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 오전 9시 19분에 부산센텀역에서 출발하여 동해역에 도착하는 무궁화열차를 타고 백두대간 기차여행을 시작했다. 고교 입학하던 2020년 1월부터 코로나 때문에 3년내내 여행하지 못했던 아이와 천천히 여행을 하고 싶었다. 수능을 치룬 후 그 동안 쌓인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술 한잔도 먹여보고 싶었다.
센텀역이 있는 센텀시티는 1960년대 수영비행장 자리이다. 1976년에 김해공항으로 이전한 후에 빈터로 남아 있었다.
포스코 초고층아파트의 건설이후 계속해서 초고층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서서 마치 만화에 나오는 우주도시와 같은 느낌의 별천지이다. 그러나 우리네 서민들에게는 현기증이 나는 곳이다.
센텀역을 출발한 열차는 해운대, 울산, 신경주를 통과한 후 영천역에 도착했다. 여기서 동해로 가는 대구의 여행객들이 이 열차에 탄다. 이 열차는 영천역에서 오전 11시 10분에 출발했다.
여기서부터 전형적인 농촌풍경이 전개되었다. 가을추수를 마친 들녁은 황량하고 적막스러웠다. 경지에 여기저기 놓여있는 한우 사료용 볕집포장이 한가로이 흩어져 있고 마을은 잠에 빠져 있는 것 같다. 군위를 지나면서 유명한 군위 사과원도 볼 수 있었다. 지구온난화로 사과산지가 영주내지 강원도까지 북상했다고 하니 '대구사과와 대구미인'이 옛말이 되었다. 군위, 의성, 안동을 지나서 영주에 도착하였다.
영주역에서 출발한 열차는 천천히 달렸다. 열차에는 평일이라서 그런지 승객이 별로 없다. 그것도 나들이 나갔다 돌아가는 노인들이나 아낙네들 이다.
천천히 달리니 보이는 것이 많다. 늦가을 풍경은 삭막하다. 여름. 가을에 이 열차를 타면 좋은 풍경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중간에 만나는 간이역은 귀여운 모습으로 제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들 간이역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역은 탄광역사를 품고 있는 철암과 승부, 그리고 작은 마을과 역사가 온통 X-Mas 장식을 덮어쓰고 유혹하는 분천이다.
열차가 태백으로 향하면서 낙동강의 본류를 만난다. 이렇게 작은 하천이 흘러가면서 수 많은 지류들을 만나서 큰 강이 된다니......
백두대간 태백산지에서 외로운 산촌을 가끔 만난다. 이들의 생활모습이 궁금하다.
동백산역을 지난 후 열차가 터널로 들어가면서 속도가 빨라 졌다. 한 동안 소음을 내면서 신나게 달린다. 동해역이 가까워져서 신이 난 모양이다. 도계역에서 한 승객이 내린 후 열차속에는 우리 둘 뿐이다.
마침내 예정시간보다 10분 늦게 오후 3시 46분에 동해역에 도착했다. 역전에는 허름한 편의점과 음식점 한두 곳 그리고 빠짐없이 있는 촌다방이 있을 뿐 쇄락한 석탄반출지 묵호의 모습이다,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줄지어 졸고 있다.
호텔에 도착하니 50대 여주인이 호들갑스럽게 맞이 했다. 4일 동안 이것 저것 자세히 안내하면서 항상 친절했다. 호텔은 방과 그외 시설이 넓고 잘 갖추어져 있어서 편하게 지냈다.
저녁에는 묵호항에 나가서 먹고 싶었던 강원도 오징어회와 도치탕을 먹었다. 옛날 강릉 바닷가에서 입안에서 쫀쫀득거리면서 감치던 그 오징어 맛이다. 도치탕은 통영 물메기탕에 김치국을 더한 시원한 맛이다. 아이에게 맥주 한잔 먹여 보았다.
묵호항은 어둠속에 쌓여 있고 인적은 드물었다. 가끔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에 적막이 깨지곤 했다.
첫댓글 며칠전 마누라가 기차여행 한번 하고 싶다고 했는데,
안가도 되게 되었습니다. 손자와 여행이라?
사위도 며늘 아기도 없으니, 지 한테는 언감생심에,
화중지병에 다름 아닙니다.ㅎㅎㅎ
안 가시는 핑계가 그럴듯 합니다. 그라다가 늙으면 그 그구박을 어찌하시려고?
핑게대지말고 무궁화 타고 가 보소. 열차는 경로우대 할인되어 얼마 안됩니다. 요즘 기차여행코스가 아주 다양합니다. 운전 안 하고 먹을 것 배낭에 넣어 가서 오손도손 얘기하고 드시면서~~~
참, 마산역이 코앞에 있을 긴데요?
마산역에서도 기차여행 상품이 있을려나요?
코레일 홈피에 들어가서 찾아보시면 여러 코스가 있습니다
@여정 한번 살펴 보고 적당한 코스가 있으면, 계획 한번 잡아 보겠습니다.ㅎㅎㅎ
@박광순 관광열차 외에도 열차노선을 보시고 환승하시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멋진 기차여행을 만들어 보세요. 마산에서는 하동, 순천방향의 남도해영열차가 있습니다.
만65세 경로의 경우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모든 열차요금이 할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