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긴 글이 될 수 있지만 서명에 참여하신 동문 한분 한분이 면담에 참여하신 것과 같이 내용을 아실 수 있도록 되도록 상세히 썼습니다. 그러다 보니 불가피하게 글로 소비녀회 관련 내용이 담기는 만큼 퍼가시는 일 없이 읽어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3월 21일 목요일 오후 4시 성가소비녀회에서 김마리비아네 수녀님과 소명동문회 원혜덕 회장님 비롯 7분이 참석해서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김마리비아네 수녀님은 관리국수녀님으로 당시 관구장님과 함께 소명원 협의의 책임자로 일하셨습니다. 현 관구장님은 협의 당시와 다른 분이시고 김마리비아네 수녀님 본인이 소명원협의와 관련하여 가장 상세히 알고 계시다고 합니다.
수녀님은 동문회가 학교장선생님의 설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음을 전해 들으시고 수녀원 상황과 그간의 이야기를 전할 필요를 느끼셨다고 합니다. 우리들 또한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는 대화의 장을 원한다고 하였고 그래서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소명원을 소비녀회에서 사용하시게 된 배경을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성가소비녀회는 중점적으로 일하셨던 소명여중고를 인천교구에게 무상양도하셨고 성가병원 또한 서울카톨릭대병원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서울교구로 무상양도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녀회 내부적으로 적잖은 내홍을 겪으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병원이나 학교의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은 새 건물을 지어야 할 필요 때문에 소비녀회 땅 일부분을 요구하시거나, 학교는 학교법 변동 때문에 소비녀회 소유로 남아 있는 학교부지 일부의 소유변경을 부탁하시거나, 사전협의한 내용과 달리 소명원에 매점을 지어 소명원 관련 세금문제가 더 생기는 등의 상황입니다. 성가소비녀회는 내부적으로는 의견을 조정하면서 요구를 어떻게 들어줄 수 있는지 관련법을 찾는 등 힘겨운 면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성가소비녀회에 일정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고, 학교 및 병원 무상양도 과정에서 문제인식을 느끼는 수녀님들도 계시기에 소비녀회 내에서 학교부지 일부의 소유권 무상 변경에 반대하거나 소명원 철조망도 지금보다는 좀 더 넓게 칠 것을 요구하는 주장이 있었다고 합니다. 학교부지 200여평을 무상으로 소유변경하고, 고등학교 구름다리에서 소명원으로 오는 오솔길을 그대로 남긴 것은 그러한 주장을 설득하고 완화한 결과라고 합니다.
수녀님들은 성가병원에 근무하던 수녀님들이 숙식하시던 건물을 중심으로 양로원과 성당일부에 숙소를 두고 생활하고 계신답니다. 흩어져 생활하는 불편이 있고, 특히 성당의 견습수녀님들의 안전이 걱정되어 밤에 데려다 주는 등의 불편이 있어 함께 생활할 안전한 숙소를 지을 필요가 있었다 하십니다. 성당 앞 철조망에 현재는 나타나지 않으나 한 때 바바리맨의 등장으로 성당 철조망 안쪽으로 자물쇠를 걸게 되었다고 합니다. 숙소는 지금은 허물고 없는 소명가정관이 있던 자리와 수녀님들이 텃밭으로 쓰시던 자리에 만드십니다. 즉 소명원 성모상을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평지 자리입니다. 철조망쳐진 성모상이 있는 둥그런 자리는 그대로 살려 마당으로 쓰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소비녀회에서 보시기에 그 자리는 학생들이 그리 많이 사용하는 자리로 보이지 않고, 다양한 행사를 하던 예전과 달리 소명원이 요즘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사실 잘 모르시겠다고 하십니다. 학교측의 소명원 관리 소홀이 안타까워 소명원 관리를 당부한 바도 있으시다고 합니다.
철조망이 높은 이유는 앞서 말씀하신 수녀님들의 신변안전과 학교측의 요구 즉, 학생들이 넘어다니면 위험할 수 있으니 높게 쳐달라는 것에 따른 것이라고 답변하셨습니다.
이에 동문들은 그간의 수녀님들의 어려움과 협의과정의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소명원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와 가치를 가진 곳이었는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감사를 드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경우와 달리 소명의 동문들은 학교를 떠올리면 행복하고 감사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우리를 귀하게 여겨 키우셨고 그렇게 학교를 이끌어주신 덕분이라고 감사드렸습니다.
특히 세월이 지나 성인이 되어 되돌아보니 청소년 시절 아름다운 소명원과 함께 한 시간들이 우리의 정서에 얼마나 큰 자산으로 남아있는지를 절실히 깨닫고 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만큼 지금 지역의 평범한 아이들에게도 이곳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곳인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우리이기에 아프고 절실한 마음으로 찾아왔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철조망이 쳐진 그 자리가 소명역사에서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어 안타깝고, 그 아름다움이 참으로 크고, 그곳을 중심으로 소명원이 펼쳐져 있어 철조망이 생기면서 소명원 전체가 옹색하게 웅크려졌음이 안타깝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소명원에서 행사를 잘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늘 산책 할 수 있고, 옆에 두고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그곳이 갖는 의미는 그대로 참 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최근의 학생들이 스마트폰에 더 열중하고 있는 듯 보이고 소명원에 별 관심없는 듯 보이시겠지만 저희는 오히려 반대의 경험을 했습니다. 최근 졸업한 동문들은 소명원 일로 연락이 닿으면 무슨 일이냐며 적극적으로 물어왔고 서명결과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참으로 많은 수가 안타까워하며 서명에 참여해왔습니다. 올2월 졸업한 고3들도 서명하는 날 학교에 나온 거의 전원이 서명에 참여했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설혹 아이들이 잘 모를지라도...부모가 자식이 크는 당시는 잘 몰라도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으로 노력하고 자식은 비로소 어른이 되서야 그 감사함을 알듯이 아이들은 당장에는 잘 몰라도 본인들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환경에서 살았는지를 나중에는 꼭 알게 될 것임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증거가 소명여고 졸업생 우리들 자신이라고요. 그러니 그동안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소명원을 베풀어주신 그 마음을 거두지 말아주셨으면 하고 간청드렸습니다.
