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중등교사 임용시험 서울 지역에 합격한 비사범대 4학년 초수로 합격한 수험생 K입니다. 이렇게 합격 수기를 쓰게 되어 정말 기쁜 마음입니다. 저의 1년간의 경험을 최대한 진솔하게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사학과에 재학하며 교직 이수를 받은 경우로 선배 중 임용시험에 합격한 사례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험생활을 시작한 작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임용시험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우선 저는 교육학 또한 시험 과목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공부를 시작한 첫 주까지도 교육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역사교육론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학교에서 역사교육론이라는 과목을 배운 적이 아예 없었습니다. 제가 재학한 학교는 한 과에서 2명만 교직 이수를 받을 수 있어서 전 사회과를 통틀어 사회교육론이라는 과목만이 개설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저의 이런 부족함을 공유하며 이 글을 시작하는 이유는 이 글을 읽으시는 3학년, 4학년 분들께 초수 합격이 분명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입니다. 저의 글이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저의 지난 1년에 대해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2. 1월부터 6월까지의 이야기
1) 1월, 2월, 3월의 이야기
저는 작년 1월 노량진에서 직강으로 임용시험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3학년 2학기를 막 마친 상황이었고, 두 학기를 더 다녀야 졸업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일단 한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서 전공 학원까지는 버스로 35분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5시에 일어나서 5시 40분에는 집을 나서는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한 해 동안 직강 강의실 뒤편에서 공부했었는데, 그 자리라도 안정적으로 잡으려면 6시 30분에는 강의실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처음 며칠 간은 바뀐 기상 시간에 적응하는 것부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전공 공부 또한 제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습니다. 특히 저의 가장 큰 문제는 생전 처음 배워보는 역사교육론이었습니다. 한국사, 서양사, 동양사야 그래도 제가 사학과로서 어느 정도 기본지식이 있었지만, 역사교육론은 처음에는 뭔가 심오하고 이론적으로 좋은 말들의 나열로 느껴져서 이해는 고사하고 그냥 암기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교육학은 전공 공부를 시작한 지 1주일쯤 후 시험 과목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제야 급하게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미 교육학 직강은 마감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ㅇㅅㅎ 선생님의 강의를 직영상 반에서 수강했습니다. 교육학은 전공에 비해 배우는 내용이 깊지는 않았지만, 대신 양이 너무 많아서 그날그날 따라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강의가 진행될수록 그날의 학습량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정말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전공이든 교육하기든 그날그날 열심히 하면 그날 학습한 내용은 어떻게 대략적으로라도 암기할 수 있긴 했지만, 문제는 딱 이틀만 지나면 다 잊힌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공부를 맞게 하고 있는 것인지, 이렇게 해서 정말 의미가 있긴 한 건지 회의가 꽤나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올해 공부하기로 결심한 이상 쭉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1월부터 3월까지를 그럭저럭 보냈던 것 같습니다.
3월이 되면서 학교생활과 공부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저의 공부는 한층 더 어려워졌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대략 1시간 30분, 노량진에서 학교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등교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짠 덕분에 화요일과 금요일만 학교에 가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중 이틀에 학원 강의를 듣지 못한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 쫓아가기만도 바쁜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를 겪으며 4학년에 합격하는 것이 왜 어려운지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학은 3월과 4월 강의를 듣지 않기로 했습니다. 금요일 서양사 강의는 인강으로 금요일 저녁 늦게 듣고, 그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복습은 일요일에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이때는 예습은 전혀 하지 못하였고, 강의가 시작되기 전의 아침 시간은 거의 저번 시간의 복습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저만의 구체적인 학습 계획도 없었습니다. 다만 학원 진도를 최대한 쫓아가는 것을 목표로 했고, 달성하지 못한 부분은 일요일에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1월부터 3월까지 개론서는 손도 대지 못하였습니다.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의 능력상 그 시점에 개론서까지 챙기는 것은 한계라고 판단하여 학원 교재와 프린트에 최대한 집중했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안 든 것은 아니었지만, 한 분야만 깊게 아는 것보다는 전 분야의 기초를 얕게라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선택을 했습니다.
