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경남중고26회동기회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재경 동기들 이야기 스크랩 이륙산악회 12/26 용봉산 송년산행
배슈맑 추천 0 조회 29 09.12.29 16:13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산행 일정)

12/26  07:30  화곡동 출발

         08:00   압구정 출발

         10:10   홍성 도착

         10:30   용봉초교 등산 시작 

         11:30   용봉산

         11:50   노적봉

         12:20   (식사 후 출발)

         12:45   악귀봉

         13:10   마애불

         13:20   용봉사

         13:30   주차장

         14:00   세심천

         15:15   세심천 출발

         15:50   남당항

         18:00   남당항 출발

         20:00   서울 도착 

 

 (용봉초교 뒷산)

수년간 별러 오던 용봉산행을 26산케 송년 산행지로 정하고 나서니,

새삼 지난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진행했던 금북정맥 길이 떠오른다.

압구정동을 출발하여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 땅에 이르니 함박눈이 쏟아진다..

금북의 추억과 지난 해 송년 산행을 했던 덕숭산을 마주 할 기대감으로 들뜬 기분을 안고 홍성 I.C.를 지난다..

 (미륵암)

갈산 로터리에서 만난 중산 부부의 얼굴은 언제나 처럼 맑고 웃음 띈 모습이다..

고운 사랑 오래 오래 간직하며 그리운 벗들을 찾아 나서는 소풍길이 계속 이어지기를..

떼지어 오르는 용봉산 초입 길이 부드러운 包道로 이어지니 오늘 산행의 가벼움이 기대된다..

너무 빠른 하산도 곤란하니 천천히 시간 조절을 하기로 마음 먹고 걸음을 늦추며 많은 얘기거리들을 나눈다.

 (오서산)

미륵사 미륵상 앞에서 단체 촬영으로 송년을 기록하고,

龍의 등을 밟으며 비늘 같은 암반 슬랩이 눈바람에 미끄럽지만

조심스레 디뎌 오르며 잦은 발 쉼과 발 아래 풍경 구경으로 속도를 늦춘다.

남으로 우뚝한 오서산 아래 광천읍, 구항면 평화로운 마을들이

內浦의 정기를 가득 담은 채 한 겨울을 나면서,

소복히 쌓여가는 눈발에 또 한 해의 전설을 묻는다..

 (홍북면)

금북의 맥을 안고 살다가 도청 이전으로 대박 난 홍북면..

저 햇살 같은 축복이 내려 와 삽다리 가는 길목 마다 복덕방이 춤을 춘다.

금마천 따라 흘러 삽교천을 지나면 아산만 바다에 흘러 들어 갈 눈이 녹아 내린다..

용봉산 남쪽 비탈에 서서 해바라기를 즐기며 오름을 멈춘 채..

바라 보는 먼 하늘에 몇 마리 되지 않는 기러기 떼가 후퇴하는 패잔병 처럼 남으로 향한다. 

 (홍성읍)

장항선 따라 서해를 이어가는 평화로운 마을들..

그 옛날 홍주의 명성을 간직한 채 충남 내포 땅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홍성읍에도

홍북면과 같은 햇살이 비추고 있구나..

금강의 맥으로 구분 짓는 광천 땅과는 삶의 양식이 판이 하거늘..

예로 의병과 투사를 많이 배출한 이 땅에 21세기의 광영은 어떤 모습으로 찾아 올것인가..

 (투석봉)

홍성 남쪽 꽃조개재에 우뚝 선 한용운 선생의 모습을 떠올리고,

일월산 주암을 닮은 투석봉을 지나며 미끄러운 북릉 길을 만난다.

아이젠을 착용하기도 하지만,발 끝에 닿는 암릉의 맛을 느끼고자 조심스럽게 그냥 진행한다.

전날 한강기맥 소리산의 짙은 눈바람에 젖었던 카메라가 잠시 오작동을 할까 봐 걱정이 앞선다.

품에서 따뜻하게 데우니 다행히 살아 난다.

 (용봉산 최고봉)

작년 이 맘때 덕숭산에서 마주하고, 올 여름 홍동산에서 마주하던

용봉산정을 그예 밟고 나니, 마치 그립고 그리웁던 짝사랑을 만난 기분이다.

오늘의 최고봉에서 단체 기념을 남기고 부디 건강하고 환한 저 웃음들이 오래 오래 이산 저산에 흩뜨려 퍼지기를..

요즘 심장에 관한 관심들이 유행하다 보니 한켠으론 걱정되질 않는 바 아니나..

그냥 모든 것 잊고 ,사는 날 까지 밝게 살아 가는 것이.. 

 

 (노적-악귀봉 넘어 수암산 까지)

본디 한개의 산이었던 수암산 까지의 연결 산행은 날씨와 인원 등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홍성 땅 용봉산으로 만족하기로 하고..예산 땅 수암산은 다음으로..

훗날 어느 봄 날에 진달래 만발하는 날, 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온천 여행 길에 나서면..

그 때 훠어이 휘저으며 저 먼 곳 까지 이어 가리라.. 

 

 (노적봉에서 바라 본 덕숭산)

아이젠을 착용하고 북사면 암릉 눈길을 조심스레 내려 밟는다.

산케들의 정을 나눈 부부들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아기자기한

암릉길이 지루하질 않을 만큼 멋진 산행을 이어간다.

아침을 설친 탓으로 배고픔을 하소연하는 친구의 신호를 받아,

노적봉에서 판을 펼친다..그래 이왕 축소한 산길..빨리가서 무엇하랴..

