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가는 길/은의길]
그런 쉬운 길이란 없다.
아구디나 A Gudina - 캄포베세로스 Campobecerros
19Km 7시 40분 ~ 14시 20분 6시간 40분
2015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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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에로스키 앱을 보니 고도만 높을 뿐
어제처럼 굽이치지 않아서 쉬울거라 생각했다.
아침은 간단히 어제 사둔 머핀과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나온다.
분명 일찍 일어났는데.. 씻고 나오니 다들 순식간에 씻고 다 출발해 버려서 우리가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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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가다가 아닌 거 같아서
GPS를 확인하니 골목으로 들어간다.
골목쪽에 역시 노란 화살표가 잘 되어 있다.
왼쪽으로 가면 Viren 오른쪽으로 가면 L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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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Laza로 간다. 일찍 나간 줄 알았던, 프랑스 캐네디언들이 앞서간다.
걸음이 빠르구나. 금새 가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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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도로를 따라 한동안 오르막.
정말 우리가 높은 곳에 있긴 하는 구나..
다른 곳의 산들이 낮아 보인다. 오늘은 20km 동안 아무것도 없다. ㅠㅠ
아.. 마을이 있긴하지만... 마을엔 정말 아무것도 없다.
바르가 있다고 무조건 들어가는 건 아니지만 왠지 없다고 하니 암울하다.
그래도 가야만 하는 길이니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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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가고 있으니,
전에 후안킴으로 착각했던 후안킴아저씨 닮은 아저씨가 우리를 향해 걸어온다.
정말 빠르시다. 우리 나올 때 주무시고 계셨는데..
특이 하게 많이 있는 교통표지판. 이것저것 많이 표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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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 아.. 마을의 '마'자도 보이지 않는 곳. ㅎㅎㅎ
대체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어디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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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프랑스 케네디언들이 앉아서 쉬고 있다.
우리도 올라가서보니 정말 좋은 뷰에서 쉬고 있구나!
산위에 강이라니... 정말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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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오늘 Laza까지 간다고 한다.
그곳까지는 34km " 헉! 우리도 예전에 모나스테리오 갈때 걸어봤는데..
34km 걸어갈만한 곳이 아닌거 같아... 너무 멀어~”하니,
“괜찮아 천천히 가면돼” 정말 쿨한 정답이다!!!
우리도 앉아서 간식을 먹고 싶으나 마땅히 앉을 만한 곳이 없어.
간단히 인사하고 계속 걷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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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의 작은 마을들이 있지만, 쉬어갈 만한 곳도 없다. ㅠㅠ
그냥 강물이 잘 보이는 곳 돌길바닥에 주저않아서 간식을 먹는다.
우리가 거의 매일 먹는 천도복숭아! 정말 복숭아 없이는 걸을 수 없다.
싸고 맛있고 새콤 달콤하고..
귀여운 차. ㅎㅎㅎ
여기서는 그냥 고물차지만, 멋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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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곳에서 한참 왔는데도 보이는 호수 아닌, 강. ㅎㅎㅎ
산위에 강 정말 멋지다.
절경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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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는다. 프랑스케네디언들도 우리를 앞질러 걸어간다.
우리가 정말 마지막 주자구나.
걸음이 느리다. 한시간에 4km 가던 초반의 모습은 없어지고..
거북이걸음처럼 느릿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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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프랑스길 걸을 땐 초봄이라 꽃이 많이 없었는데,
은의길 여름에는 꽃이 지천에 깔려있다.
너무도 예쁜 꽃들.. 오늘은 천천히 가니 꽃 하나하나 향기 맡으며 사진찍으며 걸어 간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꽃들. 이곳에서는 잡초처럼 잘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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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개들소리만 나는 작은 마을을 지나 계속 걸어간다.
뒤돌아 보니 우리가 걸어온 길들이 보인다. 구불구불.
엄청 돌아왔구나.. 그래도 경치는 아름답다.
다시 앞을 보니 또 산을 오르는 경사로다.
아 정말 오르막은 힘들어.
게다가 산이 돌산이라 돌맹이들이 많이 부서져있다.
발이 미끄러지기 쉬워서 발목에 힘이 더해진다.
이것만 넘으면 내리막일까. 기대하고 올라가면, 또 오르막.
이번이 마지막. 하고 오르면 또 오르막.
정말 욕이 나온다.. 아~ Si Si.
“은의길, 욕하지 말고 걸으세요”라는 책이 있다는데..
욕안하고 걷기가 힘드네!! ㅋㅋ 착하게 살아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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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게 심심했는지..
요한이는 자신의 이름을 길에 남기겠노라며..
열심히 지팡이로 이름을 적는다. ㅎㅎ
정말 마지막 산을 죽을똥말똥 올라간다.
드디어 오늘 도착할 마을이 보이는 Comp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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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엔 내리막길이 장난아니다..
너무 올라오는데 힘이 들어서 잠시 쉬기로 한다.
쉬면서 먹는 간식은 정말 꿀맛이야 꿀맛.
마음은 저 산아래를 지나 알베르게를 찾고 이미 씻고 침대에 누워있는데..
이 몸둥아리는 이 산 꼭대기에 앉아서 일어날 줄 모른다.
엉덩이가 왜이러케 무거운지...
간신히 몸을 일으켜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다.
내리막길이 이번에도 돌맹이들이 한가득하다.
