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자동차로 저희집에서 1시간거리...이렇게나 가까운 곳을 이제서야 와봤습니다.
(누구는 서울에서도 몇번이나 왔다갔다 하는 것을.....)
대통령님이 살아계실때 "꼭 한번 가봐야지.. 가서 멀리서라도 얼굴이라도 보고 와야지.."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런데 사는게 바쁘다는 이핑계 저핑계로 가보지 못했습니다.
서거하신 이후에는 더더욱 가보질 못했습니다. 솔직히 뵐 낯짝이 없어서 입니다. 정말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전 정말 비겁한 겁쟁이인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이 아니면 정말 못갈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김어준 총수처럼 3년상을 치루고 갈려는 생각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내일은 복잡할것 같아 오늘로 잡았습니다. 그냥 혼자 조용히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오후 2시쯤 도착해서 3시간가량 머물다 왔습니다.
처음 가본 봉하마을을 둘러보는 내내 저한텐 정말로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첫발을 떼었으니 앞으로는 자주 가볼 생각입니다. 그러면 그 힘든시간도 점차 익숙해 지겠지요...
아래에 직접 찍은 사진 몇장 올립니다. 핸폰으로 찍은거라 화질은 그럭저럭합니다.
전날.. 엄공님이 설치하신 '나꼼수 팬까페' 현수막이 보이네요...^^
여러모로 엄공님을 비롯한 운영진 여러분의 고생이 많으십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묘역 옆.. 노랑개비 옆 그늘에 혼자서 찌질하게 울먹이고 있는데 어떤분이 방송사에서 나왔다며 인터뷰를 요청하더군요..
("당신이 지금 내 심정을 알아? 내가 지금 어떤 맘으로 어떤 용기를 가지고 이곳엘 처음 왔는데
그럴 정신도 여유도 없고, 겨우 인터뷰 따위나 하면서 재잘거릴려고 여길 온게 아니야!")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장소가 장소인만큼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정중하게 웃으면서 "아니오!"라고만 했습니다.
묘역 옆 공터에선 내일 추모식을 위한 무대설치를 한창하고 있었습니다.
한여름 같은 더운 날씨에 고생들 많으십니다.
인터넷에 널려있는 사진들중 개인적으로 묘역 끝에 있는 까만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는데요...
자갈이 깔려있고 물이 차있네요...
마지막 사진 동상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면 영상물도 상영합니다.
저는 끝까지 다 보지 못하고 중간에 그냥 나왔습니다. 다 보기가 힘들어서 였습니다. 찌질하게 우는것도 쪽팔리고....ㅠㅠ
집으로 발길을 돌리기전 마지막으로 '쇠고기 국밥' 한그릇 했습니다.
어제 엄공님이 못드신 몫까지 제가 맛있게 먹었습니다...^^
돌아보는 시간 내내 저는 좀 힘들었지만, 오는길은 그래도 조금이나마 홀가분했습니다.
역시 뭐든지 처음이 힘든것입니다.. 두번째부터는 아주 쉽죠... 세번째부터는 장난이고...ㅎㅎㅎ
어렵게 첫발도 떼었겠따~ 이제 흩어진 마음을 가다듬고 저는 다시 전투모드로 들어갑니다.
한번 가보니 슬픔도 슬픔이지만, 전투의지가 아주 그냥 불타오릅니다.
3년전 그날의 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온몸에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분노를 주체할 수 없어 부들부들 떨었습니다.
살의를 느꼈습니다..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TV만 보며 3일동안 밥도 먹지않고 내내 울었던 기억.....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다려라...그리고 기대해라...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쥐새끼 사냥에 들어간다."
아참..! 내일 다녀오실 분들..... 추도식도 꼭 보시고, 안녕히 잘~ 다녀오십시오...꾸뻑.
첫댓글 오홋...ㅎㅎㅎ
저도오늘 다녀왔습니다~~ 바로 아래 글 올렸는데...
지나가는 사이 서로 지나쳤겠네요...^^;;
서로 알지는 못했겠지만...그래도 반가웠습니다~~~~
아참...저도 그 mbn이란놈들 인터뷰 요청하길래...
'매일경제 종편과는 인터뷰 안합니다' 라고 씹어 줬어여~ ㅎ
아~ 그러셨군요? 서로 알아봤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그놈들.. 남자둘이 MBN이었군요? 전 몰랐습니다. 인터뷰 안하길 잘 했군요...
전 시청에서만..ㅠㅠ 올해가 가기전에 꼭 가볼참입니다..ㅠㅠ
약속했습니닷~ 꼭!
넨!!^^
저도 아직 바쁘다는 핑계로,, 못가봤어요.
저도 참, 염치가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 자신이. 노통-서울광장에서도, 사진만 봐도,
그냥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겨우 참았는데,,,
서울 추모전시회는 매년 댕겨왔는데,, 올해이든, 봉하도 꼭 찾아뵐라고 합니다.
..........
노통께서 생전에,
퇴임하고 봉하내려가신후,
사람들이 그렇게 연일 인산인해~
언젠가 사람들 기억에서 노통이 잊혀지면,
가까이 가서 인사도 하고싶고 해서,
그렇게 한가한 시간에 가야지...마음 먹고 있었거든요...
아,,, 다시, 생채기가 드러난 듯이 그런 마음입니다.
내일은 뭐 민들레 한송이라도 옆에 두어야겠어요.
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한번 가보니 전투의지가 활활 불타오릅니다....ㅎㅎㅎ
"넌 뒈졌어~!!" 이렇게요..^^ 꼭 한번 시간내서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아직... 올해엔 꼭 가볼려구요.
저도 혼자 순간 순간 울컥하네요
꼭! 약속 지키시길....ㅎㅎㅎ
요거 저장해놓고 약속 안지키면 연말에 추궁할꺼얌~ ㅡ,.ㅡ^ ㅇㅎㅎㅎ
오메 무셔버서~~~ 네^^ 다녀올게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아~ 낼 가시나요? 잘 다녀오세요~
좋으셨겠어요......
감사합니다. 솔직히 좋은것 보단 힘들었어요...ㅠㅠ
저한텐 아직 힘든일입니다.
용기있게 다녀오신 것 축하드립니다. 괜히 감사합니다. 내가 뭐라고.
감사합니다. 나름 힘든 결정이었지만, 역시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스스로 어떤 큰일을 해냈다는 뿌듯함(?)까지 느껴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