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단순한생각 님이 지적하신 것도 있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경제논리가 개입합니다. 이점은 단순한생각 님이 아주 적절하게 지적을 해주신만큼 더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기술이전을 해줘도 못 먹는다는 말을 사양하시겠다고 했는데, 기술이전을 해줘도 못 먹는다는 말씀을 드려야 겠습니다. 먼저 기술이란 것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시는지부터 생각해 보십시요. 기본적인 기술들이 바탕이 되어 있어야 그 다음단계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고, 적용시킬 수 있으며, 또 더 나은 기술의 개발도 시도해 볼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기술 상황이 어떤지 아시는지요? 이제야 겨우 자체적인 것도 아니고, 외국 항공업체의 지원을 받아서 고등훈련기/경전투기 설계하고 개발했습니다. 이제 '겨우' 이것 만드는, 그것도 자체적인 기술로 만든 것도 아닙니다. 이런데 라팔에 적용된 핵심기술들 이전 받아서 어디에 쓸 수 있을지? 쉽게 말해서, 중학교 기술책에 나오는 내용을 배우는 녀석에게 갑자기 대학교 공학원서를 들이밀면서 이 문제 풀고, 여기에 나온 프로젝트 수행해라 하는 꼴 아닙니까? 전투기란 물건은 한순간에 기술이전받는다고 해서 뚝딱 만들어지는 물건이 아닙니다. 전투기에서 기골의 경우는 마하2에 달하는 속력으로 비행하면서 그 형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의 재료공학이 요구되며, 우리나라가 첨단 재료공학 분야에서 어떤 수준인지 아시는지? 과연 라팔같은 기체의 기골을 형성하는 첨단 소재들을-근데...라팔이 첨단소재를 사용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직접 개발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관제부문에 있어서는 어떻습니까? 사격통제컴퓨터나 자동항법컴퓨터 등을 우리가 만들 수 있나요? 참고로 우리나라는 가전 컴퓨터는 잘만든다지만 여러 공학 분야에서 활용되는 첨단 컴퓨터들의 경우는 뭔가 만들었다는 이야기-신문에서 때릴 수준의-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두들기고 있는 이 컴퓨터와 전투기들에서 운용되는 사통컴퓨터 및 자동항법컴퓨터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제 겨우 자체 기술도 아니고, 외국에서 지원을 받은 상태에서 고등훈련기/경전투기 수준의 사통컴퓨터/자동항법컴퓨터를 만든 상황인데-사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을까...하는 의심도 듭니다만ㅡㅡ;-라팔과 같이 그들이 말하는 '첨단' 사통컴퓨터와 자동항법컴퓨터 관련 기술이 들어온다고 해서 우리가 그 기술로 사통컴퓨터나 자동항법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가능성 제로라고 봅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기술만 이전받아놓고 보겠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삽질' 입니다.
그리고, 해보고 못하는 것과 시도도 안해보고 못하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런 식으로 모험을 해보는 데 걸리는 리스크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시길. 만일 우리나라가 라팔 채용해서 그 기술 이전받고 전투기 개발하는 시도 했다 칩시다. 근데, 지금의 기술 수준이 위에서 언급한 정도밖에 되지 않게 되면 말할 필요도 없이 기체 개발기간이 길어지게 되며, 이렇게 되면 하루가 멀다하고 변화하는 작전환경에 맞는 기체를 만들 수 있을지요? 그리고 설사 그 전투기 만들었다고 해도 그 수준이 어떨는지는 생각해 보셨습니까? 다른 나라들은 이미 오래전에 개발 해놓고 그 기술들을 바탕으로 더 뛰어난 것들을 개발하여 시장에 속속 내놓는 상황에 이미 오래전에 개발된 수준의 전투기들을 개발해서 시장에 내놓는다면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요?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 기체의 가격은 당!연!히! 상승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 개발한 전투기의 1차적 고객이 될 한국공군은 예산상 타격을 이중으로 입게 됩니다. 개발하는데 돈 깨지고 구입하는데 돈 깨지고. 그리고 외국 시장에서 가격경쟁력도 가지기 어렵게 됩니다. 자 그럼 이 다음 수순은? 그나마 모자란 수준인 국내 항공산업의 붕괴 외엔 없지요.
지금 프랑스 의회에서 라팔의 도입대수를 낮추라는 압력을 왜 가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프랑스가 군축중이라서? 절대로 아!닙!니!다! 바로 가격때문입니다. 라팔이란 기체는 86년에 첫비행했는데, 프랑스 공군에서 88년 시험용으로 단좌기 한대 구입하고, 89년 복좌기 한대 구입했는데 그 이후에 공군내에서 단좌기에 대한 2번기 주문은 91년에 취소되었고 단좌기 최초 비행은 91년, 복좌기 최초비행은 93년입니다. 만일 이 시험비행에서 프랑스 공군을 만족시켰다면 그 다음에 바로 주문이 들어갔어야 정상일텐데, 그 뒤로 10년가까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몇대를 사네 마네 도입대수가 너무 많네 적네 싸우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리고, 지금 다소사가 이야기하는 성능의 기체는-RBE2레이더 탑재, 스펙트라 장착, M88-2엔진장착-86년에 첫비행한것이 아니라 93년에 와서야 첫비행했습니다.이게 무얼 뜻합니까? 결국 개발기간이 지연되어 버렸다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 지연의 결과가 지금 어떤 양상을 만들어 버렸는지 한번 보시길. 주 고객인 프랑스 공군에서도 도입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한 상태이고-프랑스 의회에서는 라팔의 성능에 대한 성토까지 있었다고 하던데...언론에서 들었던 것 같습니다.-외국 시장에선 줄줄이 물먹은 상황입니다-아랍에미리트에선 F-16 Block60에게, 남아공에선 그리펜에게...-만일 우리나라가 지금 라팔을 선택해서 그 이전받은 기술로 전투기를 만들었다간 지금 라팔이 겪고있는 것들을 답습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