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회의] 손종원 /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
올해 자동차 내수시장은 특소세 인하로 호황을 누린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비관적인 쪽은 소비심리 위축과 2004년부터 실시되는 중대형차 특소세 인하로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도 기껏해야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손종원 연구위원은 “내수시장이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수출이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올해 자동차 판매대수는 지난해에 비해 7.2% 증가할 것이라며 아주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특히 그는 수출에 대해 내년도 세계경기가 좋아지고, GM대우 수출이 회복되면서 11%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시장도 상반기에는 위축되겠지만 하반기에 되살아나 3.7% 성장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또한 손 연구위원은 “2004년부터 시작되는 특소세 인하가 올 8월부터 탄력세율을 통해 미리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003년 01월 10일
여의도 반달곰 올해 GM대우가 정상화되면 완성차 업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종원 현대차의 2003년 내수판매대수는 지난해보다 1.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출시 계획이 없고 GM대우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기아차의 대형 세단인 오피러스의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GM대우는 25.6%, 기아는 6.4%의 내수판매 증가가 예상된다. 2003년 자동차 내수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GM대우의 마케팅전략과 시장점유율 변동 추이라고 생각한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했다 하더라도 제품경쟁력의 변화가 없는 한 판매 급증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GM대우차가 할인판매를 이용해 단기간내 점유율 상승을 노릴 것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GM대우는 단기 점유율 상승보다는 중장기적 성장전략을 취할 것으로 판단된다.
사비에 최근에 중국 시장에서 쏘나타가 베이징 표준 택시로 지정됐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는가.
손종원 중국 시장이 올해도 중요한 이슈인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상태에서는 중국 시장 진출이 회사 실적에 반영되고 나아가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재 연간 5만대, 3만대 수준인 중국 현지공장을 2005년까지 각각 연간 25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현지 조립생산은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지 조립생산은 리스크는 적은 대신 수익성은 떨어진다. 대중국 수출은 80~100%에 달하는 관세장벽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다. 수출은 관세가 25%로 떨어지는 2006년에 가서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쏘나타가 베이징 표준택시로 지정된 것은 중국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현대차가 GM, 파아트 등 선발주자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봉추 새해가 시작되면서 업종별 관심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언급되고 있는 데 비해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
손종원 현대차는 신차 출시 계획이 없어 기아, GM대우에 비해 성장성이 떨어진다. 현대차는 현시점을 도약을 위한 준비기로 규정한다. 현대차의 신차 출시 주기로 보면 올해 쏘나타 후속 모델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2004년 중반으로 미뤘다. 현대차는 2004년 혁신적 후속 차종을 만들 계획이다. 그랜저의 경우 2004년에 출시되는 후속 차종을 쏘나타처럼 수출 주력 차종으로 만들 계획이다. 2004년부터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그랜저, 싼타페의 후속 차종을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GM대우와 르노삼성차의 진정한 신모델도 2004년 하반기 이후에 출시된다.
2004년은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 1~2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1차 검증을 통과했다. 2차 검증에서 통과하면 현대차는 일본 토요타와 겨루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2만원대인 현대차 주가가 10만원대 못 간다는 보장이 없다. 결론적으로 현대차는 가장 저평가된 대형 우량주라고 본다. 이 회사는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가운데 영업이익률 1~2위를 다투고 있다. 올해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더라도 장기 관점에서 사들일 필요가 있다.
리딩히터 지난해 5월 이후 자동차 주가가 종합주가지수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주가와 동조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손종원 오히려 반대라고 본다. 수익성 악화로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주가가 빠지면 한국 자동차 업체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것은 미국 투자자들의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이후 현대차, 기아차 주가가 종합주가지수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원화절상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원화절상으로 현대차의 이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 회사는 생산성 향상, 기아차와 플랫폼 공유에 따른 원가절감, 고부가가치 차종 수출로 원화절상 효과를 만회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올해 현대차 판매보증 충당금을 높이고 기술개발 비용을 일시에 처리하고도 순이익은 1조6천억원을 기록했다. 과거 회계기준으로 하면 올해 현대차의 순이익은 2조3천억원이다.
봉추 올해만 보면 현대차는 그리 매력적인 투자대상은 아닌 것 같다. 2004년에 현대차가 질적으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신호를 어디서 감지할 수 있나.
손종원 올해 따로 신호를 잡을 수는 없다. 2004년에 검증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올해 기술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도 2004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부품업체도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 주식시장에서 잘 먹히는 재료는 성장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상반기에는 현대차보다 기아차의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올해 실적은 영업이익이 70% 늘어나는 등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내내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보이면서 기아차 주가가 한단계 도약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에 비해 우수한 현대차가 빠져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헤지펀드는 현대차 주식을 많이 팔았지만 장기 투자자는 여전히 현대차 주식의 8%를 보유하고 있다.
여의도반달곰 경유 승용차 허용을 놓고 논란이 많다.
손종원 경유차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같으면 산업자원부에서 자동차산업 발전 논리를 들이대며 힘으로 밀어붙이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못한다. 환경부를 비롯해 시민, 사회단체에서 반대하는 상황에서 여론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현재 업계에서는 확신도 비관도 안 하고 있다. 정부는 결국 경유 승용차 허용쪽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2~3년 정도 시간을 끌 것 같다. 그때가 되면 경유값은 휘발유 값의 80~90% 수준으로 오를 것이다.
사비에 완성차는 소비재인데 부품업체는 산업재에 속한다. 산업재이기 때문에 부품업체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한 의견은 어떤가.
손종원 부품업체는 완성차보다 열악하다. 자동차산업은 세계 랭킹 5위지만 부품업은 아니다. 규모가 너무 영세하다. 상장사와 등록사를 합해 50개 정도이고 이 가운데 자본금 50억원 미만이 태반이다. 하지만 이 가운데 적어도 5~6개는 세계적 부품업체로 성장할 수 있다. 한라공조, 평화산업, SDM 등은 국내 완성차 업체에 얽매이지 않고 부품을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