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의 발자취를 찾아 - 파주 '자운서원(紫雲書院)'

[임용환]

경기 파주시 법원읍 동문리 산5-1에는 율곡 이이 선생의 유적지가 있으며, 넓게 조성된 유적지 경내에는 이이선생 기념관을 비롯하여, 자운서원, 가족묘지 등이 있다.

자운서원(紫雲書院)

자운서원(紫雲書院)은 조선조의 대학자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지방 유림들이 세운 서원이다.

자운서원은 율곡 선생의 묘가 있는 곳에 율곡 선생을 모시는 사당을 지어 후학을 가르치던 곳으로, 광해군 때 처음 건립되었다.

효종 원년(1650)에 자운이라는 현판을 내려 사액서원이 되었고, 그 뒤 숙종 39년(1713)에 이이의 제자인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과

현석(玄石) 박세채(朴世采, 1631-1695)를 추가로 모셔 선현배향과 지방교육을 담당하였다.

고종 5년(1868)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문을 닫고 방치되었던 것을 1970년대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되었다.

자운서원 안에는 위쪽에 율곡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정면3칸, 측면8칸의 사당건물이 있고, 그 아래로 강학당과 기숙사인 동.서재 건물이 있다.

유적지 경내에 있는 율곡 기념관에는 율곡 선생의 유품과 서한을 비롯하여 어머니인 신사임당과 형제들의 글씨와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다.

경내에는 율곡 선생의 묘와 신사임당과 가족들의 묘들이 있다.

자운서원 초입에 있는 율곡 기념관

율곡 기념관에는 율곡 선생의 유품과 서한을 비롯하여

어머니인 신사임당과 형제들의 글씨,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자운서원 전경

율곡과 가족들의 묘소 입구에 있는 삼문인 '여견문'

자운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율곡 선생의 가족묘에는 율곡선생과 부인 곡산 노씨묘를 비롯하여 부모인 이원수와 신사임당 합장묘, 선생의 형 이선 묘,

아들 이경림 묘 등 가족묘 14기가 조성되어 있다.

보통의 가족묘는 가장 높은 곳에 선조의 묘소가 있고 그 아래쪽에 차례로 후손들의 묘소가 위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역장묘라고 불리는 이 묘역의 특징은 율곡의 묘가 부모의 묘소보다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정확한 기록은 없으나

조선 중기에는 자식이 입신양명했을 때 부모보다 더 높은 곳에 묘를 썼던 당시의 풍습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율곡의 부인 노씨의 묘는 율곡의 묘보다 조금 위쪽에 전후합장묘의 형태로 조성되어 있는데, 율곡 신도비문에 의하면 ‘노부인은 임진왜란을 만나

서울에서 신주를 받들고 산소로 돌아와 왜적을 꾸짖다가 죽음을 당했는데 이 일이 나라에 알려지자 '정려'를 세웠다고 전해진다.

가족묘역의 맨 위에 율곡의 부인 노씨의 묘가 있고, 바로 아래에 율곡의 묘가 있다.

율곡의 묘역 바로 아래에 율곡의 맏형 이선(李璿)과 부인 곽씨의 합장묘가 있고,

그 아래(가운데)에 부모인 이원수(李元秀)와 신사임당의 합장묘,

그리고, 맨 아래에 맡아들 이경림(李景臨)의 묘가 있다.

경내에는 가을 빛이 짙게 드리워 지고 있다.

자운서원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하여 지방 유림들이 세운 자운서원

효종 원년(1650)에 자운이라는 현판을 내려 사액서원이 되었고, 그 뒤 숙종 39년(1713)에

이이의 제자인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1548-1631)과 현석(玄石) 박세채(朴世采, 1631-1695)를

추가로 모셔 선현배향과 더불어 지방의 교육을 담당하게 되었다.

강학공간이었던 ‘강인당’

강학당 뒤에 있는 사당 ‘문성사’에는 율곡과 그의 제자인 김장생, 박세채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중앙에 율곡 이이 선생, 오른쪽에 김장생, 왼쪽에 박세채의 위패가 있다.