초반기의 공부 중 가장 잘한 점은 스터디를 열심히 진행한 점인 것 같습니다. 저는 8월에 졸업을 앞두고 계시던 초수 선생님과 둘이 1월부터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그분과 같이 공부하면서 많은 도움을 얻었고, 그 덕분에 제가 이렇게 첫 시험에 합격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둘이서만 스터디를 하면 분명 단점도 있겠지만, 저는 둘만 한 덕분에 더욱 적극적이고 밀도 높게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분이나 저나 처음 공부를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를 만들어서 서로 풀어본다거나, 교과서 빈칸을 함께 채워보는 등의 수준까지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냥 서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암기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문답을 주고받는 정도였지만, 그 정도로도 1년간의 공부에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공부를 시작한 초반에는 너무 큰 욕심과 기대를 가지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성실하게 따라가기만 해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원에 있다 보면 엄청나게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하지만 4학년에 초수라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챙길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에서 배우는 양의 절반 정도만 잘 외우고 넘어가도 3월까지의 시간은 충분히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때는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성실하게 임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가장 힘들었던 4월의 이야기
1년간의 수험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꼽으라면 단연 4월일 것입니다. 4월에 교생 실습을 나가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4월이 힘들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었지만 정말 예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4월을 대비하여 3월과 4월 교육학 강의는 듣지 않았고, 전공도 4월 한 달 동안 모두 인강으로 전환하였습니다. 이때는 실습을 나간 학교 근처의 도서관에서 주로 공부를 진행하였습니다. 노량진 학원에는 일요일에만 나와 부족한 부분을 최대한 수습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교생 실습을 위해 다니던 학교는 저의 집에서 1시간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8시까지 출근하여 4시 30분까지 교생 실습하고, 그 후 바로 근처 도서관으로 가서 공부하다가 10시쯤 집으로 출발하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공부하는 시간 자체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해야 할 일들과 생각해야 할 것들이 늘어서 그런지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더 힘들었던 점은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해도 학원 진도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교생 실습이 끝난 오후 시간은 물론이고 실습 중간중간 비는 시간 10분씩이라도 최대한 활용해보았지만, 솔직히 역부족이었습니다. 3월까지의 노력이 여기서 이렇게 끝나나 싶기도 했지만 결국 일단은 최선을 다해보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5월과 6월까지 시간을 할애해서 따라잡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최대한 버텼던 것 같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았을 때 이때의 학습 공백은 대략 7월이 되어서야 완전히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교생 실습이 끝난 후에도 계속 학교에 다니고, 그날의 진도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4월 한 달 동안은 몸도 몸이지만 마음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교생으로서도 충분히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고, 수험생으로서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분명 열심히는 하는데 그다지 성과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교생으로서 학교에 출석한 날이 딱 20일이었는데, 그 하루하루 교생으로서 느낄 수 있던 설렘보다 신체적·정신적인 힘듦이 더 컸다는 점이 지금도 참 아쉽습니다.
4월의 교생 실습 시기 어떻게 공부를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제가 섣불리 말씀을 드리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교생 실습에만 집중하셔도 솔직히 쉽지 않으실 것을 저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때 시험공부를 아예 포기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힘드시더라도 공부를 놓치지 않는 것이, 이 힘든 생활을 빠르게 끝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4월만 잘 극복하면 이후의 수험생활 동안 그렇게까지 힘든 시간은 아마 없으리라는 믿음을 가지시고, 잘 이겨내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3) 5월과 6월의 이야기
어떻게 지나간 것인지 정확히 기억도 나지 않는 4월을 보내고 5월이 되어 저는 다시 노량진 직강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화요일과 금요일은 여전히 학교에 가야 했지만, 그래도 이제 그 외의 날들은 모두 노량진에서 시간을 보내며 공부에 집중하였습니다. 5월부터는 다시 교육학 강의도 인강으로나마 듣기 시작하며 시험공부의 비중을 늘려나갔습니다.
