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2일백운지맥(36th)

[포근한빛(김진용)]

백운지맥은 한강기맥 삼계봉에서 분기한 영월지맥이 남대봉에서 다시 남서쪽으로 분기한 46.9km의 산줄기로 원주시 부론면 홍호리에서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며 맥을 다한다.

이번 구간은 청명과 둘이서 진행하며 택시로 영원사까지 올라 9시19분 출발한다.

잘 보존된 영원산성을 따라 오른다.

오르막을 오르느라 땀을 흘렸는데 능선에 오르니 찬바람에 급 추워져 상의를 갈아입는다.
남대봉 방향으로 조금 가면 조망 좋은 전망대가 있어 비박하기 좋은데 국립공원이라 아쉽다.

3km지점 남대봉 백운지맥 분기점 인데 국립공원이라 시그널과 산패는 없다.

비탐구간으로 들어서니 등로가 험해지고 쌓인 낙엽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간다.

13시53분 10.9km지점 치악휴게소에 도착 설렁탕으로 점심 먹고 이후 합수점까지 46km를 보급없이 가야하기에 물과 식량을 채웠더니 배낭이 묵직하다.

고지대라 낙엽은 전부 떨어졌고 고드름이 맺혀있어 이제 곧 겨울임을 실감한다.

기어야 통과 할 수 있는 바위 구멍이 있다.

강원도 산 답게 까칠하고 조심해야 할 구간들이 자주 나타난다.

통신시설 휀스를 따라 좌측으로 간다.

19시36분 21.8km지점 주봉인 백운산을 지난다.
많은 시간을 걸어온 듯 한데 산세가 험해 반도 못왔지만 체력은 점점 떨어져 오늘 산행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20시54분 25km지점 오두봉 이쯤에서 청명이 내일 오전 9시쯤 도착하겠다 예상했지만 난관과 예방 밖으로 등로가 험해 크게 빗나간다.

다음에 다시 와야 할 천등지맥 분기점이다.

조심할 구간이 많은데 한번은 암릉이 나타나 좌측으로 우회 하며 급경사 사면이라 느낌이 안좋았는데 역시나 알바다.
늘 정답은 원점회귀인 줄 알면서 좀 더 쉬운 방법 없을까 꽤를 부리느라 암릉을 넘어보려 하니 측면 양쪽이 낭떠러지인 비스듬한 바위가 나타나 포기하고 급경사 사면을 지그재그로 내려가다 완만해지면 정상 트랙 방향으로 사면치기하면 될 듯 하여 막상 내려가 보니 위에서 렌턴으로 비춰 봣을때 본 느낌 보다 경사가 너무 급해 온 몸을 경사면에 붙이고 잡목 부여 잡으며 아슬아슬 가다보니 차라리 원점회귀 할 걸 후회도 되지만 이미 늦었고 다행히 무사히 통과한다.

선답자 후기에 특이한 내용들 없었고 장거리가 아닌데 3구간이나 4구간으로 나누어 진행한 분들이 있어 너무 짧게 걸었다 생각했는데 걸어보니 이해가 된다.

운골산 미륵산 지나고 36.8km지점 두번째 난관과 맞딱뜨린다.
암릉지대를 통과해야 하는데 우회로는 안보이고 암릉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어 당황했는데 다행히 글씨없는 빨간색 시그널 하나를 발견해 미끄럼 타듯 내려갔으나 옆은 낭떠러지고 경사가 더 가팔라지며 트랙에서 벗어나 다시 올라와 암릉을 넘어가야 하나 싶어 자세히 살펴보지만 도저히 오를 수 없어 멘붕에 빠진다.

무엇이든 해야 하기에 처음 내려갔던 방향으로 이전 보다 더 내려가 사선으로 치고 갈 수 있는 곳을 찾아 보려 내려가다 암릉쪽을 보니 지날 수 있는 공간이 보여 유심히 살펴보니 몇미터 앞에 빨간 시그널이 보인다.
같은 곳을 내려갔다 올라왔으면서도 밤이라 시야가 좁아 보지 못하고 우왕좌왕 시간과 체력만 허비했다.
혼자였더라면 어쩔뻔 했을까 생각하니 아찔하고 앞으로 하게 될 혼산에서 이런 상황 만날까봐 벌써 겁이 난다.

청명은 속도가 빠른 친구라 거리를 유지하려면 늘 그렇듯 가끔씩 뛰어야 하는데 졸음까지 몰려오면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기에 뛰는 횟수가 많아져 더 힘든데 오늘도 그렇다.

거의 매주 이런 산행을 1년 내내 한다고 가정하면 40개 정도의 지맥을 완주하는데 162지맥을 완주하려면 산술적으로 4년이 걸린다.
이제 1년 했으니 앞으로 3년을 더 해야한다 생각하니 막막한데 지맥을 시작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 심정 이해되고 나 또한 "이걸 꼭 해야하나?"수 없이 스스로에게 반문하는거 보면 졸업을 할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다.

초반은 천고지 넘는 산들이 많아 힘들 것이고 후반부로 갈수록 쉬워질 것이라 예상 했지만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리며 쌓인 낙엽에 연속 미끄러지고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 후반부도 계속 어렵다.

걷기 좋은 구간이 나오니 날머리까지 이런 길이길 바래보지만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안다.

12시21분 52.7km지점 긴경산은 낮은 산이지만 경사가 급해 힘들여 올라야 한다.

13시49분 합수점 흥원창에 도착해 산행을 종료한다.

문막으로 이동해 돼지국밥에 막걸리로 뒤풀이 하고 귀가하며 힘든 지맥길 스스로를 이겨내며 묵묵히 전 지맥 완주하신 선답자 분들 특히 여성분들 무영객님 처럼 오롯이 혼자 걸으신 분들 정말 존경스럽다.
길 찾느라 수고하고 함께 걸으며 의지가 되어준 청명친구에게 감사하다.

[soyoung.(김소영)]

이번길 조망이좋네요.^^
치악산 안가봤는데요..
보니 가고싶네요.
늘 응원드립니다..포빛님

[포근한빛(김진용)]

강원도 고도 높은산이라 조망은 좋은듯 한데 산세가 험해요^^

[거북이.(김도훈)]

후덜덜한 거리 부럽습니다
쉽게 도전이라는 말은 안 나올듯합니다

[포근한빛(김진용)]

예상치 못한 난관이나 잡목지대가 늘 염려되네요. 거북이님도 산행 잘 하시면서~^^

[영샘(金京淑)]

아이고.. 훤할 때 다니심 좀 더 안전할 듯 한데..
막무가내로 험한 경사면 내려가시지 말고 잘 살펴서 부디 안전하게 다니시길~ 이제 온통 더 미끄러울 계절이라 지켜보는 사람이 더 걱정되네요~^^;

[포근한빛(김진용)]

원래 혼자할때는 비박하며 훤할때 다녔는데 J3스타일은 무박으로 다니다 보니~
안전과,무게,시간에서 장단점이 있어요.
제 안전을 염려해 주시는 그 고운 마음이 너무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