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 다니던 시절 출장과 여행으로 LA, 라스베가스, 덴버, 샌프란시스코, 시에틀,
시카고, 하와이 등은 한, 두번씩 다 가보았으나, 정작 딸이 사는 뉴욕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가을 초는 나의 일 때문에, 내년 봄은 며느리 출산 때문에 부득이 11월 초로
일정을 잡았다. 가본 사람, 살아본 사람도 많이 있겠으나, 나름대로 준비도 했었고 해서, 행여
뉴욕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가 해서 난필이 나마, 여행 일기 식으로 몇
자씩 적어 본다.
2014년 11월 10일 뉴욕에서 석정 박 상 식
Nov. 10, 2014 ( 월 )
더 자면 제시간에 못 일어날지도 모르는다는 부담감에 1시 반, 선잠을 깨웠다.
이것 저것, 미진한 걸 다시 챙겨본다. 어제 저녁 이민가방 하나와 트렁크 둘을 차 트렁크에 실은
터라, 배낭과 가벼운 짐을 들고 집을 나섰다.
춘천에서 출발한 첫 리무진 버스를 청평에서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일찍 서둘은 터라, 여유있게 수속과 아침 식사를 끝낼 수 있었다. 길고 긴 13시간 반의 운항
끝에 J. F. 케네디 공항에 도착했다.
Nov. 10, 2014 ( 월 )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다시 10일 오전 10시다. 시차를 적응 못한 어리어리
한 상태에서 희연이와 손주 알렉스를 만나, 뉴저지 에지워더 딸네 집에 여정을 풀었다.
거의 아침 마다 영상통화를 하여서 인지, 조손 간의 천륜이어서 인지, 아내는 문론
무척 나를 따른다. 십개월 전 행현리에서 삼개월 간 많이 놀아준 덕인 듯 싶다.
Nov. 10, 2014 ( 화 )
어제 9시에 잠자리에 든 덕에 3시에 일어 날 수 있었다. 1시에 일어 났다는
아내를 도와 집안 정리를 하다가, 5시반, 단단이 옷을 챙겨 입고, 새벽운동을 위해 허드슨
강변으로 향했다. 어제 오후에 홀푸드 대형 매장을 들렸을 때, 한달 여 동안 새벽과 저녁, 틈나는
대로 걷기로 작정한 나만의 코스인 셈이다. 에지워더 마켓 플레이스의 헬스센터에서 경쾌한 음악에
맞춰 흑백의 이, 삼 십명이 런닝에 여념이 없다. 다시 북쪽으로 마리나 리조트까지 걸었다.
아침 노을이 붉게 물든 순간, 경적 소리가 들린다. 미드타운 웨스트 까지 왕복
하는 NY Waterway 수상 택시였다. 아마 체류기간 동안 한,두 번은 타 볼 듯 싶다.
알렉스가 아기학교를 간 오전동안 집안 정리를 이어서 했다. 이젠 제법 잘
정돈 된 집에서 지낼 듯 싶다. 점심엔 멕시칸 후드를 먹었다.
오후 3시 반, 집에서 높이 보이는 능선길을 두 시간 걸었다. 단풍이 한참이었고
Winston Tower는 초고층 아파트로 서울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6시가 안된 시각에 주위는
벌써 컴컴하다.
Nov. 12, 2014 ( 수 )
점점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시차적응이 덜 된 탓에 3시에 일어 났다.
이것저것 나의 소지품을 정리하니 5시다. 한시간 동안 붓을 들었다. 담요를 구해 판을 깐 덕에
어제 보단 붓감이 한결 좋다.
옷을 갈아 입고, 허드슨 강변으로 나갔다. 마리나 입구에서 어제 만났던
부부를 만났다. 지나치면서 아는 척을 한다. 나도 인사를 했다. 앞으로도 가끔은 조우 할 것
같다. 손주를 데리고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강아지와 두 번 만났는데 무척 좋아한다. 특히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은 필수다.
자동차로 30여분 리버사이드 쇼핑몰 로 갔다. 외투와 아내 신발을 샀다.
가격대비 꽤 괜찮다. 점심으로 B. B. P.에서 햄버거와 야채 샐러드를 먹었다. 아주 맛있었다.
