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20. 雪國과 氷谷의 追憶 - 巖壁의 긴 숲 터널을 빠져나가자 氷谷이였다
1, Prologue
일본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던 日人 作家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가 1935년 文藝春秋에 처음 연재를 시작한 후 1937년 처음 단행본으로 刊行된 이래 내용 보강을 거쳐 1948년에 완전판이 공개되었고, 1968년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던 소설 '雪国(ゆきぐに, 유키구니.註1)'은 온천 마을을 배경으로
게이샤 고마코(駒子), 아릿다운 소녀 요코(葉子)와 주인공 시마무라 간의 인간관계가 일본적인 관점의 서정적인 표현으로 묘사되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 첫 문장이 壓卷(註2)으로 이렇게 시작된다.
"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抜けると雪国であった。
夜の底が白くなった。信号所に汽車が止まった。
向側の座席から娘が立ってきて、島村の前のガラス窓を落した。
雪の冷気が流れこんだ。
娘は窓いっぱいに乗り出して遠くへ叫ぶように、
「駅長さあん、駅長さあん。」
明りをさげてゆっくり雪を踏んで来た男は、襟巻で鼻の上まで包み、耳に帽子の毛皮を垂れていた[國境(縣境.註3)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니가타)이었다.
밤의 아랫쪽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건너편 좌석의 여자가 일어서 다가오더니, 시마무라 앞의 유리창을 열어젖혔다.
눈의 冷氣가 흘러들었다.
여자는 한껏 창 밖으로 몸을 내밀어 멀리 외치는 듯이,
"역장니임, 역장니임ー"
등불을 들고 천천히 눈을 밟고 온 남자는 목도리를 콧등까지 두르고, 귀에 모자의 모피를 드리우고 있었다。]"
* 註1, 고전 무용 연구비평가인 소설의 주인공 시마무라는 북쪽 지방 눈이 많이 내리는 온천 거리의 고마코라는 기생에 끌려 몇 년 동안 계속 온천장에 찾아오곤 한다. 물론, 적극적으로 그 여인에게 구애를 하기 위함도 아니요, 헛되고 보람 없음을 알면서도 시마무라의 마음은 그녀에게 끌린다. 그때, 코마코의 친구인 젊은 요코를 고마코를 통해 알게 된다. 시마무라에 대한 고마코의 사랑이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시마무라는 코마코의 아름다움에 깊이 매혹되면서도 요코의 신비스러움과 지순함에 아름다움의 극치를 느끼게 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을 그리고 있다. 탐미주의적 색채가 무척 강한 것이 특징으로 소설의 결말에서 화재로 인한 여인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끝나지만, 죽음 자체도 아름다운 환상의 세계처럼 그려지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 누나, 조부모의 죽음을 차례로 겪으며 혼자 남은 쓸쓸함과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가와바타는 중학 시절, 화가가 되려던 꿈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그는 1924년 《문예시대》를 창간하면서 요코미쓰 리이치와 함께 전개한 '신감각파 운동'은 소박한 현실 묘사와 재현에만 머물러 있는 종래의 문학을 벗어나, 현실을 주관적으로 파악하여 지적으로 구성된 새로운 현실을 풍부한 감각의 세계로 창조하려는 시도였는데, 이를 '설국'에 적용했다.
1899년, 오사카 근처에서 태어난 가와바타는 2살에 고아가 되었다. 도쿄제국대학 졸업 후, 그의 단편은 점차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었고, 곧 20년대 후반의 프롤레타리아 문학에의 대항을 표시하는 서정파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 註2, 雪國은 소설의 첫 문장이 대단히 유명하다.
" 國境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라는 설국의 도입부는 일본문학 도입부의 정수라고도 불리는데, 시마무라의 눈으로 바라보는 공간 묘사를 數 行의 간결체를 통해 서술함으로써 여유롭고 푸근한 느낌을 주며, 雪國이라는 작품의 배경을 독자들에게 감각적으로 주입시킨다. 특히 첫 문장인 '국경의~' 부분은 일본 국내에서는 매우 유명한 문장으로 각종 문장론 書籍에서 빼놓지 않고 나오며, 이 문장만 연구한 논문이 있을 정도이다. 이는 사실 가와바타가 推敲하면서 탄생한 문장으로, 처음에 썼을 때는 "국경의 긴 터널을 넘어서자, 그곳은 설국이었다(国境の長いトンネルを越えたら、そこは雪國だった)"였다고 한다.
