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꽃이었습니다.
그는 풀이었습니다.
그는 나무였고, 한 마리의 새였습니다.
그는 자연이었습니다.
상록원 안뜰에서 그저 나무가 되어, 오는 이 가는 이
말없는 미소로 반겨주며 서있던 그 모습이 생각납니다.
틈만 나면 꽃들을 어루만지고, 물을 주며, 소리 없는 눈빛으로,
사랑담긴 손길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매일 아침 어린아이가, 엄마가 먹여 주는 밥을 입벌리고 받아먹듯,
그렇게 꽃과 나무들은 그분과 함께 있었습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은 그분을 더욱 외롭게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살아가는 세상은 그분을 더욱 슬프게
만들었는지 모릅니다.
자연이 자연그대로 있지 못하고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
가야 하는 현실이 그분에게 더욱 숲과 아이들을 붙들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열정으로 경북숲해설가협회를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궈나갔고,
환경학교에 불태웠을 겁니다.
숲속의 솔이 자기의 생명선이 다함을 알 때 남은 열정을 모두모아
솔방울을 만들어 내듯 그분도 그의 마지막 남은 생명선을 다해
여기 우리들에게 작은 솔방울을 만들어 주고 떠났습니다.
이제 그분이 남긴 씨앗들을 우리들은 바람에 날려 멀리 멀리 퍼트려야 하기에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그분을 애도합니다.
이제 바람이 되어버린, 한줌의 흙이 되어버린 그분을 우리는 다시 볼 수는 없지만 여기 우리의 곁에
한 자연으로 남아있습니다.
함께한 지난 시간들이 있었기에 참 다행입니다.
고맙습니다.
그저 그 시간들이 고맙습니다.
당신은 우리들의 마음입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
행사 준비와 추모사 작성 및 낭독까지 많은 일들을 마다하지 읺고 잘 마무리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리고 추모사를 현장에서 들을 때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찡~ 하네요. 그리고 반성이란걸 하게해 줍니다.
감성.. 감동..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
잠시나마 그분을 떠올려보는 시간이었답니다.
고인을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