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저차 퇴원하고 재택 2주차 접어들었네요.
대학병원이라 그런지 수술 3일만에 퇴원,
첨엔 발을 드는 것만으로도 통증이 있었는데
슈처한 부분이 점점 아물고 붓기도 빠져가는 걸 보니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회복의 진리인 듯 합니다.
애초에 정형외과 수술 후에 많이 아프다는 얘길 들었어서
마취동의서 받으러 왔을 때 무통도 신청했죠.
비급여 15만원,, 아픈 걸 참느라 밤새 끙끙대느니 이럴 때 돈을 쓰자, 했었더랬죠.
수술 대기실에서도, 무통 신청했다 끝나면 바로 놔주라,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회복실로 이동 마취가 깨는 순간, 예상했던 통증이 쫙 밀려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참을만 했습니다. 수술이 엄청 잘 돼서 최소침습적이거나, 수술부위의 감각이 죽었거나, 진통제 덕분인가보다 했었죠.
통증이 있을 때 혹은 그 직전에 스위치를 누르면 정해진 양만큼 주사약이 들어갑니다. 통증이 심하신 분의 경우엔 무통을 눌러도 통증조절에 별 효과 없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엔 참을 만큼의 통증이었으나, 15만원이 아까워 ,, 수시로 눌렀더랬죠.
그리고 다음날 아침, 속이 안좋고 열을 없는데 머리가 띵하고 오심에 오한에 순식간에 이마에서 땀이 뚜두두둑,, 그러더니 먹는 거 다 토하고 두통이 시작됐습니다, 아이고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무통주사 부작용인가보다 했었죠.
무통을 끄고 다시 속이 괜찮아질 때까지 죽은 듯이 있다가 괜찮아진 것 같아 물을 한모금 마셨는데 ,,, 또 똑같은 패턴으로 오심에 오한에 땀이 두두둑 떨어지며 먹은 거라곤 물인데 다 토하고 또 두통이,,,, ㅜㅜ 아세트펜 때문인지 펜타닐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간호사샘한테, 너무 많이 울렁거린다, 아침에 토하고 점심때도 토했다, 하니까 진정제를 받아다 주셨습니다.
진통제 정맥주사 하나 남았다는 거 맞는둥 마는 둥 라인을 다 뽑고, 약으로 준다는 진통제도 하나 먹고 속이 울렁거려서, 타이레놀 같은 거 잘 못먹는다 다른 걸로 바꿔달라, 해서 소염진통제로 바꿔주나 했는데 안아파보였는지 진통제 처방 없이 퇴원해 버렸네요.
무통주사의 성분(?)은 펜타닐이라고 합니다.
나에게 오심, 구토, 오한과 두통을 안겨준 이 진통제의 정체가 궁금하여 유튜브 검색하다 보니, 수술시에는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또는 흡인성 마취제와 펜타닐과 같은 진통제가 사용된다고 하네요.
펜타닐은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데 중독성과 부작용이 심각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암성통증, 전신마취, 무통주사 등의 경우에만 쓰일 수 있어요.
요즘 마약 이슈가 뜨거운데, 호기심으로도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좀비마을(?)이라고 있는데 거리에 펜타닐 중독자들이 좀비처럼 다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인 것 같습니다. 유툽 검색으로 [kimgray Philadelphia]
하면 썸네일 만으로도 끔찍스러운 중독자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여기가 과연 어디인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
예전에 응급실에서 보면 주사 놔달라고 주기적으로 와서 행패부리는 사람이 있었었는데 아마 저런 마약성 진통제를 찾던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계속 아프다고만 하면서 소리지르고 주사놔달라고 의료진 밀치고 ㅜㅜ ,,
(반면에 펜타닐 패치 처방을 남발해서 중독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의사도 있고 ,, )
진통제(펜타닐)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정해진 용량만큼만 주어져야지 호기심으로 경험해 볼만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경험해 보고 싶다면 먼 훗날 언젠가 혹시라도 수술을 하게 될 경우, 또는 통증조절이 필요하게 될 경우, 그때서야 비로소 합법적(?)으로 투약 가능하게 될테니 ,, 미리 쫒을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두통과 오심의 기억이 너무 끔찍해서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무통 15만원을 아끼고 일반 진통제로 버텨본다 이걸 고민해 볼지도 모르겠네요.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 - 한 번만 사용해도 인생 나락]
https://youtu.be/g5akJ4CMA1U
[안될과학- 마약, 그 안의 과학 링크]
https://youtu.be/h_OMXIfGUv8
[SBC NEWS]
https://youtu.be/alYATiOLrxs
[Kimgray Philadelphia]
https://youtu.be/Bi1Kf-1qd6Y
[Kensington avenue 링크]
https://youtu.be/YB6gwOBClwE
첫댓글
아깝다고 수시로 누르면 통증조절장치를 쓰는 의미가 없죠. 비용이 통증조절장치가 60%가 들어간다고 알고 있습니다. 15만원이라 치면 님 약값은 6만원이라고 봐야하죠. 9만원이 기계값이라네요.
약이 과다로 들어간거 같습니다. ㅡㅡ
이것도 병원에서 조절한다고 할걸거예요.
아 이런 큰 수술 하셨군요 가족분들 엄청 걱정 많으셨겠네요 그래도 잘 되신것같아 다행입니다 무통주사든 좋은 약은 이럴때 써야죠 얼른 회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ㅎ
유튜버중 암투병 기록을 올리시는 킴쎌이라는 젊은 여성 화가분께서 최근 올린 글에서 그동안 면역항암제 사용하며 통증 때문에 펜타닐을 오래..많이 사용해 왔는데
지금 암 크기는 더 이상 커지지는 않지만 알 수 없는 통증에 3일에 한번씩 울며 지낸다고 하는데 바로 펜타닐 금단현상으로 아직 이런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지 않아 의사선생님도 잘 모르는 통증이라네요.
말기암 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주는데 사용하는 약으로
3세대 면역항암제를 통하여 생존 기간이 늘어나면서 이처럼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해 주셨다던데...
통증 완화제로 인한 금단현상 보다 부작용이 아닐까 싶네요.
혹시라도 이런 상황이 올 경우 올려주신 글 기억해 최대한 참고 견디는 방법을 선택해야겠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