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사진참조)
친구들아,
혹시 는쟁이 또는 는장이라고도 들어봤니? 아마도 우리 친구들 중에 村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은 알거라고 생각한다. 도청소재지인 춘천친구들은 전혀 모르지 싶다. 조금 먹물냄새나는 말로는 '명아주'라고 하지! 이게 시골 어디에나 흔하디 흔한 풀(잡초)인데 나무도 아니고 여러해살이 풀도 아닌 한해살이 풀이다. 그런데도 줄기와 뿌리가 상당히 튼튼하다. 거름상태가 좋아 잘 크면 1.5~2m까지 자란다. 내 키보다 크다. 우와ㅡ
이게 재미있게도 동네마다 달리 불린다는군!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나의 고향 강원도는 는쟁이, 경상도는 도투라지, 전라도는 명화대, 제주도는 제쿨, 충청도는 명개미, 황해도는 능재이, 전남은 사탕풀 등등... 아따 재밋는거ㅡㅡㅡ
뭐 영어로는 Goosefoot라고 한다나 뭐라나. 이건 또 뮛이단가! 거위발처럼 잎사귀가 생겼나! 거위발을 가까이서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하여간 이를 잘 키워서 가을에 뿌리채 뽑아 다듬는다. 그리고 제주도에 가면 갈치조림식당에서 쓰는 그렇게 생긴 용기에 넣고 몇 시간을 삶은 후 껍질을 벗긴다. 손잡이로 쓸 뿌리 부분을 제외하고 부목에 구부러지지 않게 곧은 부목에 묶은 후 말려 사포질과 기름먹이기와 옻칠 등 가공을 하면 마치 옹이가 배긴 오래된 고목으로 만든 듯 모양새가 멋진 단단하고 가벼운 지팡이가 된다. 이를 푸른 순이 돋는다 하여 청려장(靑藜杖)이라 부른다. 매우 매우 가볍기 때문에 힘없는 노인들이 사용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흔히 노인들이 쓰는 알루미늄으로된 지팡이하고는 질적으로 비교가 되질 않는다. 요즘에도 대틍령 명의로 100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지자체장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의학이 좋아졌다지만 100세가 어디 만만한가 말이다.
얼마전 주말에 한 3주정도 묵은 우리집 텃밭에 들렀다. 작년에 고추를 심었던 곳인데 그냥 묵혔더니 명아주밭이 되었다. 마치 누가보면 명아주를 키우는 것처럼 보였을 터이고, 도시사람이 보았다면 도대체 이 밭은 무엇을 재배하는 밭인가 했을 것이다. 너무나도 보기 싫어 예초기를 어깨에 둘러메고 4시간을 베었는데 해는 기울고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물론 체력도 고갈되었다. 그대로 포기하고 1주일 후에 다시 재개하기로 하고 퇴근?하였다. 촌집은 가꾸지 않으면 이렇게 폐가가 되는가 싶었다.
나는 어머니 살아 생전에 낙상예방차원에서 지팡이를 만들어 드린 적이 있다. 내가 듣기로 등나무로 만든 지팡이가 좋다고 들었을 때다. 폐쇄된 舊영동고속도로에 사태방지를 위하여 조림한 등나무가 시간이 꽤나 흘러 상당히 굵은 것을 알고 있었다. 차를 운전 해 가서, 톱을 대고 썰려는 순간, 이크! 벌집을 건드렸다. 톱을 내팽겨치고 저만치 달아났다가 상황을 살핀 후 다시 올라가 톱질을 마쳤다.
그래도 굵은 놈으로 골라서 껍질을 벗기고 부목대용으로 철환봉에 묶어 건조하고 다듬은 후 어머니께 드렸다. 껍질을 벗기고 말리니 생각보다는 가늘었다. 결과는 노여움과 역정만 들었다. 그 후 다시 몇 년이 지난 어느날, 자식들이 마련해 준 전동휠체어를 타시는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네들이 사준 이거 타고 슈퍼도 가고 마을회관도 가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어서 좋다고, 고맙다고 하셨다.
내가 그 인사치레를 들었을 때, 아~ 어머니가 늙어 가시는구나 하고 슬펐다.
4시간 이상을 소비하고도 연료도 떨어지고, 혼합유도 떨어지고 해도 떨어지고 가장 큰 요인은 나의 체력도 떨어지고 입에서 단내도 나고 하여 작업을 중단하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그러면서 잠시 어머니와 그 지팡이 생각이 얽히고 설켰다.
또 내가 자주 오르내리는 치악산 입석대코스에 인근에 주거할 것으로 추정되는 어떤 노년의 산객은, 다른 젊은이들의 그런 스틱과 다른 재질의 쌍지팡이를 짚고 오르내린다. 그것도 혹이 명아주? 하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다.
나도 추후에 국내를 도보여행할 때가 되면 내 등이 굽지않아도 마가목지팡이가 아닌 서민적인 멋진 명아주 지팡이를 하나 준비하고 싶다. 척추기립근을 잘 발달시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걷는 것. 지팡이는 단지 여행자의 상징일뿐-. 그러면 김삿갓은 아닐지라도 기분이 한결 더 좋아지리라!
