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야, 홀로 날개 짓을 하지만 그러나 함께 가는 것이 ‘동행’이라고 하더라.
너는 지금 누구랑 동행을 하고 있니? 그동안 아빠는 동행이 거추장스럽게
여겨져서 지금의 외톨이 신세가 되었지 싶어. 이러다 내 인생은 날개 짓만
하다가 끝나는 것 아닐까 살짝 걱정도 되고 그래. 동행을 하려면 먼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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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는 의식이 필요하고 강력한 구속과 책임이 수반되지. 인생은 나그네이기
때문에 혼자 가는 것도 맞고, 외롭지 않기 위해 동행을 하는 것도 맞지만,
아빠는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구속을 싫어했고 그래서 동행에 실패한 것 같다.
초중고는 대학에 비해 보다 강력한 구속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개인의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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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닥 크지 않단다. 왜냐하면 자식 대신 부모가 책임을 지기 때문이란다.
거꾸로 사회는 구속을 줄이고 개인의 책임을 높게 만들어 연대를 지향한다.
성경에서도 하나님께서 나와의 동행을 위해 율법과 성령을 주신 것이란다.
그러고 보면 열중에 혼자서 열을 잘하는 것보다 함께 열을 달성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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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훌륭한 셈이지. 그것을 가정에서부터 배우는데 아빠가 자식 키우는 것이
처음이라 그땐 몰랐구나. 그래서 날개 짓 하는 것만 가르치려고 애를 썼지,
동행을 가르쳐주지 못해서 미안하구나. 지금은 입시 외에 아무 것도 할 여력
조차 없겠지만, 그래도 훗날을 위해 반드시 절 친 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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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신사의 품격’을 보면서 F4(장 동건,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의 연대가
몹시 부럽더구나. 드라마 이런 대사가 나온다. 당구장연대의 공식은 ‘공처럼
둥근 마음’, ‘다이처럼 넓은 생각’, ‘큐대 같은 곧은 의지’, ‘초크 같은 희생정신’, “
카~ 죽여주지 않아? . 아빠는 초크만 없다고 생각하는데 네가 동의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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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품격 16회에서 민 종이 이혼한 아내의 장례식이 나오는데 이놈들의
연대가 많이 부럽더라, 도진(동건)은 출장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있다가,
임 태산(수로)은 거래처 클라이언트들에게 술대접을 하다가, 이 정록은
부인(김 정난)과 결혼반지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등 시급을 다투는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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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전화 한통에 모든 것을 올 스톱 한 채, 장례식장에 모이더라.
차마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친구 최 윤을 보며 세 남자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더니, 울지도 못하고, 넋을 잃은 채 앉아있는 최 윤에게 검은 넥타이와
검은 양복을 입혀준 후 팔에 두 줄짜리 상주 완장을 채워주며 함께 눈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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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리더라."팔에 한 줄 가슴에 한 줄 두 줄을 긋고 서있어 준 놈들. 내 인생이
만난 제일 독한 이별과 내 인생이 만난 최고의 행운들"라는 최윤의 멘트와
함께 최 윤을 대신해 한 줄짜리 완장을 팔에 차고 상주자리에서 조문객들의
문상을 받는 세 남자의 모습은 아빠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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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상속권을 놓고 이복형제들이 서이수를 괴롭히러 왔었을 때는 통쾌했다.
공주야, 보고 싶구나. 동행을 위해 시간과 타이밍이 필요한데 아빠가 그걸
놓쳐서 후회막심이구나.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못해주고 더 많이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 이 여자 정말 스트레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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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을 시작해 보려고요. 댁을. 사양은 안 하는 걸로”
“안 가고 싶지만 억지로 갈게요. 더 있다간, 뭔가 나쁜 짓을 할 거 같거든요.”
“메아리 앨범에서 오렸어요. 짝사랑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이죠. 한
남자의 열정에, 차가 좀 망가지고, 돈이 좀 든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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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사치스럽게 말고 가치스럽게 신어요. 나한테 올 때 이거 신고 와요.
날 좋은 날. 예쁘게“
“원래 짝사랑 3개월 차에는 이렇게 자주 화가 납니까?”
“나 좀 좋아해주면 안돼요?”“근데, 볼 때마다 반하게 되는데 어떡하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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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의 진심이 왜 무례였을까. 내가 서이수씨를 좋아한다는 게,
서이수의 영혼, 서이수의 내면, 서이수의 성격뿐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순간에도 난 댁이 참 예뻐요. 그게 열 받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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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흔 하나에요. 서이수씨와 마주 선 지금 이 순간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 가장 젊은 날이죠. 오늘보단 어제가 청춘이고. 그래서 난 늘
오늘보다 어제 열정적이었고, 어제보단 그저께 대범했어요. 그렇게 난
서이수씨를 만나는 모든 순간, 진심을 다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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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몇날 며칠 잠도 못 자겠지만 괜찮은 걸로”
“그러게 기습뽀뽀를 왜 하나 겁도 없이. 지금 내 손의 악력 느껴져요?
난 이렇게 내 욕망을 분산시키는 중이에요. 힘 다 빠질 때까지
쓰다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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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고 싶지만 참을게요. 참는 남자가 멋있다니까”
“애인 없는 남자들이 우정 다음으로 발명한 게 바로 사랑이야”
“나 싫다는 여자한테 앞뒤 생각 안하고 달려들기엔 난 더 이상 청춘이
아니에요. 할 일도 많고. 다정한 적 없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이 있어요.
딱 거기까지가 내 정중함이고 모두를 위한 배려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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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못하는 게 아니라 제가 안하는 거죠. 우린 또 개새끼랑은 비즈니스
못하거든. 갤러리? 까지 마시고 스케치북 사다가 그림일기나 쓰시죠?
괜히 한국 미술사에까지 폐 끼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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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평화? 난 모두의 평화 같은 거 관심 없어요. 나한테 중요한 건
내 자존심이고 내 기분이야. 난 지금도 댁이 좋지만 이렇게 이용당해 줄
만큼은 아니에요. 착각 했나 본데, 그런 거 다 상관없을 만큼 서이수씨가
좋진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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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상대방 동의 없는 애정행위엔 관심 없어요. 난 리 액션이 중요한
사람이거든. 메 멘 토 예요? 무슨 여자가 뭘 묻기만 하면 기억이 안 난데.
그 머리로 임용고시는 어떻게 봤어요. 몸 구석구석 그간의 만행 다
새겨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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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얼굴값 꽤 하고 살았는데?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남자에겐 진심이
없을 거 같아요? “ ”저 자식 뇌 주름은 마블링이 기가 막힐 거야“
“신경 써서 서있는 중이거든요. 올라와요. 가까이서 보면 더 멋있어요.
자세히 보면 숨 막히고“
2017.6.28.wed.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