넘어지면 돌에 베일거 처럼 돌이 날카로워. 조심히 내려가야한다.
반쯤 내려갔을까.. 어제 알베르게에서 잠깐 보았던
아직 국적도 모르는 청년 한명이 뛰어내려간다.
우와! 대박일세! 어려보이는데..
이 돌산을 뛰어내려가다니, 다칠까봐 염려되지만,
청년은 올라!를 외치면 쌩~ 하고 뛰어내려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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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무척 심한 곳을 내려왔다.
경사가 심한 것 둘째 치고 너무 돌이 미끄러워서 걸음마 걸음으로 내려오니 온몸이 쑤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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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 작은 개울을 지난다.
앉아서 포즈를 취하는 요한이 남푠님.
갈리시아 지방이라서 갈리시아 하수구 뚜껑!!!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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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조그만하다. 알베르게를 찾아 가는데
마을 바르에서 아까 그청년이 점심을 먹고 있는다. ^^
안다치고 잘 내려갔네! 아까 심히 걱정스러웠는데 말이지!
맛있게 점심을 먹고 있어 우리도 이따 이곳에 와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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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를 찾아간다. 우리가 처음이다.
이러다 오늘도 우리가 마지막이 될지 모르겠다.
알베르게 앞에 동상이 참 특이하다. 왠지 무섭기도 하고..
밤마다 움직일 거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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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 다 로사리오.
지은지 얼마 되지 않아서 깔끔하다.
짐을 내려놓고 토요일이라서 슈퍼가 금방 닫을지 몰라서 슈퍼를 찾아 가지만..
슈퍼가 없단다. 아까 본 바가 전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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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 들어가니 주인아주머니께서 "꼬미다?" 하신다.
점심 먹을 거냐고 물어보시는 거다.
점심 먹는다고 하면 코스 요리로 나오기에.. 코스는 부담스럽고
간단하게 샐러드와 또르띠야보카디오를 시킨다.
곧 음식이 나오고~ 우리는 맛있게 먹는다.
근데 알고보니 알베르게 주인이 딸인가보다.
2살정도되는 아이가 있고~ 온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고있다.
바 아줌마는 인심이 좋아 보이신다. 음 맛있네! 하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감자볶음도 가지고 나와서 먹을래? 하신다.
그래서 "네 조금만 주세요” 했는데 한접시를 다 두고 가신다.
헉! 강매는 아니겠지? 여기 마을도 작아 보이고..
대부분 작은 슈퍼는 또 비싼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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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바에서 슈퍼도 겸하고 있었다.
하지만 살건 별로 없었다.
생명수를 사고 요플레도 2개 달라고 하고~
요플레 값을 지불안했기에 얼마냐고 물어보니 그냥 가져 가랜다... 헉!!
스페인에 와서 바가지를 썼으면 썼지..
이런 조건 없는 호의는 처음이라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우리를 보며
잘가~ 라고 하시고는 주방으로 들어가신다..
요한이가 크게 무쵸 그라시아스!! (너무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나온다.
나오는길에 사진들을 보니 가족들이 순례를 많이 다닌 사람들인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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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게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세탁기가 있는데
작동을 한다!! 오오!! (세제도 세탁기 안에 들어있다.)
신나게 빨래를 돌리고 ~ 한숨 잔다~ 씨에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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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쯤 일어나 뒹굴다가 간단히 빵을 먹고
9시쯤 10시에 숙소가 문을 닫는다는 사전 정보에 의하여
맥주를 마시러 아까 점심에 갔던 바르로 향한다.
가보니 알게르게 주인도 있고 저녁먹는 시간인가보다.
우리도 옆 다른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2병 시킨다.
맥주를 먹고있는데 안주거리로 타파스 2개를 주신다!!!
대박!! 바게트에 오일을 두르고~ 꽁치올린 타파스랑 빵사이에
치킨과 감자등 으꺠서 만든 맛난 요리!(갈리시안 파이)
우리는 깜짝 놀라며 그라시아스를 또다시 외친다.!!!
캬~ 여기가 최고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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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알베르게 호스피탈로가 여기서 밥을 먹고 있기에
문잠글 일은 없겠다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맥주와 타파스를 먹는다.
맥주만 시켜 먹었는데 저녁을 간단하게 해결! 굿굿!!!
그래도 들어가 쉴겸 10시쯤 계산을 하려고하니
가격이 무려 2.4유로!!!! 그 어디에서도 듣도보도못한 착한가격!!
착한 가게로 선정합니다!!! 강추!! 두번 드세요 세번드세요!!
기분 좋게 숙소에 돌아오니..
바이크족 커플이 저녁 늦게 알베르게에 왔다.
우리만 잘 뻔했는데~
와서 반갑네요!! ^^ㅎㅎㅎㅎㅎ 간단히 눈인사만하고 잠이 든다.
오늘의 정리 :
알베르게 - 1인당 8유로,깨끗함, 세탁기 사용 가능
온수가 1인 사용 후 안나올수 있음.
바르 - 마을 진입후 조금 올라가다보면 첫번째로 보이는 바르.
슈퍼마켓을 같이 하고있으므로 간단한 물이나 음료를 살 수 있음.
아줌마 인심이 굉장히 좋아서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게 먹을 수 있음.
( 식사시간에 맞춰가면 콩고물이 떨어짐ㅋㅋㅋㅋ 우리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