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치악산은 동악명산, 적악산으로 불렸으나 상원사의 꿩(까치)의 보은전설에 연유하여 꿩 치자를 써서 치악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o 치악산은 1000m이상의 고봉들이 14km능선으로 이어져 있으며 주봉인 비로봉(1282m), 남대봉(1181m), 향로봉 (1043m), 매화산(1085m)이다 o 치악산에 왔다가 치를 떨고 간다는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험하다. o 겨울의 치악산은 설화와 상고대가 장관이다. |
☞ 산행후기
o 요즈음 TV를 틀면 혼밥, 혼술이 유행이다. 지난해 공직을 마무리한 후 그동안 10여차례 혼행(혼자 산행)을 하다가 여러 사람과 함께 하면 보람된 일들이 많을 것 같아 2018년 1월 중순경 대전에 있는 산악회에 가입 할려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130여개가 넘는 산악회 동호인 모임이 있었다.
o 어떤 삭악회에 가입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회원수가 2천명 이상은 허수가 많을 것 같고 200명 이하는 운영이 잘 안될 것 같아 1000여명이 적당할 것으로 판단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산악회 명칭이 가슴에 와 닿는「대전 VIP토요 산악회」에 2018년 1월 15일 가입신청을 했더니 혼쾌히 승낙 해 주시면서 환영의 말씀까지 더해준다.
o 산악회 가입 후 첫 산행지로 2018년 2월 3일 치악산 산행에 동참하기로 한 후 2월3일 06시 40분에 대전시청 북문에서 출발하는 관광버스에 탑승하기로 했다.
o 첫 산행에 동참하다보니 설래는 마음, 기대하는 마음 등등으로 2월 2일 저녁잠을 설쳤다.
어린아이 소풍가는 기분이다. 그동안 공직생활 중 초년기는 낚시로, 중년기는 골프를 취미삼아 지인들과 함께 수십년을 함께 한적은 있지만 등산동호인 참여는 처음이라 새로운 기대에 충만해 있다. 혹시 동호인 모임에 피해를 주면 어떡하나, 말실수라도 하면 어떡하나 등등 걱정으로 밤잠만 설쳤다.
o 드디어 2월3일 6시40분 대전시청 북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확한 시간에 도착한다. 버스 앞면에『대전 VIP토요 산악회』라는 LED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차량이 주차하자 두분께서 내려와 반갑게 맞이해 주시면서 금수강산님이냐고 물어보신다. 나중에 보니 회장님과 총무님이셨다. 두분 첫 인상 아주 좋았어요. 따뜻하게 맞이해 주신 두 분 감사했습니다.
o 시청을 출발한 버스는 한남병원, 대전IC에서 몇 분을 더 태운 후 경부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잠시 후 총무님께서 신탄진휴게소에서 아침식사를 하겠다고 안내방송을 한다. 사실 난 오늘 첫 산행이고 아내가 장모님 병간호로 병원에 가고 없어서 아침을 못 먹고 와서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휴게소에서 골뱅이 된장찌개(6,500원)를 시켜서 먹고 버스에 탑승하자 치악산을 향해 달리는 버스에서 회장님 인사말씀이 끝나자 총무님께서 오늘 첫 산행에 참석하신 분들 소개가 있겠다고 한다. 다행히 난 두번째로 소개를 받아 인사말을 했는데 갑자기 당한일이라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없다.
o 그리고 몇분 더 인사말씀을 듣고 각자 취침을 하다가 10시경 치악산에 도착하기 전 눈이 내려 대형버스 진입이 불가하여 윗항골 버스종점에서 약 1km를 걸어가는데 눈이 내려 기분이 매우 좋았다. 이렇게 눈을 맞아 본 기억도 별로 없다. 사실 난 그동안 온실에서 자란 화초라 이제 공직생활에서 벗어났으니 따뜻한 온실에서 나와서 자연을 마음껏 즐겨보라고 축하해주는 눈으로 매우 반가웠다.
o 이렇게 눈을 맞으면서 황골통제소에 도착해서 단체 기념사진 한 장 촬영한 후 정상을 향해 출발한다. 첫 산행이라 혹시 뒤쳐서 누를 끼치지 않을려고 우선 선두에 편승해서 가다가 힘들면 마지막 팀에 합류하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는데 다행이 회장님과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o 아이잰을 하고 눈을 밟아보니 발에 와 닿는 촉감이 너무 좋다. 그렇게 회장님과 함께 등반을 하는데 내 앞에서 대학생 정도 보이는 학생이 큰소리를 친다. 등산가방을 보니 인천 00산악표시가 보인다.
