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31. 월요일, 시월의 마지막 밤을 시골농장서 - 어느새 시골 농장에도 가을이 깊게 내려앉았다.
일전에 강원도 깊은 산속 농장서 구입했었던,
모양 좋게 잘 키운 6년근 씨종 산양삼을 시골 농장에 이식할려고 농장으로 내려갔다. 한 5년쯤 잘 키운다면 약성 좋은 멋진 산삼으로 변신하리라.
인쥐와 들쥐만 잘 지켜낸다면.
내려온 김에 하수오.더덕. 잔대. 참취. 감. 방풍씨를 심고, 삼밭에 무성하게 자라서 나무를 감고 올라간 서양 담쟁이덩굴을 다 걷어내느라고 땀께나 흘렸다.
삼밭을 한바뀌 돌아보니 인간인지 짐승인지 알수는 없으나 펜스를 부순데가 많아서 펜스를 보수하고 나니 해가 저물러고 한다.
장생이 씨를 뿌릴려고 땅을 고르는데 중지 크기의 대왕장수말벌이 나무에서 기어나온다. 그런데 잡아서 자세히 보니 꽁지에 침이 없는 걸로 봐서 여왕벌 같다.
날씨가 추우니 힘을 못쓰기는 하나 그래도 대단히 위용스럽긴 하다. 실제로 집에 와서 퐁당시킬려고 재어보니 8cm쯤 되는 대물이고, 집에 와서도 살아서 잘 돌아다니고 퐁당시켰는데도 죽지 않고 십여분간 잘도 돌아다닌다. 참으로 신기한 녀석이다. 보통 장수말벌은 소주병에 넣으면 조금 돌아다니다가 꼴까닥 하는데 반해서...
최전방 천미계곡 수색중대 옆에서 가을에 잡았던 곡갱이자루 만한 칠점사도 소주병에 넣었드니 병밖으로 나올려고 대가리를 쳐들고 나오다가 금새 꼬로록 하면서 가라앉았는데, 이 놈은 상당히 오래도록 헤엄을 치다니..
이해가 잘 안되고 신기하기 까지 하다.
십수년 전 맨손으로 잡다가 중지를 쏘여서 살이 썩어 썩은 살을 면도칼로 도려낸 적이 있었는데, 그때의 대왕장수말벌도 저 정도 크기는 아니였던것 같았지만, 하여간 내가 본, 아니 잡은 장수말벌 중 제일 큰 놈이다.
우리 속담에 "가을 산은 시원찮은 친정보다 낫다"는 말처럼 그야말로 가을 산에는 먹을게 많다.
마치 루비처럼 맑고 밝은 붉은색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구기자와 산수유가 어찌나 탐스러운지 손이 절로가서 한줌 따서 먹었드니 새콤 달콤하면서 풍부한 과즙이 입안을 가득 채우면서 갈증이 저절로 가시고 배고품이 없어졌다.
너무 맛있어서 한동안 두고 두고 먹으려고 1kg쯤 따왔다.
천하장사라 할지라도 세월 이기는 장사는 없다.
온 산야가 만산홍엽이라 나뭇잎도 노랑.빨강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듯이, 장생이들도 어느새 진노랑을 지나서 잎마른 진노랑색으로 갈아입었다.
이렇게 또 한계절이 바뀌어가나보다.
가을 해는 빨리진다. 이것 저것 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서산에 걸려서 어두워지는지라 산을 내려와서 버스를 타려 터벅터벅 걸어가다보니 붉게 지는 저녁노을 사이로 초승달이 밝게 빛난다. 그래서 손가락으로 짚어보니 아하, 오늘이 음력 10월 2일이로구나.
세월 가는 걸 모르고 살다보니 어느새 시월의 마지막 밤이 되었구나.
문득 하루 단일곡 최다 방송 137회로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으며, 2022년 올해 한글날에는 노랫말이 아름다운 노래 5곡 안에 선정되기도 했었던 이용의 노래 "지금도 기억하고 있을까? 10월의 마지막 밤을.."로 시작하는 '잊혀진 계절'이 떠오른다.
원래 조영남이 녹음까지 마친 노래였지만 계약이 틀어져 작곡가 이범희가 대타로 등장시킨 가수가 바로 이용이었다고 한다.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서 코러스와 함께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펼쳐지는 멜로디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이용을 일약 대스타로 만들었던 노래다.
당시 잘 나가던 조용필을 누르고 가요대상을 받을 만큼 인기가 폭발적이었던 이 노래는 오랜 세월
가수 이용에게 캐시카우인 연금송이 되었고, 매년 10월이면 이용은 여기 저기 불려 다니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였기에 기수 이용에게 명예와 부를
안겨준 효자노래인 셈이다.
가히 그의 인생역전이 되게 만들였든 노래다.
노랫말은 ‘모라리자’ ‘슬픈 인연’ 등 3천여 곡의
대중가요 가사를 쓴 한국 대표 작사가 중 한 사람인
박건호가 만들었다.
원곡자 이용의 노래로 들어보자.
https://youtu.be/CbTW-5-G3UM
이와더불어, 요즘 가장 뜨거운 가수라는 임영웅이 임태경과 함께 부른 ‘잊혀진 계절’은 이달 중순 조회수 천 2백만을 넘어서며 가장 인기 있는 가을 노래로 자리를 잡았는데, 노래 장인이라는 소리를 듣는 두 사람이 ‘사랑의 콜센터’란 TV 프로그램에서 부른 노래로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한 목소리로 엮어가는 두 사람의 화음은 새로운 느낌의 가을 발라드를 만들어 냈다.
