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일지 (5월 3,4,5째주)
숲속에서 명상을 하며 새소리에만 집중해봤다.
까악까악 휘리리릭 삐유삐유 쪼로로롱 쫑알쫑알 끼룩끼룩 뻐꾹뻐꾹 딱다구리 소리까지.. 거기에 멀리서 들려오는 소음들.. 날벌레 날아가는 소리, 정말 오케스트라가 따로 없네.🎶
나뭇잎들은 거기에 맞춰 살랑 살랑 춤추듯 바람에 날리고, 날벌레들과 개미들은 어딜 그리 바쁘게 움직이는지..
참 세상은 다양하고 정신없이 돌아가는듯 싶다ㅋㅋ
살면서 한번도 새소리에 이렇게까지 집중해 본적이 없었던것 같은데, 정말 여러 종류의 새가 여러가지 소리로 울고 있었고, 차마 글로 담아낼수 없는 소리들도 많았다. 명상을 하면서 점점 자연과 친해지고 있는것 같다. 가끔 숲속으로 수업을 진행하러 가면 나혼자 숲속에 있는 시간이 있는데 예전같으면 핸드폰이나 만지고 있었을텐데 명상을 시작하고 나서는 나홀로 그시간을 즐길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또 예전엔 무섭기만 했던 곤충들과도 조금씩 친해지고 있는것 같다.
나뭇잎들도 참 가지각색의 모양을 지녔다. 크고 넓은 잎, 얇고 길다란잎, 뾰쪽한잎, 둥글둥글한잎, 진한초록잎, 연한초록잎..
다들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바람에 춤을 춘다. 나뭇잎을 하나하나 보고있자면, 사람들도 다를게 없다 싶다. 나름 각자의 고충도 있겠지만 하나하나 개성넘치고 아름답다. 모두가 각자만의 그 개성과 아름다움을 알았으면 좋겠다 싶다.🍀
<템플스테이 후기>
예전부터 너무 가고싶었던 템플스테이를 드디어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천주교 신자이지만 불교 철학을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불교에 가본적은 없고 가봤자 그냥 여행지에만 살짝 들러본게 전부인데 불교에서 하룻밤을 보낸다니.. 그것도 잘 모르는 도반들과.. 조금은 걱정도 됬지만 설레이는 마음이 앞섰다. 얼굴만 봐왔던 도반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명상에 대해 서로 느낀것을 얘기하는게 참 좋았다.
타종, 걷기명상, 108배, 쑥뜸, 쿤달리니댄싱명상, 웃음명상, 방하착, 3배절 받아보기
108배 - 너무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아서 다행이였다. 숫자에 집착하기 보다는 절을 올릴때마다 나오는 구절에 집중하면서 하다보니 힘들지 않았고 시간도 금방 지나갔다. 하지만 그다음날 아침에 했던 108배는 잠을 푹 못자서 그런지 전날보다 조금 힘들긴했지만 내몸 하나하나 움직임에 집중해볼수 있어서 좋았다.
쿤달리니댄싱명상 - 선생님께서 잘 진행해주셔서 큰 무리없이 부처님 앞에서 신나게 재롱부리고 온 것 같다. 생각없이 몸을 흔들어 대는게 처음엔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뭔가 점점 자유로워지는 기분이였다. 더 즐기고 싶었는데 시간이 부족해 조금 아쉬웠다.
웃음명상 - 와.. 웃는게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물론 가끔 너무 웃으면 배가 아플때도 있었는데 뭔가 안웃긴데 오랜시간 웃다보니 정말 웃는것도 보통일이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도 다같이 힘을 다해 웃었던 녹음 소리를 들으니 뿌듯했다.
방하착 - 정말 고심해서 쓴 소중한 3가지를 하나씩 버리다 보니 진짜 버려지는것도 아닌데 뭔가 씁쓸하고 슬퍼졌다. 그리고 나의 묘비에 쓸 문구를 생각해보면서 스스로 '나름 참 잘 살아가고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 묘비명에 걸맞게, 후회없이 잘 살아가야겠다고 다짐했다.
3배절 받아보기 - 108배하느라고 힘들었을텐데 나를 위해 절을 해준 도반님들께 정말 감사했다! 모두가 나에게 전해주는 에너지가 느껴져서 너무 힘이되고 감동이였다. 그리고 각자 느낀점을 얘기를 듣는것 또한 감동적이었다.
편안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108배를 잘 해낸 나에게, 잘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주위에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함께 해준 도반님들에게 한번 더 감사할수 있는 시간이였다. 감사합니다 :)❤️
첫댓글 명상이 삶으로 들어와 숲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저도 같이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