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마쳤습니다. 무척 더웠습니다. 찬양전도를 하면서 이중의 적과 싸워야 하는 영적 전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단과 폭염이 한 패가 되고 우리 찬양전도 팀이 다른 패가 되어 대적해야만 하는… .
그렇게 생각하니 자세가 더 가다듬어지더군요. 무더위 가운데서도 행락객들의 통행이 잦았습니다. 형형색색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에 줄을 지어 올랐습니다. 저 사람들에겐 산행의 일로 오늘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회색 승복 입은 여승들이 작은 깃발을 들고 사람들을 기다렸습니다. 비구니 사찰인 청암사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여름 캠프를 여는 것 같습니다. 템플 스테이를 병행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한 비구니를 생각합니다. 찬양전도 앞을 지날 때마다 웃음 띤 얼굴에 다소곳이 인사하며 지나갑니다. 비록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입의 모양으로 봐서 속으로 우리의 찬양을 따라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해맑은 얼굴, 까까머리가 아니었다면 예쁜 모습의 여성일 것입니다. 무슨 곡절이 있기에 비구니가 되었을까. 조지훈의 시 '승무'의 한 구절("파르라니 깎은 머리…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 고와서 서러워라")이 오버랩 되었습니다. 연민의 마음이겠지요.
손이 딸릴 때는 돕는 손길들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김천역 환경미화를 담당하는 분들을 대표해서 한 분이 숫자대로 전도지와 선물을 받아 갔구요, 또 택시 기사 한 분이 동료들에게 전도 선물 전달하는 일을 자임했습니다. 저분들이야말로 우리의 암묵적 전도 대원들입니다.
우리는 김천역에서 매 주 하는 찬양전도도 하나의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임합니다. 그래서 꼭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끝냅니다. 오를 시작 기도는 제가 했고, 마침 기도는 박 장로님이 해 주셨습니다. 장로님은 작은 덕천교회를 통해서 하는 김천역 찬양전도가 지역 복음화를 위해 쓰임 받고, 오늘 함께 한 모든 사람이 복된 삶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우리는 악동들 마냥 '야호!'를 외치며 김천역 맞은편에 있는 롯데리아로 몰려갔습니다. 우리 친구들이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오늘 수고한 찬양대원들의 이름을 기록해두고 싶군요. 무순으로 적겠습니다. 영회 준수 영준 준우 윤호 정수 박장로님 박사모님 그리고 나. 총 9명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찬양전도를 한 동지들입니다.
오늘 점심 식사는 김천YMCA 박희대 이사장이 쏘셨습니다. 김천서부교회 장로로 섬기면서 소외계층 돕기, 봉사 등 지역 발전에 큰일을 하는 동량(棟梁)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