그 무대에 만추의 가을을 담아 놓은 영상으로 만나보자.
https://youtu.be/7w5lIqX_X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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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이용의 인생을 생각하다보니, 밝게 빛나는 초승달과 더불어 문득 '易'자가 생각난다.
易자를 파자하면 '날 日'과 '아닐 勿'의 조합으로 '우리가 느끼는 날은, 즉 우리가 보는 태양은 쉽게 바뀌기 때문에 늘 같은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바뀔 역'이고 '쉬울 이'다
날 日자는 다들 잘 아는 것이니 설명은 생략하고, 勿(말물. 없을물. 아닐물)은 '하지말라'는 뜻이다.
즉 금지하는 조사로, 원뜻은 '기'다. 기의 색깔이 선명하여야 하는 데서 흐릿하게 하지'말라'는 금지사로 전용되었다.
그런데, 이 易자를 가지고 학자들은 字源이 불분명한 한자라고들 주장한다.
사실, 갑골문상에서 이 글자는 ᚦ과 같은 형태 옆으로 사선 3개가 그어진 형태로 나타난다. 시라카와 시즈카는 양쪽에 모두 사선이 그어진 이체자를 바탕으로 술잔을 그린 상형자로 보고 '술잔을 하사한다'로 해석해 賜(줄 사)의 원 글자로 추정했지만, 내가 보기에 이는 견강부회로 보인다.
반면, 설문해자에서는 소전체를 보고 도마뱀의 형상을 본뜬 상형자라고 해석한다.
또한, 태양과 달이라는설도 있다.
기실 도마뱀(易), 특히
카멜레온과의 도마뱀은 몸의 색을 ‘바꿈’이 ‘쉬움’이다.
나는 이 설문해자가 바로 본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바꿀 역'이고, '쉬울 이'다.
易色容易(색을 바꿈이 쉬움), 交易, 簡易 등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나는
"易은 '날 日'과 '아닐 勿'의 조합으로 '우리가 느끼는 날은, 즉 우리가 보는 태양은 쉽게 바뀌기 때문에 늘 같은게 아니라는 뜻으로 본다.
그래서 '바뀔 역'이고 '쉬울 이'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자연의 이치는 저 초승달에서 보듯이
그믐에서 상현으로
상현에서 보름으로
보름에서 하현으로
하현에서 그믐으로
때되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고,
이에 따라 우리네 인생도
나고,
자라고,
어른이 되고
늙고
죽어서 다시 왔던 곳으로 쉬이 바꾸어 가는 것을.
인간들은 왜 이 이치를 모르고 마치 천년만년 살것처럼 그렇게 아귀다툼을 하면서 아둥바둥 살고 있을까?
첫댓글 역시.....단풍 든 도라지의 싹대는 넘 예쁩니다.
삼을 많이 심으시는지요? 뿌리가 너무 좋은 삼인데요.
저도 신림쪽의 산에 해마다 조금씩 심어 가는데.....인쥐땜에 걱정이......ㅎ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잘 계시지요?
매년 가을에는 이식삼(장뇌)을, 봄에는 인삼묘삼과 인삼씨를 심고 뿌립니다.
해마다하다보니 그 양이 엄청나지만, 인쥐.들쥐.두더지.고라니. 멧돼지가 다 훔쳐가고 살아남는게 얼마안돼요.
열받아서 거금 2000만원을 투자해서 철제펜스에 카메라까지 달았지만 다 무용지물이구요.
작년부터는 미국 선녀벌레가 기승을 부려서 농약. 끈끈이 등으로 방제했으나 그 때뿐이라.
참으로 농사짓기 힘들어요.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으로 산삼을 사서 먹었으면 평생 먹고도 남았을텐데...
이런건 멋모르고 하는거지 현장서 숙식하지않으면 결국 열심히 고생해서 남 좋은일만 하게 된다고 봐요.
벌써 십오년이 되었고 매년 붉은달은 다 따서 다시 심었는데 올라오는 건 몇개 안되구요.
그나마, 인삼종이 아닌 고산서 직접 딸을 따다가 심은 질좋은 천종은 쥐가 귀신같이 알아서 다 갈아먹드라구요.
이제 삼 박사가 되었지만, 그게 아무 소용없어요.
우리나라 산에서 나는 산삼은 모두 인삼씨앗을 뿌린거고 자생 진종은 없어진지 오래라서리.
카페 등에 올라오는 판매용 산삼(일반인들 거는 당연 다 인삼) 중에 진종은 없고 다 지들이 심던지, 남들이 인삼씨뿌린거라.
좋은 날 되세요
시월의 마지막 날을 자연속에서 알차게 보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되세요
삼이 무럭무럭 잘 자라기를 기대해 봅니다.
땅위나 땅속이나 그것들이 문제 입니다,황금색의 도라지 싹대가 이쁘네요,수고 많으셨습니다
맞아요.
그저 공짜로 먹으려고 하는 것들이 문제지요.
즐거운 한주되세요
멋지고 아름다운 산행기와 사진들 잘 봅니다.
단풍 도라지가 눈을 멈추게 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계시지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주되세요
멋진 산행기를 시월의 마지막밤에 올리셔서
더욱 인상깊게 남는군요
축하합니다 보기드문 왕벌 데려 오심을요
좋은글에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계시지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