해서, 일본 대중매체에서도 라이트노벨, 만화 등에서 자주 이 구절을 패러디하곤 한다.
나도 이 첫 문장에 반해서 高1때 밤새워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國境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니 雪國이었다"라는 이 첫 句節은 온갖 음모와 慾情으로 가득찬체 이익을 위해서 泥田鬪狗하는 현실과 티 하나 없는 純眞無垢한 純白의 彼岸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이승과 저승, 彼岸과 此岸, 地獄과 極樂, 現實과 도피, 實在와 理想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실, 가와바타가 내가 생각하는 여기까지 계산하고 썼는지는 알수없으나(전체 문맥으로 봐서는 아닌듯) 이 첫 구절은 吟味해볼 가치가 있는 名文이다.
그래서 이 첫 구절을 읽으면 이제 더 이상 이 소설을 읽을 필요성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이 첫 句節에서 이미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앞으로 전개될 小說의 전체 윤곽과 내용이 훤히 읽혀지기 때문이다.
* 註3, '국경의 긴 터널'은 군마현과 니가타현을 잇는 조에츠선의 시미즈(清水) 터널이며, 신호소는 츠치타루역(당시에는 츠치타루 신호소)이다. 현재는 신 시미즈 터널 및 다이시미즈터널(조에츠 신칸센 전용)이 개통되었고, 시미즈 터널은 니가타에서 군마로 가는 열차가, 신 시미즈 터널은 군마에서 니가타로 가는 열차가 이용하는 것으로 바뀌어 오늘날에는 시미즈 터널을 나오면 그곳은 雪國(니가타)이 아니라 군마가 된다.
일본에서 율령제가 시행된 뒤부터 메이지시대에 도도부현이 설치되기 이전까지 쿠니(国)라는 道와 郡의 중간에 위치한 행정구역이 있었으며, 군마현과 니가타현은 옛날에 각각 코즈케국(上野国)과 에치고국(越後国)으로 불렸고, 이 두 쿠니(國)의 경계를 각 지명의 한자를 따 조에츠 국경(上越国境)이라고 불렀다. 상술된 일본의 철도 '조에츠선'의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딱히 논란거리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이 "国境"을 어떻게 발음하느냐에 관한 논란이 있다. '쿠니자카이(くにざかい)'로 읽는가 '콕쿄(こっきょう)'로 읽는가 하는 문제다. 실제로 일본 縣의 경계는 '쿠니자카이'란 표현을 쓰며, 원문의 단어는 단지 "国境"이라는 한자뿐이므로 그렇게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에, 배경이 된 군마현과 니가타현의 경계의 호칭은 전통적으로 '조에츠 국경(じょうえつこっきょう)'이며, 가와바타 야스나리 역시 '콕쿄'가 맞다고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대립한다.
오래 전에 이 소설를 읽고 그 첫 문장에 이끌려서 소설의 배경이 된 니가타를 찾았다. 도로가 눈에 파묻혀서 차가 다닐 수 없기에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마치 칼로 두부자르듯이 눈을 자라내고 그 사이로 차가 다녔는데 그 눈의 높이가 어른키만 했다.
눈이라면, 우리 시골도 만만찮은 곳인지라, 이런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기에 웬만큼 쌓인 눈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 터이지만, 니가타의 눈 터널은 차원이 달라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아이들이 초등생일때 설악산관광호텔이 내가 다니든 회사 소유라 1년에 한번씩 무료 숙식이 가능해서 겨울에 2박 3일간 여행을 갔었는데, 어느 해 겨울, 아침에 자고나니 아이들 허리가 파묻힐만큼 눈이 많이 왔었다. 그날 진부령 알프스 스키장에 예약이 되어있었기에 어쩔수없이 택시를 불러서 타고 갔는데, 진부령 입구까지 가니 軍警이 "폭설로 출입이 금지되었다"고 못올라가게 하는 것을 기술을 넣어서 올라가서 최상의 雪質에서 스키를 즐겼는데, 아이들도 그 추억이 잊혀지지 않는지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니가타의 눈은 그 이상이라 "어찌 이런 눈이?"란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다.