자세히 보니 정신상태가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옆에서 격려하면서 함께 등반하시는 어머님이 보인다. 춥고 열악한 조건에서 아들의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함께 응원하시면서 등반하는 어머님 모습을 보니 왜지 측은한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머님 얼굴이 보니 미소가 넘친다. 자식을 사랑하는 우리 어머님 모습과 흡사하다. 나도 이제 외손녀 까지 보고나니 이제야 어머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부디 오늘 산행을 계기로 어머님의 간절한 바람이 아들에게 전달되어 비로봉 정상에서 정신상태가 온전하게 돌아오길 빌어본다.
o 그렇게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거슬려 올라가다가 삼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비로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등산로에서 어떤 분이 물을 마시고 있었다. 내 앞에 회장님이 있었는데 회장님께 물을 건낸다. 잠시 후 회장님이 특이한 물이라면서 나에게 건내준다. 별다른 생각 없이 한 모금 마셨다.
순간 아! 이거 큰일이다. 난 술을 입에 대지도 못한다. 걱정이다.
o 그렇게 걱정을 하면서 올라가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술 먹은것도 잊어버리고 산행하는데 눈꽃이 장관이다. 60평생 살면서 이런 눈꽃은 처음이다. 마음껏 감상해 보고 싶은데 회장님과 일행이 있어 안 될 것 같다. 순간 회장님께 힘들어서 그러니 먼저 가시라고 양해를 구한 후 혼자서 마음껏 눈꽃을 구경하고 사진도 몇 장 찍었다.
o 혼자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데 산행대장이 통제소에서 점심을 먹고 가자고 안내한다.
사실 난 이렇게 추운 겨울철 산행은 처음이라 모든 것이 생소한데 통제소에 도착해 보니 서너 명씩 옹기종기 모여 비닐로 치고 버너로 라면을 끓이고 있다. 난 이해가 안 간다. 이 좋은 곳에 와서 간단히 식사 후 좋은 경치나 구경하고 가면 될 것이지, 왜 라면을 끓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준비해간 김밥을 먹기로 하고 등산배낭에서 김밥을 꺼내 먹어보니 얼음덩어리로 변해 있다. 얼음김밥 3~4개 먹어보니 턱이 다 아프다. 설상가상 얼음김밥 몇 조각 먹고 나니 추워서 못 견딜것 같다. 다행히 준비한 커피가 있어 열어보니 따뜻해서 먹고 나니 환기가 조금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o 혼자서 김밥 몇 조각 먹고 나니 일행들은 아직도 라면을 끓이고 있고, 날씨도 추워서 기다리기가 지루하여 혼자 비로봉에 도착해서 보니 날씨가 너무 추워 얼굴과 손이 얼어 사진도 촬영할 수 없을 정도로 손에 감각이 없다. 아는 사람도 없다. 혼자서 피티체조 한번 한 후 손이 조금 녹은 틈을 이용해 쉘카 촬영하고 하산 할려고 하다가 혹시 사진이 잘못 나오면 후회할 것 같아 옆에 계산 등산객에게 죄송합니다만 사진 한 장만 부탁합니다. 양해를 구한 후 핸드폰을 건내주는데 이 추운데 왜 이런 부탁을 하느냐면서 투덜된다. 순간 그냥 두세요! 할려다가 어차피 내 손에서 떠난 휴대폰이라 비로봉 표지석 옆에 서서 그냥 한방 찍었다. 막상 부탁은 했지만 투덜대면서 찍어준 사진이라 핸드폰을 받으면서 인사치례는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별로다. 난 앞으로 산행중 부탁하면 반갑게 대해 주고 싶다.