높은 것을 넘어다니는 것은 그 시절만의 모습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예전 동문들도 늘 야단을 맞으면서도 교복치마 입고 소명원 높은 나무에 올라가 버찌를 따먹으며 성장했듯이 말입니다. 아이들 위험을 생각하셔서 철망을 높게 쌓는 것은 지나친 우려이신듯 함을 말씀드렸습니다.
저희는 수녀님들이 함께 모여 지내실 숙소를 마련하셔서 그간의 불편함과 안전문제가 잘 해결되시기를 진심으로 바람을 말씀드렸습니다. (예를들면 저희가 찾아간 소비녀회 본관 건물은 문 앞에서 호출을 하면 신원 확인 후 열어주는 식이었습니다) 다만 저희는 그토록 귀한 소명원을 수녀님들과 요양원 어르신들과 학생들이 함께 쓰는 동산으로 소명원을 남겨주실 수 없는지 간곡히 청하기 위해 왔음을 말씀드렸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마음을 내어주실 수 없는지 말입니다.
4기 선배님은 늘 봉사하시는 수녀님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기만 하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그자체 큰 교육이 되리라고요. 그러면서 수녀님의 모습을 따르고 닮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늘어가지 않겠냐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소명을 졸업한 동문들의 면면에서 볼 수 있는 면이라는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동문회가 어떤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드리며, 1004명의 동문들의 편지, 사진, 서명을 전달드렸습니다. 김마리비아네 수녀님은 관구장님에게 동문들의 말씀과 서명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소명의 학생들이 부럽다고 하셨네요. 이렇게 후배들을 생각하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입니다. 저희는 성가소비녀회 수녀님들이 저희가 소명을 그토록 사랑할 수 밖에 없도록 키우신 결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면담은 한시간 십오분 가량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자신의 이야기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눈시울 뜨거워지는 순간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서명내용을 전달하고 밖으로 나와 소명원 성모상 자리로 들어가 둘러본 후 회의가 있을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이어서 회의결과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면담에 참석하신 7 분 외에 퇴근 후 5분이 더 참석하신 가운데 회의 진행했습니다.
서한문 보내기와 서명활동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예상을 하면서도
가장 큰 성과가 남는다면 철조망이 없어지게 하는 것이고
최소한 성가소비녀회에 소명인들에게 소명원이 어떤 곳인지를 전달해서
나머지 공간이라도 유지시키는 데에 보탬이 되어야하지 않겠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인만큼
오늘의 면담과 그간의 서명활동은 의미가 크고 성과있는 자리였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셨습니다.
앞으로
면담상황을 카페에 보고하고, 인천교구와 학교장님에게 우리의 편지와 서명 내용을 보내드릴 것.
향후 소명원을 지키기 위한 소명 각 주체의 어떤 움직임이 있다면
동문회는 적극 지지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자는 것으로 회의 마무리 하였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면담참석자: 4기 박향, 10기 원혜덕, 14기 오복희, 14기 문영애, 16기 이경희, 17기 맹예호, 30기 황미경
회의참석자: 4기 박향, 10기 원혜덕, 13기 서영희, 13기 조혜경, 13기 채규순, 14기 오복희, 14기 문영애, 14기 김옥수 , 16기 이경희, 17기 맹예호, 27기 노승연, 30기 황미경
그동안 회의에 참석하시고 서명활동을 이끌어주신 동문회 임원 및 각 기수별 대표자님, 동문님들
30기 이하 연락실무를 함께 해준 동문님들, 카페지기 조혜경 선배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음 담아 정성으로 편지써주시고 사진 올리시고 서명에 임해주신
소명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보고가 늦어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어 글 작성이 늦었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거나 의견있으시면 010 9465 7817 로 연락주세요^^
후배님의 수고를 어찌 말로표현할까요 감사할 뿐이네요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눈물이 나와서 중간중간 다시 읽었네요....미경후배 정말 고생 많았고....고맙고.....한편으로는 행복해...
이런 선,후배 관계가....소명원은 우리들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니까.....
어려울거라는 예상은 했지만...그래도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성과이기도 하지....
이제부터라도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 더욱 간직하면서....늘 건강합시다...
카페에 자주 들러서 근황도 알려주고......두런두런 살아가는 얘기로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봅시다.
정말 고생했어요....고마워~~~~
우리들의 모교 소 명 여 고 ~ 우리들의 추억과 우정이 담긴 소중한 보금자리
함께 아끼며 예쁘게 키워갑시다!!
늘 아낌없는 정성과 열정으로 지켜주시는 선 후배님 감사합니다.
수고 많이 하셨어요 궁금했어요 ... 가슴이 뭉클하네요 좋은소식 기다리며 우리도 소명의 번영을 위해서 기도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