율곡 이이선생의 일대기를 기록한 ‘이이 선생 신도비’

*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년(중종 31) 강원도 강릉 북평 마을 외갓집 오죽헌 별채에서 에서 태어났다.

신사임당의 태몽에 흑룡이 바다에서 침실 쪽으로 날아와 마루 사이에 서려 있는 꿈을 꾸었기 때문에 그가 태어난 방은 몽룡실이라 불렀고, 어릴 때의 이름도 ‘현룡(見龍)’이라

지었다가 뒤에 이(珥)로 바꾸었다.

아버지는 하급관리였던 李元秀, 어머니는 師任堂 申氏였다. 본관은 德水, 이름은 珥, 자는 叔獻, 호는 栗谷이다. 율곡은 그의 고향 경기도 파주 栗谷村의 마을 이름을 딴 것이다.

셋째 아들로 태어난 율곡은 어릴 때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가인 외할머니 댁에서 자랐고 이 후에는 고향인 파주 율곡리에서 성장하였다.

그의 외할아버지 진사 신명화(申命和)는 조광조 등과 가까이 지냈으며 기묘사화 때의 의리를 지켜 벼슬에 나가지 않았다. 외할아버지는 아들이 없이 딸만 여럿 두었는데,

딸들에게도 유교, 성리학을 가르치고, 공자, 맹자, 주자의 도리를 가르쳤다.

어머니 신사임당은 덕이 높고 학문이 깊었으며 시와 글에도 능할 뿐만 아니라 그림에도 일가견이 있는 여인으로 이이는 어려서 어머니에게서 학문을 배웠다.

이런 교육환경으로 인해 그는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였다. 부친 이원수는 어머니 신사임당 외에 권씨라는 첩을 한명 더 두었다.

서모 권씨는 주모 출신으로 술주정이 심하였는데, 생전의 신사임당에게 근심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신사임당 사후 이이를 괴롭혔으나 그는 원한을 품지 않고 서모를 극진히 모셨다.

이이는 어려서 신동이라 불렸다. 그는 생후 1년도 안되어 말과 글을 깨우쳐서 주변을 놀라게 하였으며, 3세 때에 이미 글을 깨우쳤을 뿐만 아니라,

어머니 신사임당의 글과 그림을 흉내낼 정도의 천재였다. 이이는 4세 때 중국의 역사책인 ‘사략’의 첫 권을 배웠는데 가르치는 스승보다도 더 토를 잘 달았다고 한다.

이이는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여 5세 때에 어머니 신사임당이 병으로 자리에 눕자, 외할아버지의 위패를 모신 사당에 홀로 들어가 매일 1시간 동안 기도를 올릴 정도로

어머니를 아끼는 마음이 컸다. 8세 때는 화석정(花石亭)에서 팔세부시(八歲賦詩)를 지어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어머니 신사임당이 자주 병환에 눕자, 이이와 형제들은 지극정성으로 어머니 신사임당의 병구완을 하였으나 1551년(명종 6년) 어머니 신사임당은 끝내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후 이이는 정신적으로 방황하였는데, 서모 권씨의 술주정과 괴롭힘은 그의 방황을 부추겼다. 그는 외할머니 이씨와 서신을 주고받으며 어머니의 빈자리를 외할머니에게 의존하였으나

그마저도 곧 세상을 떠난다. 그는 22세 때 성주목사 노경린의 딸 곡산 노씨와 결혼하였고, 첩 권씨와 용인 이씨(龍仁 李氏) 등 몇 명의 첩을 더 두었다.

그중 용인이씨의 서녀에게서 얻은 딸 이씨는 그가 만년에 본 서녀로, 이이가 죽은 뒤 그의 제자였던 김장생의 아들 김집의 첩으로 출가하였다.

어머니가 사망하자, 묘소가 있는 파주 두문리 자운산에서 3년간 시묘(侍墓)살이를 했다. 효성이 남달리 지극하였던 이이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3년 동안

어머니의 무덤 옆에 묘막을 짓고 생활하며 어머니의 명복을 빌었다. 또 아버지가 병으로 누웠을 때는, 사당에 들어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 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다.

