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4일비슬지맥2구간
이번주엔 비슬지맥 2구간 땜방과 청룡지맥을 진행하려 금요일 오후 반차 내고 출발한다.
19시6분 들머리 도착 산행을 시작한다.
정자에서 일찍 잠을 청해 보지만 담 들어 허리가 불편해 옆으로 누웠다 똑바로 누웠다 반복하며 멀뚱히 시간만 보내다 늦게 잠들어 03시 일어나 산행을 이어간다.
길은 좋은 편이다.
05시13분 대왕산에 도착한다.
누군가가 등로를 정비해 놓았다.
13.5km지점 관방로에 도착한다.
맥길이 도로나 임도를 만나면 공사하면서 생긴 급경사 절개지와 잡목으로 통과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08시41분 16.7km지점 선의산엔 일제가 민족 정기를 끊기 위해 박았던 쇠말뚝 위치 표시가 있다.
곁봉 용각산 정상석은 자연적으로 있는 바위에 글씨를 새겼다.
거미줄이 너무 많아 얼굴에 달라붙는 거미줄 떼어내기 바쁘다.
남성현재 하산길 잡목 위에 독사가 가만히 있길래 죽었나 하고 스틱으로 건드려 보니 순식간에 사라진다.
발과 정강이는 등산화와 스패츠로 보호가 되는데 허벅지 높이는 보호대가 없어 그냥 지나가다 물렸음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다.
날머리 남성현재에 내려 남성현역까지 2.5km는 걸어서 이동하는데 감나무가 많고 마을 담장엔 예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10월15일청룡지맥(33th)
산행할 때는 담든 허리 통증을 못 느끼다가 산행 끝내고 배낭을 내려 놓으니 통증이 느껴져 중단할까 고민하다 언제 또 오나 싶어 일단 진통제 먹고 진행해 보기로 한다.
청룡지맥 들머리 유가사에 17시10분 도착해 산행 준비를 하는데 방금 하산한 노인 한 분이 "어느산 다녀왔느냐?" 물으시길래 이제 산행 시작하려 한다 하니 "낮에도 멧돼지 나올까 무서운데 밤에 더구나 혼자 무섭지도 않느냐?" 한다.
"멧돼지는 안 무서운데 귀신이 무섭다" 하니 웃으신다.
이 말이 씨가 되었는지 산행 중 멧돼지를 만나 식겁하게 된다.
내일 예매한 귀경 열차가 동대구역에서 오전 9시8분이고 모든 시간 매진이라 무조건 맞춰야 하는데 후기글에 길이 좋은 편이라 하니 밤샘 산행하면 시간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 하다.
유가사 사찰 구경하면 좋겠지만 그런 여유는 없다.
비슬산 정상까지 3.2km는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이고 다행히 걱정했던 허리 통증은 진통제 때문인지 아니면 신경이 산행에 집중되어 그런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18시40분 비슬산 정상이다
분기점은 비슬산에서 왕복 0.8km 다녀와야 하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산패가 없어 대신 이정표라도 찍는다.
등로는 평지처럼 완만해 좋은데 연일 산행이고 박배낭이라 무거워 속도는 내지를 못한다.
도심의 불빛이 보이면 심적으로 안심 된다.
비슬산 종주 코스라서 그런지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고 봉우리에서 등로가 좌나 우로 꺽어질 경우엔 사선으로도 등로가 있어 그 방향으로 진행하니 여러개의 배지를 받지 못했고 거리는 좀 줄어든다.
22시38분 15.4km지점 주봉 청룡산에 도착한다.
배터리를 아끼려 음악도 듣지 않고 조용하게 걷도 있는데 등로 옆에서 낙엽 밟는 소리가 나서 반사적으로 렌턴을 비춰 봤지만 나무와 잡목이 우거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그 순간 길찾기 앱에서 "몇키로 지점이고 평속은...."라는 멘트가 나오자 맹수들이 경계하며 내는 듯한 초저주파 "으르렁 "소리가 들려 커다란 멧돼지란 걸 직감하고 자극하지 않기 위해 렌턴 방향을 돌리고 경계하며 천천히 벗어난다.
멧돼지가 저런 소리를 낸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실제로 들어보기는 처음인데 나를 응시하며 지켜봤을 걸 생각하니 오싹하고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소리다.
한동안 멧돼지와 마주치지 않고 다녔었는데 매주 산행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일이 생기는데 어린 놈들이나 겁 많은 놈들은 도망가지만 사람인 줄 알면서도 기싸움하며 도망가지 않는 놈들이 있어 식겁하게 된다.
0시39분 21.3km지점 앞산 도착한다.
조망 좋고 데크가 있어 비박해도 좋을 듯하다.
선답자 트랙은 앞산에서 성불봉쪽으로 1km되돌아가야 하지만 어차피 하산해 시내 구간을 통과해야 하기에 시간 절약을 위해 back하지 않고 비파산쪽으로 하산한다.
앞산에서 바라본 대구시 야경이다.
비파산전망대는 대구 시내 야경과 멋진 조형물 형형색색 불빛이 있어 멋진 데이트 장소일 듯 싶고 새벽 시간임에도 젊은이들이 오르 내린다.
시내 구간도 선답자 트랙을 따르지 않고 와룡산 입구까지 가까운 쪽으로 진행해 거리를 단축시킨다.
지나다 해장국도 사먹고 발바닥 열 식히려 쉬기도 하고 졸려서 버스정류장에 앉아 잠깐 눈도 붙인다.
06시55분 와룡산 정상에 오르니 새벽운동 나온 사람들도 많고 날이 밝아온다.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기차 시간이 촉박해져 마지막 봉우리 궁산은 패싱하고 도로 따라 걸었지만 합수점 1.9 km 남기고 산행을 종료한다.
기차시간 맞추려 곁봉 패싱하고 앞산에서 비파산 쪽으로 하산하고 시내구간 단축하고 합수점 조금 못 미처 종료해 선답자가 걸은 거리보다는 많이 짧다.
첫댓글 재밌게 읽어 내려가다가 독사에서 깜짝 놀랐어요ㅎㄷㄷ
포근한빛님 늘 안산하시기를 응원합니다~^^
홍차님 후기 읽어 주시고 댓글 남겨 주심에 감사합니다.
홍차님도 늘 안전산행 하세요^^
담든 허리는 괜찮으세요..
어쩌나...
아직 목표의 반도 못했다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는데
허리가 중요한데 ㅜ.ㅜ
치료를 받아야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할
나이 잖아요
병원에 꼭 가셔서 약드세요.
귀찮다 하지 말구요.
이번에도 수고하셨습니다 ㅎ
허리 고질적인건 아니고 담든 거라서 치료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고 시간 지남 괜찮을겁니다.
감사해요~^^
담와서 가뿐하게 29키로에서 스탑하시나 했는데 더 긴 파트2가..ㅎ 담도 기죽어 허물어질 듯~^^)b
청소년기 대구 앞산 아래 살았는데
사진보니 저 앞산이 그 앞산인가싶고 신기~^^
허리 통증 명분으로 1차산행으로 끝낼까 많이 망설이긴 했어요.
근데 어차피 누가 대신 걸어줄 것도 아니고 다시 와야 한다는 것에 진행하게 되었네요.
앞산에서 대구시가 안 눈에 내려다 보이고 남산처럼 가꾸어져 있어 가볼만 하니 비박으로 한번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