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orgiven. 1992년 작. 127분.
1993년 제 65회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남우조연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 남우주연상은 <여인의 향기>에서 열연했던 Al Pacino에게 뺏겼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진 해크먼, 모건 프리먼.
이 작품으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처음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TV 탤런트 출신 또는 마카로니 웨스턴 출신이란 비아냥 섞인 출신성분의 벽을 뛰어넘게 됐다. 더 나아가 그는 후일 <밀리언 달러 베이비>(2004년)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동시 수상한 유일한 배우란 칭송과 함께 거장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는 1971년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로 처음 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용서받지 못한 자>는 8번째 감독 작품이며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12번째 감독 작품이다. 우리가 이미 감상했던 <체인질링>은 15번째, <그랜토리노>는 16번째이며, 2010년 <히어 애프터>까지 그가 감독한 작품은 모두 18개에 이른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익히 알고 있듯이, 창녀에게 못된 짓을 한 두 카우보이에게 창녀들이 현상금을 걸게 되자 이를 두고 벌어지는 총잡이들과 지역 보안관과의 대결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이 영화를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 보면, 거기엔 정치적(?)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정의와 법을 빙자한 독재 권력(보안관)이 군림하고, 그 권력에 희생된 친구에 대한 복수극을 벌이는 총잡이의 저항이 주제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마지막 서부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듯이, 이 영화엔 웅장한 스케일이나 화려한 미술, 그 흔한 화끈한 액션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서부극에 필수(?) 요소인 요염한 여배우도 한 명 없다. 다만 한 물 간 늙은 총잡이 빌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마을을 제맘대로 주무르는 폭군 보안관 리틀 빌 대거트(진 해크먼)가 있을 뿐이다.
보안관 빌은 마을의 평화가 우선이란 명분 아래 창녀들의 인권은 도외시한 채 죄지은 카우보이들을 비호한다. 오히려 그들을 응징한 총잡이들 검거에 나선다. 이 과정에 머니의 옛친구인 네드 로건(모건 프리먼)은 빌에 의해 처형 당한다. 비가 마구 쏟아지는 어느 날, 머니는 끝내 친구의 복수에 나서는데......
# 이 영화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 전세계에서 무려 1억5천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임을 감안한다면, 굉장한 수익이 아닐 수 없다.
# 영화의 유명세는 일본에까지 전파돼 2013년 똑 같은 題名으로 리메이크됐다. 주연은 일본이 자랑하는 국제적 배우 와타나베 켄이 맡았다. 2013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이기도 하다. 와타나베 켄은 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사회자로 참여했다.
# 한국에서도 2005년 같은 題名의 영화가 상영됐다. 내용은 군대 내 이야기로 '윤 일병 사건'을 예고한 듯한 것이었다. 이 작품에 처음 데뷔한 하정우가 청룡, 백상 등 국내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휩쓸면서 스타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