또한 어머니 신사임당의 사후 자녀들은 서모인 권씨 부인에게서 수난을 겪어야 했다. 온후하고 자상한 어머니였던 신사임당과는 달리 권씨 부인은 술을 무척 좋아했고,

행패가 심하여 자녀들이 당하는 고통은 말이 아니었다.

13세에 진사 초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뽑혔다. 16세에 어머니가 사망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3년 상을 치르고 삶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던지다 奉恩寺에서 불교 서적을 읽고

번민을 불교 연구로 풀기로 결심한다. 19세 봄 금강산에 있는 절에 들어가 義菴이라 호를 짓고 칩거에 들어갔다. 1년간의 수도생활을 마치고 20세에 금강산에서 내려와

다시 성리학에 탐독하며 유교의 진리를 통해 현실 문제를 타개하겠다는 다짐을 설파하며 자경문(自警文)을 써서 새 출발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 자경문(自警文)

1. 뜻을 크게 세워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것.

2. 마음을 안정시켜 쓸데없는 말을 삼갈 것.

3. 마음을 다잡을 것.

4. 혼자 있을 때 더욱 조심할 것.

5. 실천이 없는 학문은 무용한 것이다.

6. 물욕과 영예에 마음 두지 말 것.

7. 필요한 일에 성의를 다할 것.

8. 천하를 위한다 해도 죄가 없는 자를 한 사람이라도 희생해서는 아니 된다.

9. 아무리 난폭한 사람이라도 감화시켜 이끌 것.

10. 게으름과 수면을 탐내지 말 것.

11. 수양과 공부는 초조해하지도 풀어지지도 말고 끈기 있게 할 것.

백인걸의 문인이기도 한 이이는 이황을 선학으로 모시고 존경하기도 하였다. 1558년(명종 13) 봄 23살의 이이는 당시 대학자인 58세의 퇴계 이황을 찾아가서 만났다.

이이는 그곳에서 이틀간 머물며 이황과 학문의 여러 가지 문제와 사상을 논하고 시를 짓고 토론하였고, 이황은 그의 재능에 크게 감탄하였다. 비록 견해를 일치시키지 못했지만

그 후 이들은 가끔 편지를 서로 주고받으며 학문에 관한 질의응답을 나누곤 하였다. 그의 학식과 달변을 높이 산 이황은 자신의 문인은 아니지만 후생가외라 하기도 하였다.

26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율곡은 11세 때, 아버지의 병이 위독하자 자신의 팔뚝을 찔러 그 피를 넣어드리고 대신 죽기를 하늘에 빌었다.

이튿날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족들이게 이야기하기를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어린 율곡을 가리키며, '이 아이는 東國의 大儒이니, 구슬 玉 변에 귀 耳를 붙여 이름을 지어라'고

해서 珥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이다"고 하였다.

집안이 가난한데다가 주위 사람들의 권고에 마지못해 과거에 응하게 된 율곡은 아홉 번이나 장원으로 뽑혀 구도장원공이라 일컬어졌다. 문과에 장원한 것은 29세 명종 19년의 일이었다.

율곡은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아 신임 관리로는 매우 파격적으로 호조좌랑에 임명되었가 예조좌랑으로 옮겼다. 이때 이이는 왕실의 외척 윤원형이 승려 보우를 궁중에 끌어들여

비행을 서슴지 않자 상소를 올려 보우를 제주도로 귀양을 보내고 윤원형을 관직에서 몰아냈다.

사간원 정원으로 있던 31세 때는 '時務三事'라는 정책론을 왕에게 제출하였다.

선조3년(1570) 조정에 머물러 달라는 간곡한 청을 뿌리치고 관직을 사퇴한 후 황해남도 해주 야두촌(海州 野頭村)에 돌아가 학문의 터를 닦았다.

이듬해인 1571년 조정의 부름을 받고 청주목사로 부임한 그는 서후향약을 정하고 백성들의 자치 생활을 권장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 다음해 그는 학문 연구를 위하여

신병을 핑계로 사직하고 파주의 율곡촌으로 돌아와 학문에 힘썼다.

