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참문답을 통해 오고 처음 방문한 국립중앙박물관이다. 불교조각실 관람 후 무엇인가 탁한 것이 맑아지는 듯한 시원함을 느꼈다. 모르던 것을 더 선명하게 알게 되었나보다. 혼자라도 오길 참 잘했다.
관음보살(=관세음)의 모습은 양손을 가슴 앞으로 들어 보주를 들기도 하지만, 보편적으로 머리에 아미타불을 새긴 보관을 쓰고, 손에 정병이나 연꽃을 잡고 있다. 허리에는 치마를 입고 양 어깨에 천의 등을 둘렀다. 천의를 숄처럼 양 어깨에 걸치기도 하고, 여래처럼 통견식(通肩式)으로 걸쳐 입기도 한다. 그 외에도 목걸이, 팔찌 등의 화려한 장신구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관음이란 지극한 음성을 듣고서 관(觀)하여 모두 해탈을 얻도록 한다는 뜻이다.
아미타불의 협시로서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오른쪽에는 대세지보살이 수행하는 형태를 갖추게 되는데 이를 아미타삼존(阿彌陀三尊)이라고 부른다.
대세지보살은 머리 꼭대기의 육발(肉髮) 위에 한 개의 보배병을 이고 있고 그 외의 신체적 모습은 관음보살과 동일하다. 그는 자신의 독특한 지혜광(智慧光)으로 이 세상의 모든 중생을 비추어 보고 삼도팔난(三途八難:세 가지 나쁜 세상과 여덟 가지 재난)의 고통에 떨어져 허덕이는 중생들을 구원해 준다고 한다. 대세지보살 대신해서 지장보살이 조성되어있는 법당이 있다고 한다.
참문답 해설과 포털 검색을 더해서 알게 되는 기쁨이 크다.
불상이 어떤 부처인지 구별할 때는 대부분 수인(손갖춤)을 근거로 한다. 부처의 깨달음이나 서원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손 모양이 수인이다.
석가모니불의 수인 ㅡ 항마촉지인이다. 항마촉지인은 좌선할 때의 손 모양에서 오른손을 풀어서 오른쪽 무릎에 얹고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는 손 모양으로, 이는 곧 땅이 증명한다는 뜻이다.
비로자나불의 수인ㅡ 지권인이다. 두 손 모두 엄지손가락을 손안에 넣고 주먹을 쥔 다음, 왼손 집게손가락을 펴서 오른손으로 감싸 쥐고, 오른손 엄지손가락과 왼손 집게손가락 끝을 서로 맞닿아 있다. 오른손은 부처 깨달음, 왼손은 중생 미혹함을 상징한다. 맞닿아 있다는 것은 깨달음과 미혹함은 둘이 아니다. 즉, 불이(佛二)법은 불교의 핵심 사상이다. 나는 세상에 살고 있고 영향을 받으니 세상과 나는 둘이 아니다? 깨달음과 미혹함은 둘이 아니고 변화일 뿐이다. 맞는 해석일지 모르지만 나 자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묘한 기분이 든다.
아미타불의 수인(손갖춤)은 대부분 오른손을 가슴 앞까지 들어서 손바닥을 밖으로 하고(시무외인 - 두려움을 없애다), 왼손을 무릎 위에 놓은 자세이다.
약사여래는, 오른손은 석가모니불이나 아미타불의 수인과 비슷하고 왼손에 약병을 지니고 있다.
사유상과 같은 자세를 수시로 취해 본다. 마음이 편안하고 눈도 쉬고 자신이 조용해지는 기분이 든다. 둘이 아니다, 다르지 않다, 불이不二에 대해 사유해 본다. 보살이 된 듯 적막한 저 공간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된다. 참 명상스러운 전시다.
작년 리움미술관에서 조선백자전을 봤었다. 예약제인데도 어찌나 사람이 많았던지 작품과 사람이 빽빽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은 것은 관람 동선의 차이인가? 주말 전시는 여유로울수가 없다. 지난 달 용인 호암미술관 불교미술전도 그랬다.
비 예보가 있어서 인가? 이번 전시는 숨통이 트이는 공간에서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 수있는 디지털 기기와 영상, 소화하기 적당한 작품 수, 품위있게 벽을 두른 금속 커튼, 틈틈이 쉴수있는 의자. 국중박과 사랑이 시작된 듯하다.
염거화상 탑은 이후 승탑의 표본이 되었다. 야외정원에서 비오는 밤 찍은 사진.
괘불을 중앙박물관에서 본적이 있다. 그 때 본 괘불인 줄 알았는데 매년 바뀐다고 했다. 조계종과 협력하여 매 년 새로운 괘불을 연구하고 오래 보전하기위해 처리를 하고 자료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멋진 협력이 있을 줄이야! 그런 자료로 공부한 미술전공학생을 우연히 만나 나눈 대화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다.
까페지기의 내장 외장하드는 13시부터 19시 30분까지 폭포수같은 지식을 쏟아냈다. 내 나이탓 하기가 참 부끄럽다. 덕분에 20시에 상영하는 경천사10층석탑 외벽 영상까지 보았다.
석탑외벽 공연은 영상물이라서 가족과 아이들 관객의 호응이 크다. 1학년 초등학생 아들에게 영상에 나오는 소제목을 읽어주는 어떤 아빠는 행복을 이루는 여정을 쉽게 설명해 준다. 아이는 형이상학의 단어를 잘 기억하고 나름대로 되묻고 있다. 또 오자고 말한다. 영상보다 사랑스러운 광경은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휴일 밤에 소등 후, 석탑이 스크린이 되는 행복한 마법을 경험하고 있다.
첫댓글 어쩜 이리도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잘 해주시나요?
경이롭군요. 고맙습니다.
참문답 답사 보다 더 재미있는 답사 후기를 이번에도 올려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한 번 보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후기가 있어서 또 기억하고 또 생각할 수 있어 좋습니다. 스스로에게도 모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는 답사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