본래 계획은 절고개 팔각정에서 오붓하게 막걸리 한 잔 나누려 했는데..

 (홍동산)

몇해 전 산불로 인해 산 정상을 태워 먹은 오른쪽  홍동산을 바라 본다..

지난 여름 뙤약볕 속에서 불탄 나목의 그을음이 더위를 더했던 기억이 되살아 나고..

서양의 어느 한적한 교회 처럼 생긴 까치 고개 폐가 지붕에도 눈이 쌓였을까.. 

대간을 마친 후 힘들여 밟아 나간 기억들이 쌓여

어느 새 내년 년초에 시작될 낙동 길 하나 남겨두었으니..사람 발 길이 무섭구나.. 

 (노적봉)

30분여 막걸리와 이슬이를 함께 하는 동안 새삼 날씨가 비교적 따뜻해져

올 한 해 축복 받은 산케들의 산행이 자랑스럽다..

일년 한 해 52주 중에서 설, 추석 명절과 여름 하계 휴가 빼고

정기 산행 49번, 명절 번개 산행 2번을 무사히 마쳤으니..이건 하늘의 도움이다..

 

 (악귀봉)

노적봉 꼭대기를 넘어서면서 가까이 다가오는

덕숭산, 가야산이 우람스럽다..

저 넘어 석문봉, 일락산을  이어 가는 산길이 우릴 기다리는데..

더도 덜도 말고 한 칠십까지만 부지런히 걸어 갈 힘이 남았으면..

하고 많은 이 땅 멋진 골과 뫼를 두루 구경 다니고 싶은데..

 

 (키큰 바위)

노적봉 내림길 험로에 안전시설을 한 덕분에 우회로를 버리고 무사히 암봉을 넘어선다.

이 멋진 모습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계단이긴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암릉길이라 이정도 시설은 이해가 된다..

조금만 작게 설치했어도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노적봉 북사면)

안전 시설 덕분에 눈 쌓인 북벽 길을 무사히 내려 밟고..

일월산 산신당에서 마주 보던 이 산 길을 감개 무량하게 올려다 본다.

지금쯤 살포쟁이 고개 서낭당에도 저 처럼 따뜻한 햇살이 비추겠지..

신성역 쯤을 지나는 기차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활터 능선)

저 넓고 넓은 들녘에서 풍성한 삶이 이어 진 탓인가..

용감하고 의로운 인물들이 또한 줄줄하구나..

홍성 땅을 빛낸 인물들..

최영 장군의 활터를 내려다 보며 말달리는 기상을 맛본다.. 

 

 (악귀봉 전망대)

멋진 전망대에서 오래 지체하며 사방을 둘러 본다..

아..이리도 멋드러진 금강산이 있었으니..

진작 올 걸 그랬지..

 (용봉저수지-덕숭산)

수덕사 육괴정 고개 지나 가루실 마을 아래 용봉저수지가

흰눈을 덮은 채로 화려한 모습으로 산객들을 환영한다..

덕산면 험한 산세 덕분에 좁은 논밭뙤기 이루었건만,

저 풍부한 저수 덕분에 그나마 양식 걱정은 없었겠다..

 (5형제 바위)

북한산 오봉을 닮았구나..

무슨 사연이 있었던 까닭일까..

어느 형제 많은 집의 전설을 저리 올려 놓았구나.

 

 (악귀봉)

홍주 구백의총의 혼들이 모여 선 느낌인데..

왠 악귀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임존성 아래 의총을 마주하는 또 다른 이야기를 늘어 놓았으면.. 

나본들 지나 한티고개를 넘던 천주교도의 순교를 탓함인가.. 

 (가야산-원효봉)

대원군 아버지 남연군의 묘소가 있다는 가야산 아래..

원효봉 너머로 서원산이 고개를 내민다..

용현계곡을 넘는 백제의 미소를 그리워하며 아귀봉을 내려서고

팔각정을 지나 절고개에 닿는다.. 

 (마애불)

용봉사를 찾아 내리는 길에

마애불 앞에서 무사 산행을 빌고..

정중히 엎드린 산케들의 바램을 외면하지 마소서..

발치 앞 마당의 흰눈이 깨끗한 홑이불 같구나..

 (병풍바위)

용봉사 절터를 감싼 병풍바위를 올려다 보며

연인들의 얘기를 올려 놓은 낭만을 미소짓고..

내님이던 연인이던 꽤 괜찮은 발상이라..

넓고 큰 가슴으로 둘러 싼 영혼들을 꿈꾼다..

 (용봉사)

세심천 목욕을 정갈히 하고, 남당항 회식을 기다릴제..

갑작스런 소재의 전화가 오늘의 해프닝을 마무리하는구나..

먼 길 달려 온 벗이 고맙고 반갑고야..

 (남당항)

2009년 한 해 동안의 발길이 저물어 가는데..

또 다가올 새해에도 변함 없는 산행이 이어져,

저리 아름다운 하늘 아래에서 맘껏 취해보자꾸나..

 

12/29 道然

 
다음검색
댓글
  • 09.12.30 13:14

    첫댓글 또 뵙는구려. 보고 또 보고, 읽고 또 읽어도 용봉산이 한 편의 시가 되네요. 내년에 뵙겠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사업도, 두 아들도, 물푸레님도 모두 행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09.12.31 12:58

    기축년을 마무리 하는 날에 도연이 담담하게 읊은 산케들의 용봉산 탐승길을 따라가 보는구나. 새해에도 좋은 산길 열리길 기원하네요.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