안되고 한 요양병원에서 요양병동에 있다가 호스피스 병동 자리나면 갈 수 있다고 해서 그리로 옮겼습니다. 그것도 벌써 2주가 지났네요..
병실에 가니 치매시거나 누워만 계시는 분들이라 놀랐지만 일주일이면 호스피스 자리가 날 거라 생각해서 그리로 모셨는데 길어지다 보니 다른 방향도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아버지는 거동이 안되시고 재활치료 받으실 때만 잠깐 휠체어 타고 계세요. 약한 산소줄이랑 피딩줄 하고 계셔서 너무 불편하고 음식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알아알아 연하검사 예약해놓은 상태입니다.
사실 중환자실에 계실 때부터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지금 이 상황이 폐렴때문인지 암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몸상태에서 항암은 불가능하더라도. 폐렴에 대한 추적진료나 재활치료도 해야 할 것 같은데..
거동이 힘드시니 구급차 타고 외래로 예약하고 왔다갔다 진료를 보는 게 맞는지, 아니면 재활병원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앉고 걷는 목표의 재활치료는 하는데 연하검사나 훈련은 안돼서요)
집안에서 치료 정보 찾는 거나 결정을 제가 혼자 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ㅠㅠ 너무 어렵네요
이젠 뼈밖에 안 남으셨는데 말씀하시는 것도 멀쩡하시고 점차 나아지실 것 같아 기적을 바라기 되네요.
그래서 여기 있으면서 이런저런 진료를 봐야 할지,.호스피스에서 편안하게 있어야 하는건지.. 너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일단 드실 수 있게 되고, 조금씩 나아지실 때까지 이곳의 요양병동이든 호스피스든 있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연하검사나 훈련이 안돼서 오늘은 재활병원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한곳에서는 재활치료를 4시간 정도 받을 수 없는 상태라 입원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암치료를 중단하니 아빠가 암환자라는 사실은 잊게 되나봐요 체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현재 상태에서 무모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살아보려고 수술도 항암도 했는데 너무 빨리 체력이 무너져서 저도 후회와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마음의 준비까지 했었지만..
하루하루 살아내시는 아빠를 보니 또 이런저런 선택지를 고민하게 되네요
미친 척하고 캠핑카 빌려서 아버지 사시던 바닷가집에 하루 갔다올까 생각도 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고.. 조금이라도 나으셔서 그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드디어 봄이 오네요
다들 따듯한 봄날 맞이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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