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에 도전장… "대한민국 미래 첨단산업 견인할 만반의 준비"
전북대가 교육부 공모 사업인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에 도전장을 냈다. 이 사업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지역 거점을 연계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전북대가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에 나선 이유는 반도체 우수인재 양성을 위한 자체 인프라가 탄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전북 지역에 반도체 관련 인력 채용을 원하는 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전북대가 유치에 나선 이유다. 여기에 전북특별자치도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등 지역민들의 유치 열망도 크다.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23일 “전북대는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를 통해 지역과 상생발전을 이끌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첨단산업을 견인할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전북대, 반도체 우수인재 양성 위한 인프라 ‘탄탄’
AI와 AI 반도체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AI·반도체 인재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반도체는 폭등하는 정보의 양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이다. 나노과학(NT)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T), 에너지 기술(ET), 군사기술, 의용공학 분야 등에 폭넓게 사용되면서 고도로 전문화된 연구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전북대는 반도체 인재양성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반도체과학기술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전자, 신소재·부품, 화학공학, 물리, 유연 인쇄 등 반도체 인재 양성에 나서는 관련 학과도 다양하게 포진하고 있다. 전북대 관계자는 “반도체로 파생되는 여러 분야의 교육과 연구가 매우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전북대는 지난 1990년 국내 최초로 정부 지정 우수과학연구센터(SRC)로 선정됐다. 30여 년 동안 화합물 반도체에 특화된 대학연구소로 자리매김한 ‘반도체물성연구소’와 호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화합물 반도체팹’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소자·공정 실무교육, 반도체 소자 측정·분석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여 매년 300명 이상의 수료생도 배출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첨단분야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와 AI 등 관련 학과의 정원을 증원하면서 전북대는 반도체과학기술학과와 컴퓨터인공지능학부, 통계학과, 물리학과, 전자공학부 등에서 모두 96명이 늘어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선도할 기반을 다졌다.
◇반도체 인재양성, 정부 사업과의 연계 강화
전북대는 지난해 반도체 교육 역량을 갖춘 대학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교육부가 공모한 387억원 규모의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또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 사업’의 세부 분야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반도체소부장)’에 컨소시엄 대학으로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사업을 통해 ‘반도체 융합전공’을 신설하고 차세대 모빌리티용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 나서는 것도 큰 강점이다.
전북대는 시스템·메모리 반도체 및 센서 반도체 트랙을 운영하고, 반도체 관련 취업과 현장실습, 실무 전문교육 과정 운영을 통해 실무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또한 혁신융합대학 사업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설계 분야 등에서 차세대 반도체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전자공학부 주관(책임교수 이종열)으로 신소재공학부, 화학공학부, 물리학과, 반도체기술학과가 참여해 ‘패키징 및 테스트’를 특화하는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 통합교육 플랫폼 구축과 문제기반학습법(PBL), 기업 참여형 프로젝트를 도입하는 등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반도체 분야 인력 양성을 선도하고 있다.
◇반도체공동연구소 통해 ‘전주기 교육 생태계 조성’
전북대는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를 통해 반도체 산업 인력양성을 위한 전주기 교육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개방형 반도체공동연구소 운영을 통해 산학연 연계를 기반으로 한 실무형 교육 인프라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고성능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3대 핵심공정(노광·식각·박막)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반영해 확보된 우수 인프라를 기반으로 3D 패터닝공정 분야를 특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에 있는 동우화인캠과 한솔케미컬, OCI 등 반도체 소재·케미컬 분야 기업의 기술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모빌리티, 스마트팜산업, 기술융합형 오가노이드, 방위산업 등 지역 특화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 인재 양성까지 준비하고 있다.
전북대는 반도체물성센터의 장비를 반도체공동연구소로 확장·통합해 실리콘 반도체 공정 및 설계 교육이 가능한 CMOS 공정 시스템을 운영해 효율성을 기할 계획이다. 전북대 관계자는 “현재 전북특별자치도 63억원, 전주시 30억원, 완주군 15억원, 전북대 자체 50억원 등 모두 165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안정적 교육·연구 프로그램 운영과 핵심장비 도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글로컬대학30 사업, 반도체 인재양성 ‘시너지’
전북대가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은 글로컬대학30에 선정된 것이다. 글로컬사업 추진과제 중 대학-산업도시를 구축하는 ‘JUIC Triangle’이 지역 반도체 인재양성의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새만금과 전주·완주, 익산·정읍을 3개 축으로 하는 ‘대학-산업 도시’(JUIC Triangle) 구축을 통해 전북이 주력으로 삼는 첨단 산업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지역별 강점을 활용해 새만금에 2차전지와 K-방위산업, 센서 반도체를, 전주·완주에 농생명과 그린 수소 클러스터를, 익산·정읍에 펫바이오와 동물의약품 등을 집중 육성한다. 새만금의 경우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첨단 미래 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있는데, 전북대는 이에 발맞춰 2차 전지와 K-방위산업 분야 인력 수급을 위해 배터리융합전공과 방위산업융합전공 등을 만들었다.
전북대 관계자는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유치한다면 전북대가 가진 반도체 인재양성 분야의 여러 강점이 더욱 확장되고, 한 차원 높은 초격차 장비, 공정, 인력이 구비되어 지역 사회 반도체 인재양성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지역적 열망,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 ‘한마음’
전북대는 최근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 유치를 위해 지역 혁신주체들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주시, 완주군 등 자치단체부터 자동차융합기술원, KFE(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반도체 장비 진흥화연구단, KIST 전북분원 등 유관 연구기관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동우화인캠, 한솔케미컬 등 지역 반도체 기업 등도 참여해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 유치와 지역 반도체 산업 연계 강화를 위해 전북대와 손을 맞잡았다.
전북대는 현재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지자체와 지역의 대학들, 지역 연구기관, 반도체 관련 기업체 등 모두 43곳과 협약을 체결하고 반도체공동연구소 유치를 위한 범 지역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양오봉 총장은 “반도체공동연구소 사업 유치는 지역의 주력 산업인 차세대 모빌리티용 반도체 분야가 한 단계 성장하고, 대학과 지역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전북대에는 이미 반도체 소자의 일괄 공정이 가능한 반도체팹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