겨울이 되면, 시베리아로부터 찬 바람이 습기를 머금고 일본해를 건너 온다. 그리고 일본의 산에 부딪혀, 눈이 되어 내린다. 일본의 혼슈 서해안은 그 위도(하테라스 섬부터 뉴욕, 스페인령 모로코부터 바르셀로나)에 있어서 대체로 세계에서 가장 눈이 많은 지방이다. 12월부터 4월, 5월 정도까지는 철도만이 겨우 다니고 산의 눈은 때로는 15피트에 달한다.
때문에 '설국' 배경이 된 니가타현은 실제로도 일본 최고의 多雪地인데, 시베리아 기단에서 발생한 추운 북서풍이 동해의 수분을 먹고 건너온 다음 에치고 산맥을 타고 오르며 대량의 눈을 뿌리기 때문이다.
작가 가와바타는 니가타현에 있는 유자와(湯沢) 온천에 머물면서 '설국'을 집필하였다. 작가가 머무르며 소설을 썼던 다카한 료칸은 서기 1075년에 개업하여 무려 948년의 역사를 가진 채로 여전히 성업중이며, 료칸(旅館) 내부에 가와바타 야스나리 및 설국 관련 자료와 실제로 묵었던 방을 재현한 세트가 있는 자료관이 있다. 이 자료관은 숙박객이 아니더라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설국'이라는 말도 단순히 눈이 내리는 나라라는 의미가 아니고, 중앙산맥의 서측에 가로누운 혼슈(本州)의 부분을 특히 나타낸 것이다.
'雪國'은 긴 겨울, 눈에 파묻힌 터널, 겨울의 화로의 연기에 나무가 검게 된 집들, 그리고 좀 더 공상적으로 말하면 긴 겨울의 무언가의 달빛 사이, 해가 뜨는 것을 잊은 생활을 의미한다.
또한, 온천도 일본에서는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한국인들과는 달리 일본인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든가, '시즌이니까'라는 이유로 온천에 가는 일은 그다지 없다. 일본인은 스키 타거나 꽃놀이 갈때나 모두 "단풍이다", "꽃 구경이다"라고 말하고 나가지만, 부인을 동반하는 경우는 없다.
료칸 온천은 '게이샤(기생)'나 멋스러운 숙소의 여자 종업원이 없는 곳이 없기에, 료칸 온천 특유의 즐거움은, 처를 동반하지 않고 신사용으로 되어 있는 화려하고 번화한 온천지에 가서 이들 '게이샤(기생)'나 '멋스러운 숙소의 여자 종업원'과 즐겁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달리 일본의 온천 게이샤(기생)는 세상의 빈축을 사지 않는 것이 독특하며, 도시의 게이샤가 노래나 춤으로 유명해지고, 끝에는 정치인의 배후에서 움직이거나, 후원을 받는 자도 적지 않은데 반해서, 온천 게이샤는 주말 유산객들의 아첨꾼으로 붙어서, 歌舞와 끼를 팔면서 몸을 팔지 않는다는 명목은 유지하나, 어쨌건 이는 외관상으로만 끝날뿐이다.
그녀들이 때로 연배의 손님에게 몸을 맡겨, 조그만 요릿집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의탁하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온천지에서부터 온천지로 싫다고 하면서도 헤메야 하는 그 숙명이, 무절제된 아룸다움을 그대로 섬세하게 상징하고 있는 것 같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소설의 여주인공을 온천 게이샤로 하고, 배경에 어두운 설국을 선택한 것도 그의 자라온 환경을 봤을 때 우연이 아니며, 이같은 어두움과 무절제된 아름다움은 그의 주된 작품의 바닥을 흐르는 기조이다.
그래서 소설 '雪國' 안에서, 우리는 가장 강하게, 가와바타의 내면세계의 그 차갑디 차가워진 적적함을 느낄 수 있다.
