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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따라 바람따라(여행기) 스크랩 그리스, 터키 여행 1 - 아테네, 에기나섬, 에페소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311 10.02.10 22:13 댓글 18
게시글 본문내용

집을 짓기 시작하고, 이사를 오고, 이곳 희호재에서 살면서 생활이 많이 단순해졌다.

그 때문에 오랫만에 바깥 나들이를 하다.

여행은 네 명이 가면 제일 좋은 것 같다. 여러 모로... 그래서 우리 넷은 내내 하하호호 거리면서 돌아다니다.

유럽은 비행 시간이 길다. 더구나 일정상 독일 경유 비행기를 이용할 수 밖에 없어 돈은 남았지만 가고오는 데 걸린 시간이 아까웠다.

 

가기 전 미리 공부를 못 하였고, 또 사진 찍느라 가이드의 설명도 열심히 듣지 못해 잊어버린 이름이 많았다.

그 때문에 인터넷에서 찾다보니 우리와 비슷한 곳으로 여행을 다녀온 많은 이들이 올려놓은 사진들이 이미 누리세상에 한 가득이다.

남편이 얼마 전까지 쓰던 조금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가서 '사진작가세요?'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지만 사진들은 영 마음에  차지 않다.

다시 가면 더 잘 찍을 수 있을까? 그 사이 사진 공부를 조금은 더 해야겠다. 누구처럼은 아니어도....

 

 

여행의 시작은 아테네의 <아레오빠고스 언덕>이었다.

그 작은 언덕에 올랐을 때 제일 먼저 아! 하고 감동을 준 건 언덕 아래에 펼쳐진 아테네시의 정겨운 모습이었다.

사진엔 제대로 담지 못 했지만 따스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머금은 듯한 붉은벽돌색 지붕이 그때부터 내내 내 마음을 끌었다.

내가 딛고 선 저 언덕에서 2500년쯤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소크라테스가 시민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정경이 떠오른다.

일흔이 넘은 나이의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독배를 듦으로써 돼먹지 않은 악법에 항거했다.

그런데 웃기는 건 그의 후세의 어떤 사이비 학자가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란 말을 남기고 죽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그리고 그 잘못 퍼진 소문을 필요로 하는 더많은 사람들에 의해 지금도 악법을 지키도록 강요하는 진실 아닌 진실이 되어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제 1호'로 등재되어 있는 파르테논 신전이다.

이것을 보기 위해 아크로폴리스 광장을 오르내리면서 승리의 여신에게 바쳐진 니케아 신전, 6개의 여신상이 떠받치고 있는 이오니아식(여성스러운) 에렉티온 신전, 디오니소스 원형 극장, 제우스 신전 등을 보다.  

 

 

아테네에서 가장 가까운 섬인 <에기나 섬>에 다녀오다.

에기나 섬은 아기자기하다. 해변가에 나란히 선 여러 개의 은행들도 시골스럽고, 해변가에서 한두 블럭만 안으로 들어가면 좁고 길다란 골목골목에 소박한 가게들과 모텔(?)이라 해야 할 작고 깨끗한 호텔들이 조용조용히 들어앉아 있다.   

순박한 미소를 띤 그리스 청년이 있던 한 골동품 가게에 들어가서 터키식 커피 주전자(1인용 잔만한)를 하나 사다.

골목 사진을 꽤나 찍었는데 실력 탓에 내 카메라의 모델들이 서있는 이 사진이 그래도 낫다.

누리 세상에까지 띄워 놓았다고 성을 안 낼지?

 

제1회 근대 올림픽이 개최된 최초의 올림픽 경기장이다.  

 

그리고나선 9시간 걸리는 배에서 1박을 하며 터키로 건너가다.

 

터키의 세 번째 도시인 이즈미르 시에 가까이 있는 셀축 시의 <에페소> 유적지의 초입이다.

그리스와 터키 어딜 가나 개와 고양이들이 자유로이 돌아다녔다.

대신 개들은 아주 순하고 사람들 곁에 자유로이 다가오며, 개들의 귀에는 예방접종을 했다는 마크를 달고 있었다.

 

에페소의 유적지는 대단하다.

로마 시대 때 번성했던 도시였으나 그 후 오스만 투르크족의 침공과 지배, 지진과 바닷물의 침식 등으로 몰락했다는데 지금도 한쪽에선 유적지를 발굴 중이다.

마치 이탈리아의 폼페이 유적지를 보는 것 같았지만 그곳이 화산재로 덮힌 황량한 느낌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곳은 화려하다.

터키탕(터키 정부의 항의로 지금은 증기탕으로 해야 함)이란 말이 있듯이 그 당시 이미 사우나를 비롯한 여러 시설을 갖춘 공중목욕탕, 목욕탕의 물이 흘러가면서 자연 정화가 되는 가림벽이 없는 공중 화장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를 위한 선물을 샀던 아케이드 거리,

도서관, 신전, 각종 화려한 부조들이 그 당시의 주 도로의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구원자>란 뜻의 글자와 그 글자들을 모두 품고 있는 그림이다.

