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지대 송유관 지켜라”
군인트럭 윈난성 잇따라 도착
내전 가능성 확산에 행동나서
반군세력 제압 등 다목적 포석
지난 2월 미얀마에서 쿠데타 발생 후 정정불안과 반중 정서가 커지자 중국이 미얀마 국경지대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고 있다. “송유관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미얀마에서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유혈 사태가 확산하자 미얀마 반군 세력 제압과 난민 사태 및 국제사회의 개입 가능성 등에 대비한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유엔에서 다자적 제재 필요성을 강조해온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2일 이라와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얀마와 중국 국경의 소식통들은 “중국 군인을 가득 태운 트럭이 최근 며칠간 국경 도시인 윈난(雲南)성 지에가오(姐告)에 잇따라 도착했다”고 전했다. 지에가오는 미얀마 샨주(州)와 마주 보고 있는 접경 지역으로 변경 무역지구로 지정돼 있다.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소식통은 이라와디에 “중국이 미얀마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라와디는 대만 TVBS를 인용해 중국군이 천연가스 송유관을 보호하기 위해 지에가오에 주둔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국영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가 투자한 송유관은 벵골만에 위치한 서부 라카인주 짜욱퓨항에서 시작해 마궤주, 만달레이주, 샨주 등을 거쳐 윈난의 쿤밍(昆明)으로 연결된다. 총 연장 800㎞ 규모의 송유관은 연간 석유 2200만t, 천연가스 120억㎥를 수송할 수 있다. 앞서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자국이 투자한 송유관의 안전 보장과 반중 여론 억제를 위한 언론 통제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군부와의 내전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이 행동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장단체 세력이 커져서 국경지대가 불안해지면서 난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카친독립군(KIA)의 경우 미얀마 군대와 교전하면서도 “민간 거주지와 송유관·가스관은 피해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 상태여서 송유관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이날 “안보리 회원국들은 급속한 상황 악화에 깊은 우려를 표현하고 평화적 시위대를 겨냥한 폭력과 여성,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 수백 명의 죽음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하지만 구체적 행동을 담은 제재 결의 채택에는 실패했다. 현재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에서는 두 달 동안 543명이 희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