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에 귀의하옵고
제가 부처님을 처음 뵙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여, 부처님 전에 발원문을 올리는 기회를 주신 스님 그리고 함께 공부하신 법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년 전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난 딸의 49재를 이곳 대원사에서 지내며 스님께서 가족들도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고, 사무장님께서 파란색의 불자수첩을 주시면서 천수경과 금강경을 독송하며 기도하는 방법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처음 접하는 경이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 유튜브에 있는 어느 스님의 독송을 따라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씩 읽었습니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스님께서 하라고 하시니 딸의 극락왕생 발원에 좋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열심히 독송했습니다.
처음에는 법당에서 절하는 방법도 몰랐고, 7개월 동안 기도하는 방법도 몰라 그저 딸의 영구위패가 있는 이곳 보광전에 와서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천수경과 금강경을 독송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해 9월 1일 위례대원사 청량불교대학 기본반 30기, 경전반 15기에 입학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를 처음하는 아기가 되어 부처님 세계를 알아가는 시간들이 너무 감동적이고, 매시간 열심히 강의해 주시는 스님의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딸에 대한 그리움, 슬픔, 죄책감으로 괴로움에 사로잡혀 있던 저에게 관음정근, 신묘장구대다라니, 금강경 독송기도를 수행의 방편으로 가르쳐 주셔서, 제가 슬픔과 괴로움을 이기며 살아가는데 의지가 되도록 해 주셨습니다.
제행무상을 통해 전도몽상을 깨우치고, 무아의 가르침은 저에게 자기중심적 사고와 아집이 허망한 것임을 깨닫게 해 주셨고, 일체개고를 통해 기쁨과 즐거움은 일시적인 것임에도 여기에 집착하여 고통을 낳는다는 것을 부처님의 연기법을 배우며 어리석게 살아온 지난 세월이 후회되었습니다.
경전반에서 금강경을 공부할 때마다 왜 스님께서 딸의 49재 때 금강경 독송 기도하라고 하셨는지 이해가 되어 딸과 함께 공부했더라면......
매시간 후회의 눈물로 공부했습니다.
몸이나 생명이나 형체가 있는 모든 것은 꿈, 환상, 물거품, 그림자 같으며, 이슬, 번개불과 같으니 이를 관하라 하신 부처님말씀.
모든 것이 순간이고 무상하다고 하신 것은 우리들이 그만큼 상에 집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상에 매달려 괴로워하고 분노하면서 또 다른 업을 짓지 않기 위해 금강경을 끊임없이 수지 독송해서 지혜의 눈을 뜨라고 매시간 스님께서 강조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상에 집착하지 않고 여여부동하게 올바른 길을 찾는 지혜와 머무름없이 실천하는 힘이 금강경 속에 있었습니다.
인도에 설법제일 부루나존자가 계시다면 대한민국 위례 대원사 부루나존자이신 진호스님!
스님이 계셔서 저희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해 주심에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이 졸업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고 무한한 부처님 가르침 공부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불법을 공부하여 깨우치며, 일상기도를 통하여 하심하고, 육바라밀을 실천하는 생활불교인이 될 것을 부처님 전에 발원합니다.
불기 2567년 3월 7일
대한불교 조계종 위례대원사 청량불교대학
경전반 15기. 기본반 30기 졸업생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