사진 찍느라 뜻만 듣고 유래는 놓쳤는데 인터넷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그 옛날 화려했던 이 도시의 대로에서 이런 짓도 해보았다.

 

 에페소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 셀수스 도서관이 보이는 주 도로에서...

 

그 옛날 상가 거리에도 이렇게 대리석으로 모자이크를 해놓았었다니 로마 시대에 그 화려함이 어떠했을지... 

 

하드리아누스 신전 입구의 양 기둥 위의 아치에 새겨진 조각의 섬세함이란.....

 

일부만 복원된 셀수스 도서관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대리석 기둥과 기둥 위, 벽면의 부조들과 여신상은 정말정말 화려했다.

  

최초의 광고라고들 한다. 유곽을 알리는 그림이었다는데 발 그림은 저 발보다 작은 미성년자의 출입금지를 나타내었다니...  발 오른쪽은 여자 그림이다.

이 또한 누군가가 만들어낸 유언비어가 아닐지....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2만5천명 수용 규모의 원형 극장의 모습.... 정면은 갖가지 기둥과 조각들이.... 

 

이렇게 올렸지만 에페소는 크리스트교의 성지 순례의 코스이기도 하다.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대로 사도 요한이 모시고 살았던 성모 마리아님의 집과 무덤, 또 성 누가의 무덤도 있다고 했지만 우린 보지는 못 했다. 해가 지는 시간쯤에 성모 마리아를 기리는 성당의 남아 있는 모습만 보았을 뿐....

그리스는 잠시 맛만 보고 와서 섭섭하였지만 에페소는 감동이었다.

그렇지만 곳곳에 이미 많은, 같은 각도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어서 가능하면 줄이려고 애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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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2.11 01:12

    첫댓글 좋은 여행하고 오셨네요. 언제 함 가 볼꼬.

  • 10.02.11 09:06

    성경책에서만 보던 도시들을 보고 오셨네요. 고풍스럽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나도 언제 함 가 볼꼬?

  • 10.02.11 09:37

    편안히 앉아서 멋진 여행을 하는 느낌입니다. 가을하늘님의 섬세함과 감성이 숨쉬는 글도 너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에페소 유적지 마당에 퍼질러 누운 개팔자가 넘 부럽습니다.ㅎㅎ

  • 10.02.11 09:51

    저 멋진 옛도시들을 하하호호 웃으며 걷고 있는 여인들이 그려집니다.

  • 10.02.11 10:37

    지금부터 적금 들어야 겠습니다.ㅎㅎ 그리스가 요즘 경제적으로 유럽의 뜨거운 감자가 되었네요. 유럽인들의 고향과도 같은곳이니 많이들 도와주겠지만 국가부채를 언제 다 갚을지.... 옛날 로마가 얼마나 번성했으면... 바닥의 모자이크만 봐도 짐작이 가네요. 악법도 법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것의 어디까지가 진실일지... DSLR이 역시 색감이 묵직하고 멋있습니다. 잘 담아 오셨네요.

  • 10.02.11 13:01

    2년 전에 갔던 곳인데 이렇게 다시 보니 기억이 살아나네요. 개와 고양이가 얼마나 따라다니던지.....

  • 10.02.11 14:35

    가을하늘님의 눈을 통해 본 옛도시들이 너무나 단아하고 아름답네요......신나게 웃으며 뛰어오르는 사진이 여행의 즐거움을 팍팍 느끼게 해줍니다........개랑 고양이 밥은 누가 주는가요? ㅎ

  • 10.02.11 15:01

    보름이 되면 무서우리만치 밝은 달을 볼 수 있는 곳이지요. 공중화장실의 대리석도 대단하지요?

  • 10.02.11 15:59

    아, 3년을 어찌 기다릴까나. 적금타서 가야 하는데...ㅎㅎㅎ

  • 10.02.11 16:06

    나도 꼭가보고픈 그리스 터기^^*

  • 10.02.11 16:12

    가을하늘님의 흔적따라 졸졸 다녀 봅니다. 아, 나도 마구 저지르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어나네요.^^

  • 10.02.11 16:48

    5월에 터키 갈래? 물어오던 사람들이 있는데 가슴이 마구 설레네요. 반은 접고 있었는데...

  • 10.02.11 19:03

    여행할기회가 주어진다면 전 터키를 가보고싶습니다~ 부럽네요 언제함 가볼꼬?? ^^

  • 10.02.11 20:50

    가을하늘님 여행에서 소녀가 되셨군요^^* ㄴㅁㄲ님 몰라보시면 어떡하실려구..^^*

  • 10.02.12 21:19

    멋진 여행지! 이탈리아의 폼페이에도 개들이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더군요. 그리고, 역시 온통 고풍이군요.

  • 10.03.09 18:18

    에페소하면 성서가 생각납니다. 좋은 여행을 하고 오셨네요..

  • 10.04.07 10:52

    아테네, 에기나섬, 에페소 여행을 하시고 소감과 사진을 남기시니 여러 가지로 유익하고 좋습니다.

  • 작성자 10.04.07 23:34

    이키나 늦게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다니.... 반갑습니다. 행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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