o 사진 몇장 찍고 나서 주위를 살펴봐도 아는 사람이 없다. 아무리 챃아봐도『대전vip토요 산악회』리본이 안보인다. 순간 걱정이 앞선다. 모두 하산한 거 아닌가 갑자기 긴장된다. 그런데 어디로 내려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주위에 계신 분에게 물어보니 구룡사로 내려가는 길이 두방향으로 나중에 만난다고 한다. 날씨도 너무 춥고 아는 사람도 없고 해서 애라 모르겠다. 바로 앞에 보이는 이정표 사다리병창길(구룡사)로 하산하기로 한다.
o 사다리병창길로 하산하는데 내려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경사가 너무 심하다. 순간 걱정이다.
아이고 이거 큰일났구나! 오늘 첫 산행에 동호인 놓쳐서 출발시간 지연되면 어떡하지 걱정하면서 하산하는데‘헬기구조2포인트’팻말이 보인다. 순간 섬뜻한 생각이 든다. 산악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위험한 구간이구나 내가 길을 잘못 왔구나. 일단 하산하다가 총무님이 전화오면 급한 일이 있어 먼저 왔으니 그냥 가시라고 하고 나 혼자 대전에 가면 되겠지 하고 내려가다 보니 세렴통제소에 도착했다.
o 세렴통제소 앞에서 5명이 휴식을 하고 있었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 주위를 보니 새렴폭로 이정표가 보인다. 혼자서 세렴폭포 구경하고 세렴통제소를 지나 처량하게 혼자서 내려오는데 구룡사 도착하기전 내 앞에 등산객 3명이 걸어가신다. 가까이 가서 보니 등산배낭에‘대전vip 토요 산악회’리본이 보인다. 순간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 일인가! 조심해서 그분들에게 대전에서 오셨느냐고 여쭈어 봤더니 그렇다고 하신다. 아! 다행이다. 정말 반가웠다. 세상에 이렇게 반가울 수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난 기분이다.
o 잠시나마 비로봉 정상에서 혼자 하산하면서 많은 걱정을 했다. 첫 산행에 낙오하여 오늘 산행을 망친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노심초사했는데 다행히 선두그룹이라고 하신다. 이분들과 함께 구룡사를 거쳐 신흥주차장에 도착한 후 1시간 정도 지나니 일행들이 다 모이신다. 신흥주차장에서 출발 한 후 16시경 원주IC 인근 미가일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20시경에 대전에 무사히 도착 했다.
o 오늘 동호인 등산 모임에 설래임 반, 기대 반으로 참여한 후 눈꽃 마음껏 구경하고, 그동안 온실에서 화초처럼 살면서 봄철 산불조심기간중 등산객 화기물소지 안하고 등산 하는줄 알았는데 현실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어 너무나 한심했고. 얼굴과 손이 얼어 움직이기 힘든 고통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동호인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승인해 주신‘대전vip 토요 산악회’에 감사를 드린다.
오늘 동호인과 첫 산행은 나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좋은 추억거리가 되었다.
첫댓글 V에 처음 오신 금수강산님의 산행후기를 이곳에 옮겼습니다.
금수강산님 수고하셨습니다.
첫 산행의 두려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옛 모습보다 훨씬 좋으십니다.
저는 산행 시 길을 자주 잃어 버려서 산대장에게 자주 전화를 하여 확인하였답니다.
그레서 깨달은 것이 같이 다니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지금도 일행과 떨어지면 가끔은 무서워요
금수강산님
첫 산행 반갑습니다.
처음 오셔서 상고대의 멋진 모습과
그리고 추위때문에
상반되는 경험을 하셨군요.
더군다나 혼자서 하산 하시면서
이 길이 맞는건지 길을 잘못 가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셨겠어요.
누가 되지 않으려고 애 쓰시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후기글 재미있게 읽었고 자주오시다 보면
금새 익숙해지고 친해진답니다.
자주 뵙기를 바래봅니다.
오송, 나우님 감사합니다. 우리 회원님들 소생의 산행후기 읽어 보시고 웃음이 나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