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명박 대통령은 "전국 어디든 1시간 30분 안에 오갈 수 있는 철도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히 경제적인 효과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서울에서 강릉 간 이동 시간을 58분(KTX 기준)으로 줄이는 등 전국 대부분의 거점 도시를 고속철도로 연결할 계획이다. 이에 주식시장에서는 정부의 'KTX 고속철도망 구축 전략'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주식들이 테마를 형성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철용 송·배전 부품 제조업체인 세명전기의 주가는 지난 1일부터 이틀간 1100원이 올랐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6820원(2일 종가 기준)까지 뛰었다. 이틀 평균 상승률은 9.34%다. 철도 신호 제어시스템 개발회사인 대아티아이 주가도 정부 발표 이후 하루 평균 5.92%씩 상승했다. 리노스, 하이록코리아, 삼현철강, 대호에이엘 등 다른 철도주의 흐름도 비슷하다. 2일 일부 종목은 차익 실현 움직임 때문에 약세로 거래를 마쳤지만, 장중 상승세를 나타내며 성장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그동안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지속됐고, IT산업에 대한 우려스러운 전망 때문에 코스닥시장의 성장 동력이 사라진 상황이라 철도주의 움직임은 유독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철도주가 정책 수혜주로서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린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고 세계적으로도 철도망에 대한 투자가 적극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철도주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대우증권 추연환 연구원은 "4대강 사업과는 달리 KTX 고속철도망 구축전략은 별도의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아 사업을 빠른 속도로 추진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보인 만큼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가 더 늘어나 철도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주식시장에서는 일시적인 호재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 견해도 있다. 다른 테마주들처럼 철도주 역시 정책적인 성과보다는 주가를 올리기 위한 재료로 묶여 움직인다는 견해도 나온다. KB투자증권 허문욱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종목들은 단발성 호재에 짧게 반응하고 다시 주가가 내리는 경향이 짙다"면서 "철도주 역시 최대 97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너무 앞서 오르는 상황"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