결국 가와바타는 '雪國'에서 인간관계라는 것은 결국 차갑고 비정한 것이라는 것, 모든 인간의 감정은 자신을 배신하는 것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실제로는 남자 주인공 시마무라가 차 끓이개 <찻주전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 곳에서 끝나있다. 주인공이 죽는 화재 장면은 아무리 아름답게 묘사되어있다고 해도, 이미 쓰인 것의 강조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雪國'은 아마 가와바타의 걸작일 것이다. 그는 시마무라와 고마코와의 연애에, 사랑의 부정을 캐물어서 완벽한 상징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여자로서의 고마코와 설국의 그늘진 아름다움 중에서 부정을 띄우는 하이쿠적인 번뜩임으로서 어울리는 주제를 보였던 것이다.
이 같이 섬세한 소설을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을 번역하는 것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근대의 일본문학 중에서, 일본어가 가진 불명료함을 이 정도로 잘 사용한 작품은 없기 때문이다.
가와바타의 문장은 대단히 생략된 위에 일부러 얼버무려버린 것이 많아서, 역자는 거의 한 문장같이, 소설의 번역자에게는 드물지 않은 예시의 문제에 부딪혀버리기에, 원문에 손을 댈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몇 개의 의미에 달린 해석을 하나로 멋대로 정해버릴 것인가?에 직면하게 되는 바, 유네스코 간청에 의한 설국의 영문판 번역이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이리저리 굴린 임시변통한 것이라는 점으로, 이같이 절묘하게 번역한 것이 日人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기여했다고 보여진다.
2, 雪國과 氷谷의 追憶 - 巖壁의 긴 숲 터널을 빠져나가자 氷谷이였다.
(1) 2023. 01.16 겨울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몇 일전 우리나라의 온 산이 흰옷으로 새 단장할 정도로 갑자기 눈이 많이 와서 온 천지가 雪國으로 변했다. '기회는 이때다' 하고 나갈러고 하는데 지인이 차를 끌고 와서 "버섯이나 따려 가시지요"
하길래 둘이서 그 눈길을 뚫고 갔다.
산행지에 도착하니 雲霧가 환상적이다. 구름이 산허리에 걸렸고 피어 오르는 운무가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어찌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일기 예보상으론 비올 확률이 40%였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니 비도 아니고 그렇다고 눈도 아닌 것이 흩뿌리는지라 산으로 오르기도 뭣하고 다시 돌아가기도 뭣했다.
해서 망서리고 있는데 지인이 "기왕지사 여기까지 온거 올랐다가시지요"라고 하길래, "그래 기왕지사 여기까지 온거 올라갔다 가자"고 하구선 산을 타기 시작했는데, 있을만한 곳엔 이미 先客이 하루 전에 다 가져갔다. 인간은 全知全能한지라 어쩐지 지난 주에 오고 싶드라니...
사실 난 버섯엔 관심이 없고 더덕이나 좀 얻어갈까 했던 것인데 늦었으니 어쩌라.
그 사이 부슬 부슬 내리던 진눈깨비는 비로 변해서 옷이 다 젖어오고 군화에는 물이 새서 질벅거린다. 어떤 놈이 전쟁하는 군인들이 신는 군화를 이 따위로 납품 받았는지 이런 놈은 찾아내서 총살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걸 군납 받으라고 지시한 놈은 설령 그놈이 대통령이든, 국방장관이든 三軍總長이던 간에 반듯이 찾아내서 군법회의에 회부시켜서 이적죄로 함께 총살시키는게 맞다고 본다.
하기사 노무현 정권때 강금원이는 군납으로 돈 벌어서 골프장까지 샀을 정도니 알쪼긴 하다.
그때 울상이 된 병사들이 "지급받은 방탄복이 방탄이 안되기에 사비로 사제 방탄복을 구입해 입는다"고 보도될 정도였으니... 안봐도 뻔할 뻔자이다.
2년 전에 제대군인이 준 군화였으니 역으로 추적해서 반듯이 찾아내서 처단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저걸 신고 지금 같은 동절기에 눈 내리는 雪山에서 전쟁을 치루었다고 가정을 해보자. 아마도 병사들은 동상에 걸려서 전투다운 전투를 어찌 할수있었겠는가?
고작 해발 1000m도 안되는 산인데도 불구하고 빙판으로 뒤덮힌 계곡길은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어찌나 긴지 내러가도 내려가도 그 끝이 안보인다.