5월과 6월의 주요한 과제 중 하나는 졸업논문 쓰기였습니다. 제가 재학하던 과는 졸업 요건으로 논문 작성을 요구하였습니다. 물론 졸업 자체는 2024년 2월이었습니다만, 하반기에는 도저히 논문을 쓸 시간이 나지 않을 것 같아 이때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강의가 그나마 일찍 끝나는 화요일에는 노량진으로 돌아와서 공부하였고, 강의가 늦게 끝나는 금요일에는 학교 도서관에서 논문 작성에 집중하였습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공부 외에도 할 일이 왜 이렇게 많은지 걱정도 되었지만, 꼭 필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4월 한 달간 놓친 부분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이처럼 그날그날 수업을 듣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이 시기쯤부터는 확실히 제가 1월에 비해 아는 것이 많아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은 정말 많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야 훨씬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어 그 덕분에 공부를 참고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부터 저의 공부 방법도 약간은 체계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 시기 단권화에 집중했습니다. 단권화가 좋은 방법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초수인 상황에서는 단권화가 가장 큰 효율을 얻을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깊이 있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조금 얕더라도 넓은 지식을 얻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때쯤부터는 교재에는 없는, 프린트 등의 기타 자료에 나와 있는 정보를 교재에 채워넣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책을 채워나가고, 제가 알아볼 수 있는 표시들로 중요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저는 검은색, 파란색, 빨간색 볼펜 세 자루만을 활용하여 책을 정리하였습니다. 빨간색 – 파란색 – 검은색 순으로 중요도를 설정하여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순서대로 볼펜 색을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용을 채울 면적이 부족하다 싶을 때는 포스트잇을 활용하였습니다. 이때까지는 약간 초보적이었지만, 5월에서 6월쯤부터 이런 식으로 단권화를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편 5월에는 교생 실습을 다녀온 후 무리를 많이 해서 그런 건지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건지 몸이 참 안 좋았습니다. 아플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대략 1주일 정도는 거의 공부를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량이 나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아파서 공부를 못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다는 점을 이때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5월에는 어린이날 등 쉬는 날이 많다 보니 학교가 휴강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날들에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공부와 논문 작성에 최대한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종강 2주 전쯤에는 논문을 모두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6월 말에 종강함으로써 드디어 공부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3월부터 6월까지의 저는 공부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점은 4학년으로서 시험을 준비하시는 모든 분께 동일할 것이고, 4학년이 아닌 분께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험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나만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때는 정말 포기만 하지 않더라도 너무 잘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7월부터 11월까지의 이야기
1) 7월부터 8월까지의 이야기
이렇게 종강한 후에는 정말로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였습니다. 1학기 때 노력한 덕분에 2학기 때는 온라인 강의 하나만 들어도 졸업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공부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하면서 이때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스터디도 빈도를 늘려 저녁에만 진행하던 것을 아침에도 진행하였습니다. 그간 스터디가 단어 정도의 인출이었다면 이때쯤부터는 제법 문장 수준의 인출이 가능해졌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때도 저희가 문제를 따로 제작하지는 않았고, 최대한 학원에서 배부한 자료를 활용하여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저희 둘다 초수인 상황에서 스터디에 시간을 지나치게 할애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때쯤 교재 단권화가 거의 완성되었습니다. 프린트의 정보, 수업 시간에 언급만 되고 지나간 정보 등을 최대한 열심히 채워넣었습니다. 반드시 그런 체계를 지켰던 것은 아니지만, 키워드라고 판단되는 단어에는 동그라미를, 사람이나 사건의 이름에는 네모를 치며 공부하였습니다. 그리고 부가적인 정보를 최대한 깔끔하게 정리하여 제가 실제로도 알아볼 수 있게끔 하였습니다. 단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깔끔하고 집약적인 정리가 아니라 제가 그 내용을 실제로 알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단권화를 할 때 최대한 그 내용을 암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시기에도 공부 진도 자체는 사실 그렇게 시원하게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할 때 확실히 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조바심을 참으며 7월과 8월은 그렇게 보냈던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는 드디어 개론서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습니다. 