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제때 내리지 않은 비 덕분에...
2024년 6월 2일 일요일
甲辰年 음력 사월 스무엿샛날
앞산이 안보일 만큼 짙은 안개가 자욱한 아침,
서늘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5월이 가고 6월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온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산골의 오늘 아침이다. 영상 8도라니...
어제 저녁무렵 날씨예보와는 달리 비는 내리다
말았다. 20~60mm가 내릴거라더니 실제로는
모기 눈물 만큼도 안되는 양이 내렸다. 1mm나
내렸을까? 그것도 비라고 땅바닥이 촉촉하다.
밭작물도 빗물인지 이슬인지 안개비인지 몰라도
물기를 머금고 싱싱하게, 싱그럽게 보여서 좋다.
이제 거의 져가는 매발톱꽃, 한창 피기시작하는
우리 토종 붓꽃과 외래종 독일붓꽃에도 물방울
맺힌 모습이 너무 예쁘고 멋지게 보인다.
어제는 비소식이 있어 아무일도 하지않고 편히
쉬겠지 싶었으나 잔뜩 흐리기만 했던 아침나절,
바깥일 하기엔 안성맞춤이라 또다시 엔진톱을
챙겨들고 옆산에 가 혼자 나무작업을 시작했다.
벌써 사흘째, 기왕 일을 재개하였으니 하루라도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주말이라 이서방은
카페에 손님을 맞이해야 하기에 나오지 말라고
했다. 쉬엄쉬엄 한다고는 하면서도 줄어들지를
않는 널부러져 있는 나무가 자꾸만 신경쓰이고
마음이 편치않아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아내는
그냥 쉬면 될 것을 왜 자꾸 그러냐며 성화였다.
그래도 단호박 라떼와 시원한 물을 챙겨주었다.
내린다는 비는 오전내내 내리지 않았고 혼자서
잔가지를 꺼내 쌓고 굵기가 가는 나무를 꺼내고
통이 큰 나무는 그 자리에 놓인 상태로 잘랐다.
햇볕이 없고 바람까지 조금씩 불어주어 작업을
하기에는 딱 좋은 날씨라서 꽤 능률도 올랐다.
너저분했던 산기슭이 이제 상당히 많이 훤하다.
그만큼 일을 많이 했다는 증거이면서 흔적이다.
생각컨데 한 이틀만 더 하면 널부러져 있는 나무
정리작업은 마무리가 되지않을까 싶은데...
아무래도 오후에는 비가 내릴 것 같아 그냥 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피곤하기도 하여 낮잠 한숨을
잤다. 잠시잠깐 잔다는 것이 1시간 반이나 잤다.
잔뜩 흐린 날씨였지만 비가 내릴 기색이 안보여
이번에는 호미를 들고 수영장 입구의 자그마한
꽃밭으로 갔다. 여기는 겹삼입국화를 심어놓은
곳인데 쇠뜨기를 비롯한 잡초들이 자리를 잡고
엄청 성하게 자라 누가 주인인지 모를 지경이다.
지나다니며 뽑고 캐서 정리해야지 생각했을 뿐
정작 다른 일에 밀려 차일피일 자꾸 뒷전이었다.
호미를 들이댔지만 얼마나 무성하게 잘 자랐는지
자그마한 밭뙈기에서 뽑고 캐서 나온 잡초 양이
엄청나다. 손수레로 한가득이다. 거의 다 끝나갈
무렵인데 갑작스레 비가 쏟아져 마무리를 못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비는 잠시잠깐 내리다 말았다.
다시 나갈까 하다가 이미 씻은 뒤라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식사후에 나가 마저 뽑아 손수레에
싣고 퇴비장에 갖다버리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
잡초를 뽑은 빈곳에는 번식력이 좋아 한번 심어
놓으며 손이 덜가는 금계국을 옮겨심어 볼까싶다.
어찌되었거나 제때 내리지 않은 비 덕분에 일을
꽤 많이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
♧카페지기 박종선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첫댓글
건강 조심 하시고
쉬엄 쉬엄 즐기시면서
오늘도 행복 가득 하세요
감사합니다.^^
행복 하세요
감사합니다.^^
구석구석 뽀식이님 손이
닿지 않는곳이 없군요.
6월 인사 드려요.
희망찬 6월 되세요.
산골살이가 다 그렇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