그러나 선조 6년(1573년) 다시 선조의 부름을 받아 승정원의 동부승지를 거쳐 우부승지로 옮겨 ‘만언봉사(萬言封事)’라는 길고 긴 상소문을 올렸다.

이 상소문에서 이이는 조선의 정치와 사회 풍습 중에서 잘못된 것 7가지를 국가적 근심거리라고 지적하였고 세세하게 설명하여 개선책을 강구하라는 요구 사항을 열거하였다.

선조는 이이가 올린 상소문을 보고 감동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곧 병조참지에 임명되었다가, 그해 음력 3월 이이는 사간원 대사간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얼마 뒤 병으로 사퇴하고 다시 고향인 파주 율곡촌으로 내려가 학문 연구에 전심하였다.

1574년(선조7년)에는 또 조정의 요구로 황해도 감사로 약 반년간 재직하였다.

그 후에도 자주 조정과 고향을 왕복하면서 대사간·대사헌·호조판서·대제학·이조판서·우찬성·병조판서 등을 역임하였다.

이이는 평생 동안 대사간에 1만 9번이나 임명되었고, 선조의 신임은 계속되었다. 1581년 사헌부대사헌이 되었다가 곧 예문관제학에 임명되어 대사헌으로 예문관제학을 겸임하고,

동지중추부사를 거쳐 예문관대제학과 홍문관대제학을 겸임한 양관대제학(兩館大提學)이 되었다.

1584년 정월 그는 파주 율곡촌에서 49세의 나이로 별세한다. 그가 남긴 재산은 서재에 가득한 책들과 부싯돌 몇 개뿐이었다. 시호를 문성(文成)이라하고 문묘에 배향되었다.

하루 전 부인 노씨의 꿈에 흑룡이 침상에서 나와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그가 죽은 뒤 서울에는 유족들이 살 집 한 칸도 없었다. 보다 못한 친구들과 제자들이 돈을 모아

겨우 유족들이 살 집을 변통해 주었다.

임진왜란 당시 그의 부인 교하 노씨와 하녀 1인이 그의 묘소 주변에서 시묘살이를 하며 묘소를 지켰다. 왜군이 노씨와 하녀를 겁탈하려 하자 이들은 자결로서 항거하였는데,

임진왜란이 끝난 뒤 그들의 시신을 수습하면서 누가 부인 교하 노씨이고 누가 하녀인지 분간할수 없었으므로 이들의 시신은 율곡 이이의 묘소 위에 합장하였다.

부인과 하녀의 묘소가 이이의 묘소 위에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충선]

언젠가 저 근처 장어구잇집에 갔다가 저 곳에 들렀는데..
이 사진으론 잘 안보이지만 저 기념관 건축이 조악하고 뜰에 세워진 조각상도 허접해 한탄을 한 기억이 있다.
그런 찜찜한 기억마저 용환이 사진들은 지우는구나.

[임용환]

황희 선생의 유적지 바로 앞에 있는 장어집은 지금도 장사가 잘되고 있었으며,
계속 확장공사를 하는 중이더라.

[이 충선]

앗.. 그럼 내가 가 본 곳이 여기가 아닌가벼..
반구정인가벼.. 갑자기 헷갈리네. 끙~

[김도]

儒,佛문화 인프라를 렌즈에 이렇게 담아내는 용환의 深美眼에 감탄합니다.
좋은해설 잘 보고갑니다.

[임용환]

고맙워.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야.

[祐堂 조석인]

나는 10월 13일에 바로 이 곳에 갔다가 바로 율곡 문화제를 거행하는 행사를 보게된 적이 있었어, 그런데 안타까운 것이 안내자가 역장묘에 대하여 확실하게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것이야, 김 도 박사는 확실하게 알고 있을 것 같은데 설명 좀 부탁해. 역장묘에 대하여, 가장 유교의 윤리와 제례에 해박할 사람들이 행하여 기에 더더욱 이해가 안되는 역장묘에 대하여 부탁해요,,,,,

[임용환]

나도 역장묘에 대해서는 처음 들었는데, 글쎄 나의 생각으로는 납득이 안되더라구.
아무리 출세했다고 하나, 어떻게 자식의 묘가 부모님 묘소 위에...