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탄신일에 즈음한 현충사 걷기
한국체육진흥회의 496차 일요걷기(2022년 4월 24일)는 충무공 이순신 탄신기념 현충사걷기(음봉면사무소 –현충사)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는 서울에서 23명, 천안에서 7명 등 총 30명.
아침 7시 반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출발한 서울의 관광버스와 오전 8시 반에 천안체육공원에서 출발한 승합차가 오전 9시 지나 음봉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오랜만의 해후,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인근에 있는 충무공의 묘소로 향하였다.
충무공의 묘소는 아산 현충사에서 9km 떨어진 음봉면 어라산에 부인과 합장, 문화재청 현충사관리소에서 묘역을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수년간 대대적인 보수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1598년 11월 19일에 노량해전에서 순국한 충무공의 유해는 삼도수군통제영인 완도의 고금도를 거쳐 음봉면 금성산으로 옮겨졌다가 16년 뒤인 1614년에 이곳으로 이장한 것이다.
묘소 입구의 신도비를 살피고 산등성에 있는 부모의 묘소를 거쳐 충무공 묘역에 이르니 9시 반, 왕릉처럼 우람한 봉분 밑으로는 둘레석 9개가 둘러져 있고 묘비에는 ‘유명수군도독 조선국 증 영의정 덕풍부원군 삼도통제사 시 충무 덕수 이공지묘 정경부인 상주 방씨 부좌(有明水軍都督朝鮮國贈領議政德豐府院君三道統制使諡忠武德水李公之墓貞敬夫人常州方氏祔左)라 새겨져 있다.
묘소를 살피며 경의를 표한 후 일행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 2년 전 일요걷기로 충무공 묘소에서 현충사까지 걸었던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 내용, ‘2020년 5월 10일, 체육진흥회의 일요걷기를 충무공의 고장인 충청남도 아산에서 백의종군길 탐사행사로 가졌다. 출발장소는 아산시 음봉면의 이순신묘소, 오전 10시에 모이기로 하였는데 서울과 청주의 교통편이 순조로워 일행 모두 예정보다 30분 일찍 묘소 인근의 음봉면사무소에 도착하였다. 아산걷기의 안내자는 이곳에 거주하는 충무공 이순신 백의종군보존회의 박승운 회장, 그는 이순신 장군이 금성산의 가족묘에 묻혔다가 16년 후에 어라산의 문중묘지로 이장한 일과 여러 세대 후 숙종과 정조 대에 신도비를 세우고 영의정으로 추증한 것, 부모 및 자손들의 묘소가 근처에 조성된 경위를 소상하게 설명해 준다. 묘소 참배 후 10여km 떨어진 아산의 현충사로 출발, 야산 길 따라 현충사에 이르니 오후 2시가 지난다. 살고자하면 죽고 죽고자하면 하면 산다(必死則生 必生則死)는 장군의 휘호가 새겨진 비석에서 기념촬영 후 대절버스로 찾은 곳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당시 먼 뱃길로 귀환하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맞은 게바위(蟹巖), 어버이날 지나고 스승의 날 앞둔 때 엄한 스승이자 효심을 다해 섬긴 어머니를 비통한 심정으로 맞은 역사의 현장을 찾는 발걸음이 뜻깊다.’
묘소에서 내려오던 중 충무공의 후예들과 조우하였다. 충무공의 14세손인 이경렬 씨 등 12명,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잠시 대화를 나누기도. 이들은 오는 도중 차 안에서 장군을 기리는 시를 읊조리기도 하였다며 여러 시가 적힌 프린트 물을 건넨다. 첫머리의 시는 우리가 익히 아는 한산도가(閑山島歌),
‘한산 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적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남의 애를 끊나니’
오전 10시경에 음봉면소재지를 출발하여 자동차도로 옆의 오솔길에 접어들어 현충사로 향하였다. 걷는 길의 연한 녹음이 싱그럽고 아름답게 핀 꽃들의 향연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누나. 제법 더운 날씨, 고재경 충남지부장이 제공한 아이스크림이 땀을 식혀주고 일행들이 챙겨온 간식이 힘을 북돋운다.
고갯길 두어 개 넘어 현충사에 이르니 오후 1시, 현충사는 충무공의 나라 사랑 정신을 널리 알리고 이를 되새기게 하는 성지다. 1706년(숙종 32년) 아산의 유생들이 조정의 허락을 받아 세운 사당에 1707년 숙종이 현충사(顯忠祠)라는 현판을 내렸다. 지금의 현충사는 1966년부터 1974년까지 현충사 성역화사업이 진행되면서 겨레의 성소가 되었다. 해마다 충무공탄신일인 4월 28일을 국가기념일로 정하여 이곳에서 다례를 지내고 있는데 금년은 1545년에 태어난 충무공의 477돌이다. 잘 가꾸어진 경내를 지나 충무공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까지 걸어가는 발걸음이 숙연, 체육진흥회에서 준비해온 꽃바구니를 영전에 바치고 일행 모두 경건한 자세로 묵념을 드렸다. 방명록에 적은 글, ‘탁월한 지략과 완벽한 전술을 기리며’
사당에 가는 길목에 있는 수려한 거목이 눈길을 끈다. 큰 나무를 삥 둘러 충무공의 국난극복 업적과 사후 수백 년에 걸쳐 조정에서 추증한 여러 사적들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명소, 시간이 빠듯하여 경내에 있는 이순신기념관에 들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
오후 2시에 현충사 주차장에서 차량에 탑승, 미리 예약한 식당으로 향하였다. 늦은 점심을 맛있게 들고나니 오후 3시,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고 각기 타고 온 차량에 올라 서울과 천안으로 출발하였다. 천안 거쳐 청주의 집에 돌아오니 저녁 6시가 가깝다. 참가자 여러분, 더운 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한 국제정세가 험악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기류도 불안정한 때, 체육진흥회의 현충사걷기가 충무공이 노심초사하며 지켜낸 국난극복의 교훈을 새기는 굳건한 발걸음이기를!
* 지난달(3월 1일~19일) 체육진흥회가 주관한 명량해전 승리의 길(진주 수곡~진도 벽파진 490km) 탐사기행록의 끝부분과 이를 취재한 언론보도(전남새뜸 2022. 4. 5)를 덧붙인다. ‘이번 탐사를 통하여 새긴 교훈, 극한의 악조건에서도 철저한 준비와 완벽한 대응으로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전과를 거둔 충무공의 지략과 투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처한 대내외적 역경을 현명하게 헤쳐 나갔으면 좋겠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후기글 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