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아주 어렸을 때 엄마와 함께 서울에 오는 그 당시가 매우 좋았다. 지금의 KTX, SRT와 같은 기차들 대신, 무궁화, 새마을 열차를 타고 구역사 건물로 나왔을 당시의 기분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항상 밖을 나와 주변을 돌아볼 때면, 눈에 들어오던 그 고가도로 쪽으로 차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의 도심을 즐기고자 상경한 것은 아니었지만, 살던 곳과 180도 다른 분위기에 심취했기에 습관적으로 나는 꼭 커서 서울에 올라올 거란 소리를 하곤 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서울역 주변을 아우르는 공간이 생겼다. 당시, 지나가다 우연히 접한 기사에 따르면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를 생각하며 계획을 진행시켰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주변을 아우르는 하나의 인공정원이 대중에 공개가 됐으며, 오늘날 당시에 생각했던 사람들보다 많은 수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 걸 보니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공했다 말해도 될 것 같다. 서울역 밖으로 나와 이곳에 오르면 바삐 지나다니던 버스와 차량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도 있어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이곳을 추천한다. 회현역에서부터 시작된 순간, 서울로 7017에서 보낸 순간의 이야기다.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06335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13513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20823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27350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34730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41734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02348726_thumb.JPG)
1. 산책로
회현역에서부터 발걸음을 시작하다. 서울로 7017이 일반에 공개되고, 종종 이곳을 찾았지만, 그때마다 항상 중간지점에 자리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곳에 올랐다. 백범광장공원을 시작으로 걸어서 명동, 후암동 등으로 빠질 수 있는 곳. 이곳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무더웠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금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 덕분에 항상 시선이 몰리던 서울 스퀘어와 버스환승센터 대신, 일상 속 당연했던 것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서울역 고가는 우리나라가 먹고살기 위한 수단을 갖춰가던 그 시점과 운명의 결을 함께했다. 이후, 수십 년이 지나면서 고가도로는 자연스레 노후화가 진행됐으며, 이에 따라 도로 폐쇄에 대한 논의도 수면 위로 올라온다. 결국 2015년 12월, 서울역 고가가 폐쇄되면서, 차량 통행이 제한되었으며,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계획안에 따라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항상 차가 다니던 곳을 걷는다는 게 좀 낯설게 다가왔지만, 금방 중간 지점에 도착하니 그 주변을 아우를 수 있던 순간이 매우 좋았다.
콘크리트 정글로 보이던 이곳에도 계절에 따라 푸르름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저 멀리에서 들려오던 피아노 소리가 문득 궁금했는데, 날이 조금 서늘해지니 지나가던 누군가가 그곳에 앉아 꽤나 아름다운 선율을 보행자들에게 선물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지나가다 잠시 발을 멈추고, 그 사람의 손가락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유럽 길거리 버스킹에서나 즐길 수 있던 그 당시의 분위기와 감성을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다.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336868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329768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352816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403223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409396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420452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014413265_thumb.JPG)
무더운 여름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직장인들이 이곳으로 몰려든다. 아무리 바깥공기가 무덥더라도 사무실의 분위기보다는 나은가 싶을 만큼의 사람들이 몰려들며 삽시간에 북새통을 이뤘다. 그늘의 손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아이스 음료가 들려 있었으며, 짧고 굵게 분위기를 즐기고자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가만히 앉아 따사로운 햇살의 온기를 즐기던 사람부터, 우거진 수풀 사이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까지 대조되면서 다채로운 그들의 모습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아침에 출근하고 에어컨 바람에 노출되어 있어서일까, 아래에서 올라오는 지열은 아랑곳하지 않고 점심시간의 마지노선까지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다. 들려오던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도 잠시 그 흐름을 멈춘 채, 쉬어가던 순간. 정확히 1시가 넘어가자 마법처럼 사람들의 흔적을 다시금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인기척 대신 저기 멀리서 들려오는 버스들의 소리가 빈 공간을 채웠다. 태양은 점차 가장 높은 곳으로 위치를 옮겨가며, 위용을 떨쳤으며 그늘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울로 7017 중간지점에 자리한 잔망대 위로 올라가 구 서울역 건물과 철로 그리고 서울 스퀘어를 바라본다. 건너편에 자리한 서울스퀘어의 경우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의 상사 사무실로 등장한 곳이기도 하다. 덕분에 바로 그 직전 눈앞에 펼쳐졌던 찰나의 순간과 더불어 장시간 근속을 이어가던 분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촘촘해 보이던 사무실 창문 너머로 생존을 위해 부지런히 열정적인 시간을 이어가는 사람들. 그들 덕분에 오늘도 서울은 활기가 한가득이다.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0337505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0348956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0402987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0417233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0427874_thumb.JPG)
2. 야경
해가 떨어지고 주변에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리면, 서울의 도심은 더욱 화려하게 빛 나기 시작한다. 오히려 낮 보다 서울로 7017은 밤에 더 그 매력을 더했다. 뒤쪽에 자리한 숭례문을 시작으로 환승센터로 이어지던 빛의 그 결이 사람들의 시선을 강렬하게 유혹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이곳이 일반에 개장된 지도 10년 즈음이 되어가는데, 코로나 엔데믹이 도래한 시점에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가 된다. 나처럼 삼각대를 들고 이곳을 찾은 사람부터 난간에 기대 스마트폰으로 순간을 담던 사람들까지 그 모습도 가지각색이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서울스퀘어를 배경 삼아 펼쳐지던 미디어 파사드였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미디어 파사드가 유행하기 전, 난 그 시작을 서울로에서 처음 즐겼던 것 같다. 여름이라 그런지 밤의 온도도 그렇게 차갑지 않았고, 알맞은 분위기에서 그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어 참으로 좋았다. 그 순간을 꽤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즐겼는데, 주변에서 함께 그 당시의 분위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풍성했던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4129960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4140858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4154979_thumb.JPG)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3%2F02%2F06%2F20230206214202167_thumb.JPG)
서울로 7017의 끝자락에는 만리재 광장이 자리했다. 서울에 자리 잡고 산지 어언 10년이 됐지만, 이곳이 상당히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만으로도 복잡,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봤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그 틈바구니에는 내가 누비지 못한 곳이 자리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다양한 기분을 설명하기에는 충분한 듯싶다. 서울역 바로 앞에 자리한 고층빌딩들만큼 화려함은 덜했지만, 대신 광장 주변에 깔린 은은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다.
광장 바로 옆에 조성된 곳에서 촬영된 서울 홍보 영상과 더불어 담아보고 싶은 장면과 그 순간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이번 서울로 7017에서의 순간들은 비록 끝이 났지만, 항상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고 했던가? 이곳을 다녀오고 난 후, 평소 알고 지내던 아이와 이곳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었으며 조만간 그곳에서 사진을 담고자 얘기 중에 있다. 서울을 아우르던 그곳에서의 순간, 풍성한 야경사진도 함께 담고자 다시금 이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봐야겠다.
![서울역 고가의 재탄생 그리고 휴식처 "서울로 7017"2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maps.googleapis.com%2Fmaps%2Fapi%2Fstaticmap%3Fcenter%3D37.55666%2C126.97054%26zoom%3D15%26size%3D500x370%26maptype%3Droadmap%26markers%3Dcolor%3Agreen%7C37.55666%2C126.97054%26markers%3Dcolor%3Agreen%7C37.55666%2C126.97054%26markers%3Dcolor%3Agreen%7C37.55666%2C126.97054%26key%3DAIzaSyBdNWKBpXHz-UDSmoiz_-IVjXz3Zo_pF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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