개론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1월부터 알고 있었지만, 6월까지는 하루하루 따라가기만도 벅차서 개론서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한국사는 교생 실습 나갈 때 중학교 역사 2 교과서를 조금 봤었고, 근현대사가 너무 어려워서 이해를 위해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1회독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목들의 경우 손도 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늦기 전에 이때부터나마 개론서를 조금씩 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 ‘서양사개론’ 이 두 권만 딱 정확하게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도 읽어야 할 개론서가 여러 권이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것저것 건드리기보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챙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래서 단권화와 개론서 읽기를 병행하는 데 주력하며 7월과 8월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교육학은 7월부터 직강을 들었습니다. 그간 가장 부족한 공부를 꼽자면 교육학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저는 웬만해서는 종이에 제 손으로 필기하는 것을 훨씬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교육학은 그렇게 하기에는 기본이 될 만한 교재도 마땅하지 않았고, 양도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휴대폰의 노트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교육학 내용을 세세하게 정리했습니다. 아무래도 손으로 적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교육학도 저 나름의 단권화를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의 교육학 방법을 참조하시는 건 좋지 않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점수를 통해 알 수 있으시겠지만, 저의 이러한 공부 방법은 임용시험을 대비하는 데 그렇게 적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단권화한 내용을 다 숙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11월까지 학원에서 진행된 모의고사에서 거의 항상 18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실제 시험에서는 그리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교육학에 대해서는 저의 공부 방법을 참조하지 않으시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말씀을 이 지점에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 9월, 10월, 11월의 이야기
이렇게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까 시간이 벌써 9월이 되었습니다. 9월이 되어 2학기가 개강하긴 했지만, 온라인 강의 1개만 들으면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것 자체는 별로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는 시험이 가까워져 온다는 것이 정말 실감이 나면서 그 점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7월부터 8월까지는 그래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만큼만 잘해보자며 나름 긍정적으로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9월이 되니까 더는 그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때는 학원에서 매주 모의고사를 봤는데,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해도 신경이 쓰였던 것은 분명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저의 모의고사 점수는 대체로 50점대 후반에서 60점대 초반으로 유지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시험 난이도에 따라서 진폭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대체로 비슷한 점수였던 것 같습니다. 사진은 제가 썼던 모의고사 답안지입니다. 틀린 내용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내용보다는 이런 식으로 답안을 작성하였다는 것을 참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때쯤부터 내가 어떤 시험을 보려고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실감이 확 나게 되었습니다. 이 시험이 정말 한 끗 차이라는 생각을 자주 했던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는 솔직히 올림픽 정신으로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때쯤부터는 어쩌면 합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7월과 8월에 비해 공부량이 많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는지는 제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람이 굉장히 예민해지는 시기라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니 이때 어떻게든 멘탈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저는 스터디를 같이 하는 친구와 함께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못하겠다 싶은 날에도 서로를 집에 가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면서 어떻게든 학원에서 적어도 9시까지는 공부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받았습니다. 공부가 정 안 되면 말로라도 한번 해보자며 식사 시간에도 공부 이야기를 주로 하였습니다. 제가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던 것은 스터디를 같이 한 그 친구의 덕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는 버텨서 뭐라도 하고 있기만 해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개론서를 10월이 되어서야 1회독에 성공하였습니다. 10월 첫째 주에 ‘서양사개론’을, 둘째 주에 ‘한국인을 위한 중국사’를 완독했습니다. 물론 단권화를 진행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오래 걸린 것이긴 합니다만 진도 자체가 굉장히 늦은 편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가 비록 1회독밖에 하지 못하였지만, 많은 것을 머릿속에 집어넣었다는 것을 믿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나는 안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야 그편이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완독하였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시험 전까지 개론서와 교재를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앞선 시기보다 자율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11월에는 학원에서 강의를 통해 전달되는 양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시간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저의 선택의 여지가 많아졌습니다. 저는 스터디의 시간을 늘리고, 단권화한 교재를 공부하는 데 매진하였습니다. 시험을 앞둔 마지막 일주일에는 하루종일 스터디를 함께 하는 친구와 Zoom을 통해 함께 공부하였습니다. 