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문화부장관 이어령의 세례 10주년을 맞아 딸 이민아 목사의 간증 부분을 되살려 새롭게 펴낸 『지성에서 영성으로』. 저자가 교토에서 머물던 2004년부터 세례를 받은 직후인 2007년까지의 일기, 강연, 인터뷰 글, 신문기사 등을 모아 정리한 내면의 기록이다. 세례를 받기 전의 교토에서의 이야기, 결정적으로 영성의 단계에 들어가게 된 하와이에서의 이야기, 한국에서의 이야기가 차례로 수록되어있다. 책의 중간에는 저자의 시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
저자소개
1934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56년 「한국일보」에 『우상의 파괴』를 발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등장한 그는, 문학이 저항적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역설함으로써 '저항의 문학'을 기치로 한 전후 세대의 이론적 기수가 되었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파격적으로 「한국일보」 논설위원이 된 이래, 1972년부터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을 때까지 「조선일보」 「한국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등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을 역임하며 우리 시대의 논객으로 활약했다. 현재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중앙일보 상임 고문 및 (재)한중일 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출판사서평
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그는 기성의 모든 권위에 대해 거부하는 몸짓으로 살아온 냉철한 지성인이자 무신론자입니다. 교회를 다녀본 적도 없고, 어떤 종교도 믿어본 적 없었던 그가 2007년 7월 24일 세례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었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신자의 길을 걷습니다. 그동안 많은 직함을 갖고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길을 떠납니다. 이 길이 외로울 수도 있지만 신자로서 한발, 한발 나아가고 싶습니다.” 『지성에서 영성으로』는 누구도 읽을 수 없었던, 냉철한 지성의 한없이 뜨겁고 순진한 일기장입니다. 한 무신론자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까지의 인간적인 망설임을 담은 고백록으로, 저자 이어령이 크리스천으로서 지성에서 영성으로 나아가는 과정과 그에 따른 진솔한 생각을 세세히 기록했습니다. 책 말미에는 여러 언론사에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함께 실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높은 성역의 문지방 위에 오르게 되었다고 고백한 이후, 10년이 흘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그에게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열림원에서는 저자 이어령의 세례 10주년을 맞아 최신개정판에서 빠졌던, 따님 이민아 목사의 간증 부분을 되살려 새롭게 펴냅니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책 전체의 메시지로 볼 때 그 비중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땅에서 하늘처럼 살다 2012년 봄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으신 이민아 목사는 감히 짐작하기 힘든 고통을 때론 뜨거워 목이 데일 듯한 문장으로, 한편으론 한없이 차분하게 서술해갑니다. 예수님은 눈물로 어머니를 위로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고 슬픔을 뛰어넘는 희망을 이야기하십니다. 사람들은 지상에서 인간의 삶은 무엇이고 그 속에 하나님이 어떻게 임하시는지 고백한, 이 먹먹한 편지를 받아들고 한동안 말없이 서 있게 될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이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은 예술과 종교의 ‘영성’이라고 저자 이어령은 말합니다(2017년 8월 사랑의 교회 강연). 미래사회 종교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빈 공간을 영성으로 채우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이죠. 새시대의 문턱에서 이어령이 영성에 대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깊이 있는 고백과 의문, 믿음의 메시지는 읽는 이를 “영성의 빛을 향해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하는 작은 표지가 될 것입니다.
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섬이다 무신론자이기에 더욱 절실하고 높이 울리는 기도
이어령은 교토 연구소에 와서 생활하는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단 한마디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를 고통스럽게 한 것은 누군가와 만나 얘기하고 식사하고 즐겁게 놀고 싶은 마음, 즉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었죠. 저자는 자신을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된 로빈슨 크루소에 비유하며 혼자라는 사실이 주는 고통을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막상 누군가를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 모순된 마음도 털어놓지요. 외롭다는 말은 곧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이국의 모든 풍경과 뉴스, 사람들을 아무 부담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이 교토 생활의 행복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는 이국땅에서 느끼는 존재론적 외로움을 질료로 삼아 꼬박꼬박 일기를 써나갑니다. 일기 쓰기는 빈 종이의 공백, 그 헛헛함을 문자로, 의미로 메워가는 행위이지요. 저자는 흰 고래 모비딕을 쫓는 에이하브 선장을 원고지의 공백과 맞서 싸우는 작가에 비유한 누군가의 평을 예로 들면서, 자신 역시 그 흰 공백의 심장을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에 매일 그 바다에서 익사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죽는 날까지, 세계가 끝나는 날까지 글을 쓰리라 결심하지요. 추운 겨울에도 피는 수선화처럼 끝끝내 고개 들고 일어서는 언어들을 찾아내서요
첫댓글 인간은 저마다 하나의 섬이다.~~~감사합니다.
좋은 책 소개 고마워요
좋은 책 소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