어머니께서 갖다 버리라고 한 손잡이가 둥근 그 등나무지팡이는 아직 우리 아파트 뒷베란다에 걸려있다!
첫댓글 어제 인터넷으로 지난번 부러뜨린 등산스틱이랑 어머니 지팡이 검색했는데 상수가 청려장,지팡이등 글을 써서 깜짝 놀랐다.ㅎ
구글처럼 카페친구들 사이에도
무슨 알고리즘이 있나하구말이야."나는 네가 하는 일을 다 알고있다."그런거니?ㅋㅋ
건강하신 시어머니도 이젠 지팡이를 의지하신다.자존심 때문에
들지않았는데 결국엔 받아들이신다.혹시 안들까봐 지난번 고속도로에서 산 만원짜리가 마음에 걸려 검색해보니 이것도 자동차처럼 급이 여러가지로 다양하네.ㅎ
명아주 지팡이 멋드러지게 들고
여행하는 모습 상상하니
왠지 너는 멋지게 어울린다.
참,는쟁이는 처음 들어본다.
능질은 들어봤는데 내가 살던 시골에선 욕이었던것 같아.ㅎㅎ
저런 풀떼기가 어떻게 지팡이로 변모되는지 참 신기하다.
사진은 내가 검색한 지팡이가 뜨는 무서운 알고리즘.🤣🤣
사는 기 다 비슷하구나. 특히 어무이와의 관계는..
울 어무이도 허리가 안좋으셔서 걷는 것을 그렇게 힘들어 하시면서도
지팡이만큼은 안들겠다고 하셨는데..작년 가을부터인가 점심에 외식할때
슬그머니 들고 나오시더라. 올해는 그마저도 힘에 겨워하시니.. 당신 힘으로
얼마나 더 외출할수 있을지..ㅠ
상수야! 먼저 미안함을 전한다.
너의 담담하면서도 아련한 글을 '최불아ㅁ샘 탕수육 꼭먹'하듯 꼼꼼히 읽으면서도
4시간에 걸친 너의 는쟁이와의 사투도, 명아주지팡이를 들고 서있을 입석대 산신령
같은 너의 멋진 풍모도...봄 아지랑이처럼 희미해지고. .
는쟁이로 뒤덮인 그 넓은 땅만 생각나는구나!! 집외엔 땅한평 없어 평소 물욕이 없다고
생각해왔는데..그기 아닌갑다. 속물이었던거야..ㅠ 갑자기 배도 아파온다.
산신령ㅋㅋㅋ 갑자기 상수의 모습을 상상하며 빵 터졌다.
어제 상수글 계속 클릭해봤다.
계속 등산스틱과 지팽이가 뜨더라.ㅎ
징그러운 알고리즘.
근데 그게 또 중독이 되서
자꾸 카페를 들락거렸다.
나도 참 집요한데가 있어.ㅋㅋㅋ
그나저나 네 배는
참 거시기하구나.
으음,자주 아프구나!
그렇다고 속물은 아녀 ㅎㅎ
갑자기 나도 물욕이 솟는군.
배도 살짝 아...
응,아니야.🤣🤣
는쟁이나 혹은 잡초의 폭풍성장을 원망하는 듯한 글을 쓰고 잠시 물러서서 보니, 나의 속좁은 모습에 또 얼굴이 붉어진다.
밭에 심은 놈들에겐 비료 한 줌씩 던져주었지!그리고 일주일 후 성장한 것을 보고는 빙그레 웃으며, 아무것도 주지 않고 제 혼자의 힘으로 큰 명아주에게는 째려보고ㅡ
아, 이 속물을 보세나ㅡ
나이를 더 ㅊ먹어야 하나보다.
쯧쯧 ㅡㅡ
는쟁이
처음 듣는 생소한 단어인데
구글에 부탁해보니 는쟁이 냉이꽃이란 하얀 꽃이 나오네
Goosefoot 을 쳐보니 고향에서 많이 본 풀같기도 하고
암튼 우리카페는 다들 엄청 부지런 해서 나같은 늘보는 설곳이 없는것 같아 ㅋ
오늘은 그래도 친구랑 50분 산책 했다 ㅎㅎ
늘보는 원래 설 곳을 찾지않고. . 주로 매달려 있는거 같더라!
위로가 될려나?ㅎ
상수군!^
자네가 내한테만 특별히 알려준 '어깨넓이로 발 벌리고~~30초 앉았다 일어나기~
즉시 하고 있다네.
역시 허벅지가 딴딴해짐을 느낄수 있더군.
근데. .기분탓인가? 묘한 데자뷔가. .
씩씩했던 중학교 시절, 체육시간 농땡이치다 걸려서 빳따 10대와 셋트로 이뤄지던
기합과 상당히 비숫하더라는. .
우쨌든 열씸히 해볼란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