계곡이 길기로는 울진 금강송군락지로 유명한 응봉산(999.7m) 龍沼계곡 만한 곳이 없다. 제1용소, 제2용소를 합쳐서 너와집으로 유명한 오지 중의 오지 덕풍리까지 무려 12km의 길이 없는 절벽 바위 계곡이라 무척 위험하고 지루하지만 경치 하나는 참으로 絶景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마다 몇명씩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거나 다친다는 점이지만.
그 다음이 소백산(1439m) 도솔봉 코스로 총 9.8km의 길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배점리로 내려가는 소백산 석천계곡도 만만잖다.
또한 백두대간 준령 위 진부령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동해안의 절경과 함께 겨울철 설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대자연의 위용과 위엄을 함께 느끼게 하는 금강산 1만 2천봉의 남한 제2봉이라는 마산봉(1052m)계곡은 우리가 처음 개척산행시 길이 없는 관계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 마산봉은 백두대간 주능선 상에 있어 백두대간을 탈때 거쳐가는 코스이기도 하다. 즉 금강산 향로봉에서 시작해서 진부령을 거쳐 알프스 스키장 뒤쪽으로 해서 신성봉 - 미시령 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길이는 총 23.4km로 긴 코스이긴 하나 동해와 금강산, 설악산의 절경을 즐길수 있기도 하다.
이에 못지않게 긴 계곡 길이 지리산(1915m) 뱀사골 계곡으로 지루하기는 하지만 길이 잘 닦여져 있어 걷기는 편하다.
겨울비를 쫄닥 맞고 미끄러운 빙판 계곡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내려오니 돌로 축대를 조성했던 거대한 화전민터가 나온다.
춥기도 하거니와 비에 젖은 옷이 척척 감기고 물이 들어간 군화속의 양말이 다 젖어서 질퍽거리는지라 자세히 살펴보지 못한체 "금년 봄에 다시 오마"하고 내려왔다.
걸을 때는 엔진이 가동되어 보일러가 돌아가기에 추운 줄 몰랐는데 주차한 곳에 와서 일행을 기다리느라고 서 있으려니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는 관계로 발은 얼어터지는 것 같고, 몸에는 젖은 옷 때문에 寒氣가 全身을 휘감고 엄습한다.
朔風은 손 끝에 불고 明月은 눈 속에 찬데,
萬里邊城에 곡갱이 짚고 서서,
오지 않은 이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긴 바람 한 가닥에 한계령 덕장의 명태같이 동태가 되어가는구나.
문득 최현이 부른 노래 '가을비 우산 속에'가 떠오른다.
젠장 사서 고생하는 바람에 세찬 바람 따라 두드리는 '겨울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히누나'.
https://youtu.be/bufBOhC7NWI
(2) 2023. 01. 18. 以寒治寒
추울 때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한바탕 땀이나 흘리자고 길을 나섰드니 초입서 부터 거대한 버섯이 눈속에서 반긴다. 어찌나 큰지 냄비 뚜껑만한데 좀 높게 붙어있다.
좀 적으면 높은 걸 핑게로 패스하겠지만, 그러기엔 너무 커서 소싯적 나무타기 神工을 발휘했다.
(3) 2023.01.20. 금요일, 雪國과 氷谷의 追憶 - 巖壁의 긴 숲 터널을 빠져나가자 氷谷이였다.
간만에 날씨가 풀리면서 미세먼지도 좋아졌는지라 장생이를 보려 산으로 갔다.
몇골을 넘어가니 거대한 巖壁 사이로 눈 덮힌 숲터널이 보인다. 이 巖壁의 긴 숲 터널을 빠져나가자 氷谷이였다.
순간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雪國'의 첫 句節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國境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밤의 아랫쪽이 하얘졌다."
이를 패러디(parody) 해서 '巖壁의 긴 숲 터널을 빠져나가자 氷谷이였다.' 어둠으로 숨어드는 황혼의 아랫쪽이 시커머졌다.
있을 만한 곳을 찾아들었드니 장생이 대신 싹대가 굵고 실한 토복령이 무리지어 반긴다. 우리 俗談에 "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필요해서 조금 얻어왔다.
그리고 무려 5시간을 눈속서 헤메다가 드디어 발견.
이미 황혼은 西山 산마루에 걸터 앉았고 朔風은 나무 끝에 차다. 그래도 근사한 녀석을 찾아낸게 어딘가.