특별히 서로 문답을 주고받았다기보다는 그냥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일주일이 남으면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서 치열하게 공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때가 되어보니 혼자 멘탈을 유지하는 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때 친구와 함께 Zoom을 통해 어떻게든 공부하며 버티던 일주일이 저의 합격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버티기의 시간 끝에 1차 시험 날이 되었습니다. 시험이 어려웠지만, 왠지 그렇다면 저만 어렵게 느끼는 것이 아닐 거라는 그야말로 패기 넘치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텼던 것 같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바로 근처 카페로 가서 답안 내용을 복기해두었습니다. 끝나면 뭔가 큰 후련함이 있을 것 같았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1차 결과 발표 전까지 2차를 어쨌든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이때 본격적으로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4. 12월과 1월의 이야기
결과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2차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이때는 둘이서만 스터디를 하던 지난 11개월 간의 기조에서 벗어나 두 분을 추가적으로 구해 4인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저나 그 친구나 초수였기 때문에 저희 둘만 해서는 경험 부족으로 잘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수업실연이나 면접이 그렇게 자신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평균만큼만 하자는 생각으로 주변에서 들리는 말들을 이때는 최대한 따라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12월 한 달 동안에는 월, 화, 목, 금 9시부터 5시까지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오전에는 면접을, 오후에는 수업실연을 연습하였습니다. 그리고 스터디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다음 스터디에 쓸 문항을 제작하거나 교과서를 공부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서 정말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첫 수업실연과 지도안 작성은 어찌나 못했던지 그 기억이 지금도 정말 생생합니다. 그래도 스터디를 함께 하는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12월 한 달 동안은 빠르게 실력이 늘어갔던 것 같습니다.
수업실연과 면접을 해보며 느낀 점은 이건 정말 해보면 해볼수록 늘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선생님들의 멋진 수업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2차 시험을 통과할 가망이 있긴 할까 이런 걱정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방법도 없다는 점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이때 함께 스터디를 하던 선생님들 덕분에 마음을 잘 다잡을 수 있었습니다.
1차 결과 발표 후에는 결과에 따라 스터디를 재편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1월에는 새롭게 3인 스터디를 진행하였습니다. 월, 수, 금 9시부터 4시까지 면접과 수업실연 스터디를 진행하여 개인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게 한편으로는 약간 실수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1월에는 마음이 극도로 불안해져서 생각보다 의미없이 보내게 된 시간이 조금 있었는데, 차라리 스터디를 여러 개 했다면 나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는 저의 이런 생각을 참조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망의 2차 시험 날, 저는 수업실연과 면접에서 모두 세 번째 순서를 뽑았습니다. 면접은 그래도 조금 괜찮았는데, 수업실연 때는 정말 떨렸습니다. 그래서 인사하기도 전에 들고 간 대본을 떨어뜨리는 실수까지 저지르기도 하였습니다. 솔직히 2차 시험을 본 이틀 동안에 대해서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엄청나게 긴장되었지만, 그건 남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긴장을 이겨내려 했다는 것 말고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랬던 만큼 최종 합격 결과를 받았을 때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기뻤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저의 수업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기도 하는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5. 나가는 말
이런 과정을 거쳐 저는 서울 지역에 최종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면서 저보다 더 많이 노력하시고, 저보다 더 실력이 뛰어나신 분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지난 1년은 제가 합격한 것은 제가 월등히 뛰어나서가 아니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앞으로도 항상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번에 합격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저의 가족과 친구들, 김태규 선생님과 구영모 선생님, 저와 함께 스터디를 하신 선생님들께 이 글을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진심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혼자 준비했다면 절대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는 저보다 더 열심히 시험을 준비하셔서 더욱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 저의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렇게 부끄럽지만 저의 경험을 공유해보았습니다.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멘탈의 유지인 것 같습니다. 멘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먼저 잘 먹고 잘 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부하다 보면 식사도 잠도 잘 챙기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면 일시적으로는 더 많이 공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받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5일 14시간씩 하는 것보다 2시간 더 자고 7일 12시간씩 하는 게 훨씬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들께서는 건강 관리를 꼭 잘하시면서 시험을 준비하시기를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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