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대자연의 화폭 안에 한 여인과 세 형제의 사랑을 희비극적으로 담아낸 로맨틱 러브스토리이자 웅대한 서사시적 작품. 오역으로 기대감을 부풀린 <가을의 전설>(Legends of The Fall, 1994)은 사실, '몰락해가는 가문의 무용담 같은 이야기'를 서사적 내레이션과 함께 장대하게 그려낸다. 산명수려한 'Big Sky Country'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비극적인 로맨스의 감동은 당시 영화팬들에게 잊히지 않는 추억의 명화로 남았다.
러드로우 가문의 가장 윌리엄 대령을 연기한 안소니 홉킨스, <이.티>의 아역 주연배우에서 성인이 되어 돌아온 헨리 토마스(사무엘 역), 그리고 큰아들 에이단 퀸(알프레드 역)과 비련의 여인 수잔나 핀캐넌으로 분한 줄리아 오몬드의 화려한 출연진으로 일찍이 기대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실질적 주인공은 둘째 트리스탄으로 분한 브래드 피트였다.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을 환기하는 야성적 이미지에 수잔나가 첫눈에 반하듯 관객들의 마음도 설렜다.
트리스탄의 눈부신 후광(?)과 함께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영화는 로키산맥에 접해있는 미국 북서부 몬태나를 주 무대로 전개된다. 역사서사극 <영광의 깃발>(Glory, 1989)에서 에드워드 즈윅(Edward Zwick)과 동업한 바 있는 제임스 호너(James Horner)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대자연의 장관을 포착하고 들어간다. 높푸른 창공 아래 펼쳐진 거대한 산맥과 대평원의 웅대함, 호너의 오케스트레이션은 거기에 현악 군의 풍부하고 고운 멜로디를 위주로 확장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의 교향악사운드를 삽입해 광활한 시각적 공간성을 음악과 합치시킨다.
관객을 압도하는 영상미와 함께 매혹적인 음악의 쾌감으로 강력하게 호소하는 호너의 음악은 드라마적인 순간에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한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삼형제 중 막내 사무엘이 총탄에 맞아 형 트리스탄의 팔에 안겨 숨을 거둘 때까지의 장면에서 강렬한 브라스사운드를 기저로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오케스트라연주는 극적인 긴장감을 점점 더 확대해가면서 동생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트리스탄의 비통한 심정을 더 극렬하게 묘사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풍부하고 감성적인 주선율이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영화음악은 호너가 라이트모티프 방식을 사용해 만든 소수의 스코어들 중 하나이다. 여기서 라이트모티프는 다수의 주연 캐릭터 모두에게 배정된 유일한 테마(또는 모티프)를 의미한다. 그 각각의 모티프는 해당하는 인물이 등장할 때 음악으로 표현되어 나타난다. 내러티브가 주요 캐릭터들의 관계를 축으로 한 가족의 주위를 맴도는 것과 같이 각자에게 주어진 캐릭터 테마들은 그들을 상징화하면서 극의 진행을 암시한다.
호너는 러드로우 가문의 인물들을 하모니와 스타일적인 면에서 서로 유사한 테마로 엮어낸다. 이 테마들은 스코어 안에서 조화롭게 연결되면서 감격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사운드의 미감을 전달한다. '러드로우 가(家)'(The Ludlows)에서 그 느낌을 전해 받을 수 있는데, 노래 '황혼 그리고 안개'(Twilight and mist)의 피아노 연주와 더불어 시작하는 이 곡은 사무엘의 가창과 함께 그를 상징화하면서 러드로우 가족 모두를 위한 테마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며 전개된다.
고운 선율감을 극대화해 감성에 깊이 호소하는 한편 호너는 일본의 전통악기 샤쿠하치(Shakuhachi)를 사용해 연주음의 쓸쓸하고 거친 느낌을 상징화한다. 이는 곧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 트리스탄의 야생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신서사이저와 퍼커션의 긴박감 그리고 메기 보일(Maggie Boyle)의 영창과 어울려 공감각적으로 오싹하게 들려오는 '복수'(Revenge)장면에서 인물의 내면심리를 가장 극렬하게 전달한다. 그는 또한 제이 웅가(Jay Ungar)의 피들(fiddle)을 악기에 편성해 서부를 배경으로 한 목가적 낭만의 공간 분위기를 보강했다.
영화음악을 작곡한 제임스 호너는 그해 골든 글로브 음악상 후보에 지명되었으나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이롭다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의 음악은 무한한 감동을 관객들의 영혼 깊숙이 뿌리내렸다. 장대한 서사의 텍스트 안에서는 물론 음악자체만으로도 마음이 북받쳐 오르게 만드는 음악. 작곡가 호너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장려한 연주로 말미암아 <가을의 전설>은 비로소 오랫동안 기억될 명화의 품격을 완성할 수 있었다.
-수록곡- 1. Legends Of The Fall 2. The Ludlows 3. Off To War 4. To The Boys 5. Samuel's Death 6. Alfred Moves To Helena 7. Farewell/Descent Into Madness 8. The Changing Seasons, Wild Horses, Tristan's Return 9. The Wedding 10. Isabel's Murder, Recollections Of Samuel 11. Revenge 12. Goodbyes 13. Alfred, Tristan, The Colonel, The Legend...
첫댓글 아..이음악 너무좋죠 ㅎㅎ 가을에 여친이랑 걸으면서 혼자 홍알홍알 거리니깐 옆에서 따라서 홍알홍알 ㅎㅎ
<==== 브래드 피트만 보면 자꾸 거울을 보는것 같아 즐거운 1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요 웃음의 정체가 무엇이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인의 향기와 함께 정말 잼나게본 영화입니다. 둘다 남자의? 영화지요
제가 봤던 영화중에서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입니다 .. 아직도 저의 뇌리에 남아있네요... 음악들으니깐 눈물나네요...
죄송한데 이 음악 좀 보내주실수있나요? wjdguswwkd@hanmail.net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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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역이 오히려 더 느낌이 좋네요 ^^
나는 브래드 피트가 집나가서 세계 여러곳을 다니고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수십마리의 말들과 함께 ...
명작이죠^^ 어렸을때봤는데 다시 보고싶네요~
아...간만에 옛기억이 새록새록~~
캬.. 음악 좋고... 영화 좋고... 정말 멋지군요..
ㅜㅜ
군대있을때 주말에 가끔 영화를 보여줬는데.. 이거 뭔 병맛영환가하고 보다가 감동의 쓰나미가 후루ㅜㅜㅜ루루루루루루~
원제는 가을의 몰락 이오나 번역자의 실수로 가을의 전설이 되버린 전설같은 영화
몰락의 전설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