오후 3시 손주 오침 시간에 맞춰 허드슨 강변을 걸었다. 조금 더 걷기 위해
안 가본 동내길로 갔다. 초등학교 옆 작은 공원 정자가 있는데, 맨허튼 마천루들이 보이는데
전망이 무척 좋다. 오전에 조금의 비로 조망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저녁에 작은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했다. 무척 반가워 하신다. 앞으로 찿아
뵈야 할 것이다. 사촌 동생이 픽업해 주겠단다. 롱 아일랜드 에서 여기까지는 한시간 반 거리란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선 아주 지척일 것이다.
Nov. 13, 2014 ( 목 )
아직 미명인 6시, 날이 몹시 쌀쌀 하다. 단풍이 한창인 가을이나, 미리
겨울 맛을 보라는 뜻인가? 올해는 봄을 북유럽과 행현리에서 두번 즐겼고, 가을은 뉴욕과
행현리에서 만끽하다니, 나는 보기 드문 행운아인 모양이다.
9시 미드타운 웨스트에 있는 포트 오소리티 버스 터미널 행 버스에 올랐다.
9시 40분 드디어 나는 뉴욕 시티 맨허튼의 한가운데인 곳에 발을 들여 놓았다.
교보문고에서 한 달전 구입해서 공부했던 뉴욕 100배 즐기기 책의 사진 들이
점차 현실로 다가 왔다. 우선 터미널에서 가까운 타임스퀘어를 찿았다. 증명사진 부터 찍었다.
T.V.나 영화에서 보아 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브로드웨이는 역시 화려했고, 야외 아이스 링크가 있는
브라이언트공원은 사진에본 것 보다 더 좋았다. 뉴욕 공공 도서관, 뉴욕 주립대 건물은 최신 마천루
들과는 달리 고풍 스러웠으나, 묘하게도 서로 어울어짐이 신기했다. 두터운 잠퍼는 입었으나, 어제
낮, 너무 따뜻한 기억에 얇은 바지를 입은 것이 12시 반 경, 부득이 철수를 하게 만들었다.
중간에 푸드 트럭에서 요기는 했었으나, 에지워더에 도착해 유기농 샐러드
와 커리 라이스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보슬비가 내리는 저녁 우산을 들고, 허드슨 강변을 걸었다.
강건너 맨허튼 야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접었다.
Nov. 14, 2014 ( 금 )
이슬비가 내리더니, 뜨음해 졌다. 운동복에 외투까지 차려 입었다.
운동을 하지 말까 하고, 처마 밑에 있는데, 의외로 안개비가 되더니, 비가 그쳤다.
에지워터 마켓 프레이스끼지 걸었다. 베이글 카페란 가게가 보인다. 갓 구운 베이글 두개를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정말 맛 있었다.
오늘은 손주가 아기학교 가는 날이라 우리를 커먼스 몰에 내려 주었다.
12시까지 나름대로 쇼핑을 했다. 딸과 같이 옆의 식당에서 스프와 치킨 샐러드로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추워 맨허튼 행을 접으려 했으나 나 혼자 버스에 탔다. 금요일 오후4시 부터는 뉴욕 현대 미술관인
MoMA가 입장이 무료란 정보를 딸로 부터 들은 터이다. 4시까지 시간을 보내려 5번가를 배회했다.
간단한 쇼핑과 관광을 했다.
역시 공짜라 사람들이 아주 많다. 고호, 고갱, 피카소, 샤갈 등등
작가의 주옥 같은 작품 등등. 문외한이 보기엔 장난 같은 설치미술 들, 특히 6층, 마티스의 특별전은
나를 경악케 했다. 역시 긴 줄에 지친 나를 져 버리진 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주의 지나친 환영을 받으며, 집에 들어 와 하루를 마감했다.
Nov. 16, 2014 ( 일 )
어제 바람이 불더니 기온이 급강하 했다. 미국에 온 후 처음으로 길에서
얼음을 봤다. 어제와는 달리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달라 했다. 역시 맛이 더 있었다.
10시에 커먼스 몰에 갔다. 나이키 운동화와 경 등산화를 샀다. 뉴저지에선 의류와 신발에 세금이
붙지 않는단다. 역시 품질과 가격이 좋았다.
손주를 데리고 아파트 단지를 돌았다. 집안에선 활발히 잘 노는데 야외에선
아직 적응이 안 돼 보인다. 저녁엔 거실에서 공놀이를 집중했다. 꽤 놀았는데 더 놀자고 보챈다.
내일 2박 3일 여행을 위해 필요한 짐들을 챙겼다.
첫댓글 ㅋㅋ뉴욕100배 즐기기 저희집에도
있는데...저도 열심히 공부해서 뉴욕을
한번 가봐야겠어요~~^^
늘 멋지신 박상식학우님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