씨방을 3개나 달고 있는 우람한 자태가 보면 볼수록 참 멋스럽다.
이 氷阪의 돌틈서 그 오랜 세월을 어찌 살았는지 참으로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언듯 봐도 나보다 더 오랜시간을 흙 한줌밖에 없는 돌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니 생명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그 신비하고 경이로운 모습은 언제봐도 이쁜 자태다.
어른이 있음 그 자손들이 있을터.
아니나 다를까 씨방을 두개 달고 늠름하게 서있는 아들과 씨방은 어디가고 없지만 잎장이 잘 붙어있는 후손과 그 옆 언 땅에 드러누워 있는 자손들까지 보이고(이 녀석들은 싹대에 잎이 없고 싹대도 땅에 떨어져 있어 자세히 보지 않음 그냥 지나치고 갈뻔했다), 저 멀리는 그 자손의 자손들까지 옹기종기 모여있다.
일단 아이들은 더 자라게 놔두고 어른들만 얻어왔는데, 자세히 보니 나보다 십오육년은 더 살은 듯하다.
꽁꽁 얼어붙은 빙곡의 겨울은 가득이나 추운데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니 손과 발이 꽁꽁 얼어붙고 콧물이 마치 비오듯이 줄줄 흘러내린다. 참으로 대단한 寒氣가 아닐수없다.
늘 小寒 집에 가서 얼어죽었다던 大寒이 오랫만에 소한 집에서 얼어죽지 않은 大寒 날 다운 매서운 추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그동안 뒤죽박죽이였던 절기를 이제 정상적인 節期로 되돌려 놓나보다
이 추위에 산부추와 장생이는 어찌 얼지않고 자랄 수 있을까? 평소 늘 품고 있었던 의문이 또 다시 슬금 슬금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서 陰陽生剋造化란 참으로 신비스럽고 神通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문득 世宗때 北方 六鎭을 개척하여 용맹을 떨쳤던
名將 金宗書의 '邊塞歌(일명 豪氣歌)'가 떠오른다.
"朔風은 나모 끝에 불고 明月은 눈 속에 찬데,
萬里邊城에 一長劍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 소래에 거칠 것이 없에라."
(4) 2023.01.21. 토요일, 춥다, 추워
춥다. 추어.
어제가 대한인데,
대한이 소한 집에 와서 얼어죽었다는 이야긴 있어도, 대한 다음날이 대한보다 더 춥다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어제보다 오늘이 더 추우니 시계가 거꾸로 갈려나?
꽁꽁언 氷谷
시린 손.발.
4시간을 헤매고 다녀도 보이지 않드니 방향을 바꾸어 다른 골로 들어가니 드디어 보인다.
손가락 한마디 길이의 腦頭를 보여주는 잘 생긴 녀석이다.
목이 말라서 실뿌리 한개를 잘라먹었드니 엄청 향기롭고 달콤한데 시간이 조금 흐르자 목이 얼얼해온다.
그 옆에 새끼손가락 굵기의 토복령 싹대 두개가 있어서 간섭했드니 빠루자루보다도 더 굵은 잘 생긴 土茯靈이 나타난다.
자태가 멋지다. 담금용으로 좋을듯.
정상 바로 아래 안부를 넘어서 바로 옆 골로 넘어갔드니 굵은 삽주 싹대가 반긴다.
이어서 골 아래쪽으로 근사한 長生이 싹대가 반기는데 먹(黑)長生이다.
가득이나 추운 날인데 눈과 얼음으로 뒤덮힌 氷谷이라 두터운 防寒用 保溫 장갑을 낀 손끝과 양말을 두컬레나 껴 신은 발끝이 시려오드니 급기야 손과 발이 꽁꽁얼었다.
참으로 매섭고 추운 氷谷다운 猛烈한 寒氣가 아닐 수 없다.
첫댓글 좋은글과 사진들 잘 봅니다.
아주 멋진 산행에 좋은 장생도라지와 버섯들, 토복령... 아주 좋아 보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설 잘 쇠셨나요.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금년엔 운수대통하세요
추운날씨에 빙벽등 악조건속에서 산행하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멋진 도라지득템 축하드립니다 ~^^
감사합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