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현대 일본불교
1867년 명치유신(明治維新)이 일어나자 불교는 배불론자(불교를 반대하는 자)들에 의해 폐불훼석(廢佛毁釋 불상과 사찰의 손실)의 운명을 맞는다. 명치 초기 일본의 국학자들은 신도에 의한 교육추진을 선포하고 신불(神佛 신과 부처)을 분리하는 정책을 폈다.
정치력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된 불교는 자위책의 하나로 더욱 신불일치를 강조하는 한편 천황과 군국주의에 대한 충성을 강조했다. 일본군국주의가 저지른 이른바 대동아전쟁은 ‘온 세상을 한집으로 만드는 <팔굉일자=八紘一字> 성전(聖戰)’으로 찬양하는가 하면 천황에게 신권을 부여하고 불교적 성왕(聖王)인 전륜성왕과 동일시하여 정복전쟁을 정당화하는데 앞장섰다.
그러나 일부 양심적인 불교도는 이러한 그릇된 작태를 비판하고 신앙쇄신 운동을 일으켜 불교정신 회복에 앞장섰다. 1932년 일련종의 매미의랑(妹尾義郞 1883-1961)이 주도했던 ‘신흥불교 청년동맹’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일본불교의 역사적 특색 가운데 하나는 엄격한 종파불교(조사불교=祖師佛敎 라고도 한다)다.
일본의 종파불교는 가마꾸라 시대부터 시작되어 무로마찌 시대에 완전히 확립됐는데 ‘최징’을 조사로 하는 천태종, ‘공해’의 진언종, ‘법연’의 정토종, ‘친란’의 정토신종, ‘도원’의 선종, ‘일련’의 일련종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에는 종파가 다르면 본존불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가람배치 양식, 사찰의 색깔과 모양, 심지어는 독경의 음률까지 틀린다. 이 같은 종파는 1945년 이전까지는 13종파로 나누어져 있었다.
13종은 법상종. 천태종. 화엄종. 율종. 진언종. 융통염불종. 정토종. 정토진종. 임제종. 조동종. 황벽종. 일련종. 시종(時宗) 등이다.
그런데 종전(終戰 전쟁이 끝남) 이후에는 화종(和宗). 아함종 등 신흥종파가 더 생겨났다. 일본의 <종교총감>에 의하면 현재 20파, 진언계가 43파, 정토계가 25파, 선종계가 23, 일련(법화)계가 36파, 기타 33개 파 등이다. 이중 전국에 4천 개 이상의 말사를 가지고 있는 종파는 천태. 진언. 일련. 임제. 정토진종 등 8종파로 알려졌다.
일본불교를 말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불교학에 대한 연구 열의와 성과다. 일본 불교는 우리나라보다 늦게 전파되었지만 현재에는 우리나라보다 불교의 팔만대장경들을 일본식으로 번역을 하여 불자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고 있다. 에도시대 이후 종학(宗學)불교의 발달을 바탕으로 상당한 각 종파가 세운 4년제 대학은 10여 개가 넘고 있으며 2년제 단기대학도 상당한 숫자에 이르고 있다. 불교학자의 숫자도 많아 대학의 강사급 이상으로 구성된 ‘인도학. 불교학회’회원은 3천 명에 육박하고 있다.
입문반 1편(1장 ~ 3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